본문으로 바로가기

문화/생활

한바탕 어울려 신명나게 놀아보세

1

 

“어~~허~루~~지~~신~아~~ 어~~허~루~~지~~신~아~~”

요즘 충청북도 옥천군 청산면에 가면 밤마다 마을 사람들이 나와 어깨를 들썩이며 이 노랫가락을 흥얼거리는 광경을 볼 수 있다. 10월 3일부터 6일까지 충북 단양로 생태공연에서 열리는 ‘제 54회 한국민속예술축제’에 이 마을의 ‘정월대보름지신밟기’가 도 대표 민속놀이로 선정돼 연습이 한창이기 때문이다.

지신밟기는 농경민족인 우리 조상들이 음력 정초인 설날과 정월대보름에 해왔던 대표적인 전통 민속 놀이다. 풍물패를 앞세운 선두 그룹이 꽹과리와 징, 북과 장구를 치며 앞장서면 양반과 머슴, 각시탈을 쓴 무리가 따르며 마을의 평안과 건강함, 풍작, 가정의 다복을 빈다. 그 과정에서 우리 민족 고유의 춤과 익살, 노랫가락이 어우러져 한바탕 신명 나는 놀이마당이 펼쳐진다.

모진 세월을 헤쳐나온 노인들은 조상을 기리며 어린 시절의 향수를 좇아 꽹과리를 치거나 어깨를 들썩이고, 재미있는 노래를 처음 접한 꼬맹이들은 저도 모르게 노랫가락을 따라서 흥얼거리며 어른들의 꽁무니를 따라다닌다. 우리의 전통예술이 세대를 초월해 남녀노소 하나 되는 장면을 연출하는 셈이다.

예전에 한국민속예술축제에 지역 대표로 나왔던 한 참가팀은 시아버지와 시어머니, 아들과 며느리 등 한 가족이 함께 나와 세대 간 소통과 화합의 사례로 지금까지도 회자되고 있다.

올해 한국민속예술축제를 총 기획하는 조진국 예술감독은 “해마다 열리는 한국민속예술축제는 특정 예술인만 참여하거나 특정한 시기에 뚝딱 만들어지는 문화가 아닌, 예부터 전해져 내려오는 민초들의 삶에 녹아 있는 흥을 지역민들이 모두 함께 어울려 즐긴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대상을 수상한 경상남도 ‘함안농요’의 경우도 우리 농민들의 삶 속에 녹아들었던 노랫가락이 자연스럽게 계승돼 지방문화재로 지정된 사례다. 함안의 농민들이 농사를 지으며 저도 모르게 흥얼대던 소리가 전해져 ‘함안농요보존회’라는 지역 모임이 만들어졌고, 전통예술 학자들의 고증을 받아 지역의 지방문화재로 발전했다.

 

2

 

지역 주민들과 어울려 1년 내내 축제 준비

우리 민속예술의 특징으로는 ‘집단성’과 ‘지역성’을 꼽을 수 있다. 특히 민속놀이나 농악 부문은 마을 단위로 전승돼 왔다.

1958년 전국민속경연대회로 출범한 한국민속예술축제는 전국에 산재해 있는 전승 민속을 발굴하고 보존해 민속문화발전에 기여하고자 하는 목적에서 해마다 열리고 있다. 이 축제에 출전 종목을 낸 지역 혹은 마을은 출연 종목의 수상 결과가 곧 해당 지역 혹은 마을의 명예나 자긍심과 직결된다고 생각한다. 참가팀들은 1년 내내 축제를 준비하며 지역민들과 어울려 신명 나는 전통 민속예술을 온몸으로 즐기고 발산한다.

대회마다 상당수의 민속놀이가 새로 발굴돼 소개됐으며, ‘하회별신굿탈놀이’나 ‘봉산탈춤’ 등 대통령상을 수상한 작품중 상당수는 중요 무형문화재로 지정되기도 했다. 올해는 전국에서 뽑힌 청소년부 13개 팀과 일반부 19개 팀을 포함한 총 2,600~2,700여 명의 참가자들이 솜씨를 뽐내게 된다.

특히 올해는 관객들과 참가자들이 함께 어우러지는 마당을 만들기 위해 폐막식 직전 ‘국민대통합 한마당’을 펼친다.

참가자들이 무대에서 내려와 관람객들과 함께 잔디밭에 앉아 서로 어우러지는 한마당을 만드는 것이다. 또한 각 지역대표로 나온 팀들은 자기 소속 팀뿐 아니라 다른 팀들과도 어울리며 우리 민속공연과 놀이에 대해 함께 배우고 어울리는 시간을 갖게 된다.

한국민속예술축제 추진위원회 서민희 기획팀장은 “참가자들과 이를 즐기는 관객들이 축제의 주인이 되게 하는 게 목표”라며 “민속예술은 이미 우리 민족의 삶 속에 녹아들어 있기 때문에 특별한 준비가 필요 없고, 그 흥을 북돋워주고 끄집어내는 장치를 잘 만드는 게 준비하는 사람들의 몫”이라고 말했다.

글·박미숙 기자 2013.09.30

제54회 한국민속예술축제 추진위원회 ☎02-580-3261 www.kfaf.or.kr



지금 정책주간지 'K-공감' 뉴스레터를 구독하시고,
이메일로 다양한 소식을 받아보세요.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