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생활

한국에 대한 외국인 투자자들의 태도가 달라졌다. 지난 5월 미국이 양적완화 축소를 시사한 뒤 신흥국 금융시장에 대한 불안으로 우리나라에서도 순매도 입장을 취했던 외국인 투자자들이 최근 우리 주식시장에서 연속 순매수 신기록을 세우며 공격적인 투자를 하고 있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10월 24일 코스피에서 1,022억원을 순매수, 40거래일 연속 순매수 행진을 이어갔다. 한국거래소가 전산화된 이후 최장 외국인 순매수 기록은 34거래일(1998년 1월 20일부터 3월 3일)이었다.
이러한 기록은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 우려로 신흥국 금융시장이 주가 하락, 환율 상승 등으로 불안해지고, 미국 연방정부의 부분 폐쇄(셧다운)로 글로벌 금융시장이 한바탕 요동친 가운데 이어진 연속 순매수 기록이란 점에서 더욱 의미가 크다.
지난 8월 23일 이후 이어진 외국인 투자자들의 연속 순매수누적 규모는 13조원이 넘는다.
국제금융센터 금융시장실의 안남기·김윤선 연구원은 최근의 외국인 대규모 국내 주식 순매수에 대해 “펀더멘털(기본적 경제지표) 측면과 가격·기술적 측면에서 한국 증시의 매력이 커진 데 기인하는 것”이라며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 우려로 이탈했던 자금이 복귀하는 가운데 한국 시장에 대한 재평가로 신흥국 투자자금 중 한국에 대한 신규 자산배분이 늘어나 외국인 매수 규모가 커진 것”이라고 분석했다.
특히 펀더멘털 측면에서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 우려로 신흥국 시장에 대한 불안이 확대되고 있으나 한국에 대해서는 양호한 경제지표에 따라 안전 투자처로 인식하고, 미국·중국·유럽 등 주요국 경제지표의 호전으로 인해 국내 경제성장 모멘텀이 강화될 것이란 기대가 반영된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실제로 해외 언론과 기관들의 한국 경제에 대한 긍정적인 평가도 이어지고 있다.
영국의 <파이낸셜타임스>는 9월 13일자 칼럼에서 “한국이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 여파를 완전히 피해갈 수는 없지만 시장이 요동치지도 않았다”고 전했다.
미국의 <월스트리트저널>은 로버트 졸릭 전 세계은행 총재(현 하버드대 피터슨 국제경제연구소 연구원)의 기고문을 통해 “한국, 멕시코 및 필리핀 등의 국가는 국내 금융에 보다 크게 의존할 수 있는 완충 기조를 갖추고 있어 1980년대와 1990년대 위기가 재현될 가능성은 낮다”고 분석했다.

모건스탠리 보고서 “한국은 새로운 천국” 극찬
모건스탠리는 한국이 투자자들에게 있어 ‘새로운 천국(New Safe Heaven)’이라고 극찬한 보고서(10월 16일자)를 내놓았다.
한국 경제에 대한 외국인 투자자들의 우호적인 시각은 지난 9월 5일 한국이 발행한 10억 달러 규모의 외국환평형기금채권(외평채)에 5배의 매수 주문이 몰린 데서도 엿볼 수 있다.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만기가 도래한 외평채 차환을 위해 2009년 이후 처음 발행한 미국 달러표시 외평채 10억 달러 발행 금리는 연 4.023퍼센트로 결정됐다. 이자지급 시점에 투자자에게 실제 지급되는 표면 금리는 연 3.875퍼센트로 정해졌다.
외평채 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5년물)도 하락 추세다. CDS는 채권의 채무 불이행에 대비한 보험 성격의 파생상품으로 부도 위험이 높을수록 CDS 프리미엄이 높아진다. 우리나라의 CDS 프리미엄은 23일 전날보다 1bp 하락한 63bp로 양호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최근 인도를 비롯한 신흥국들의 통화 가치가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 우려로 급락해 외환위기 우려가 높아지기도 했으나, 원화는 여타 신흥국들의 통화와 달리 강세를 유지하며 증시의 외국인 투자자금 유입 등으로 10월 24일 1,061원으로 안정세를 유지했다. 이는 지난해 말(1,070원)보다 약 1.4퍼센트 하락한 수준. 같은 기간 신흥국 중 남아프리카공화국은 약 16퍼센트, 인도네시아는 약 13퍼센트, 인도는 약 12퍼센트, 터키는 약 11퍼센트 상승했다.
미국의 <블룸버그>는 “원화는 지난 한 달간 아시아 통화 중 가장 좋은 성적을 올렸다”(9월 12일)고 전한 데 이어 10월 10일에는 HSBC의 이코노미스트 로널드 만의 말을 인용, “한국 경제가 수출을 밑거름으로 회복될 것으로 보이는 만큼 중국 등 핵심 수출시장의 경제지표에 시선이 집중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올해 내내 우리나라의 3년 만기 국채선물에 대한 순매수가 지속되는 점에서도 외국인 투자자들의 한국 경제의 장기적 전망에 대한 신뢰를 엿볼 수 있다.
이러한 변화에는 금융시장 안정을 위한 정부의 국제적 협력도 한몫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한·미 통화스와프로 외화유동성 위기를 잠재웠던 우리나라는 10월에만 인도네시아, 아랍에미리트(UAE), 말레이시아 등 3개국과 상호 자금 교환을 위한 통화스와프 체결에 합의했다.
기획재정부 국제금융과 윤태식 과장은 “앞으로도 국제 금융시장은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 시기와 규모에 대한 불확실성이 지속되는 가운데 주요 이벤트를 중심으로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이고, 이에 따른 신흥국 간 차별화 현상이 계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글·박경아 기자 2013.1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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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K-공감누리집(gonggam.korea.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