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생활

“수차례 사업을 하다가 실패를 겪었습니다. 경남 통영시 한산면 매죽리 407번지에 위치한 죽도, 무작정 그곳으로 향했습니다. 30일 동안 식음을 전폐하며 이대로 죽어야 하나 말아야 하나, 한참 고민했습니다. 그러다 마음을 돌려 반성하게 되었습니다. 다시 칼을 갈며 준비했습니다. 재창업에 도전해 사업을 일으켰습니다. 성공하고 나니 저처럼 실패한 다른 많은 중소기업인들이 눈에 밟혔습니다. 삶을 놓고자 했던 죽도에 그들을 위한 쉼터를 세우기로 했습니다.”
제가 몸담고 있는 재기중소기업개발원을 설립한 전원태 엠에스 코프(MS CORP) 회장의 이야기입니다. 재기중소기업개발원은 사업에 한번 실패한 분들을 위한 곳입니다. 실패한 상처를 치유하고 원망과 분노를 희망과 용기로 되돌려놓자는 취지로 2011년 8월 세워졌습니다.
대다수가 창업을 장려하는 데 관심을 가졌지 그 후 실패한 기업인들에 대해선 무관심한 것이 당시 현실이었습니다. 전원태 회장이 저와 의기투합해 사재를 털고 본격적으로 기업인들의 재기를 위해 힘쓰기로 했습니다.
재기중소기업개발원의 대표적 프로그램은 4주 동안 진행되는 ‘힐링캠프’ 입니다. 재기를 꿈꾸는 기업인들이 힐링캠프에 참여해 죽도에 들어오면 먼저 담배, 술, 휴대폰, TV 등이 다 금지됩니다. 좋은 숙소를 뒤로하고 1인용 텐트에서 숙박을 해결합니다. 그리고 철저한 자기반성이 시작됩니다. 왜 사업하려 하는지, 기업을 경영한다는 의미가 뭔지, 무엇이 문제였는지 곰곰이 생각하게 되지요. 많은 기업인들이 이곳에 들어오기 전엔 “난 잘했는데 그저 운과 환경이 나빴을 뿐”이라 생각합니다. 찬찬히 돌아보고 그런 생각을 반성해보자는 취지입니다.
힐링캠프 6기까지 참여한 99명 중 45명의 중소기업인들이 재창업했습니다. 사업 실패로 인해 해체됐던 다섯 가족은 재결합을 하게 되었습니다. 한 기업인은 “내 인생에 이런 기회는 두번 다시 오지 않을 것입니다. 부도난 것이 차라리 축복이었습니다”라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기업가정신과 인생의 참된 의미, 그리고 가족의 소중함을 새삼 깨닫게 됐다는 소감이었습니다. 제겐 그런 한마디가 제일 큰 보너스입니다.
부도를 맞은 분들에 대한 정확한 통계가 없습니다. 왜 그럴까요? 사업에 실패한 분들이 거의 숨어버리기 때문입니다. 이들이 음지에서 양지로 나와 재기를 꿈꿨으면 좋겠습니다. 실패를 용인하는 사회가 되어야 합니다. 실패를 겪은 기업인들의 경영 노하우나 경험들이 그대로 사라지는 것 같아 안타까운 마음입니다. 이를 살려 재창업에 성공한다면 사회에 더없이 좋은 자산이 될 것입니다. 재도전하고자 하는 기업인들에게 더 많은 기회가 열렸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글·한상하 재기중소기업개발원 원장 2013.1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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