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생활

몇 년 새 확 달라져 있었다. 깔끔하게 정비된 도로, 정확한 위치와 방향을 가리키는 목재 데크 안내판, 그리고 쾌적하게 조성된 쉼터까지. 어느 동네를 가도 볼 수 있는 도시의 풍경이 아닌, 대구의 특징을 가장 대구답게 되살려 놓은 곳. 몇 년 만에 다시 대구를 방문한 첫 느낌이다.
지난 7월 국토교통부와 지방자치단체, 학계, 연구원 등으로 구성된 ‘도시재생 네트워크’가 개최한 전국 도시 재생 우수 사례발표회에서 대구광역시 중구의 도시 재생 사례가 많은 전문가들의 호평을 받으며 우수작으로 선정됐다.
도시 재생이란 인구의 감소, 산업구조의 변화, 도시의 무분별한 확장, 주거 환경의 노후화 등으로 쇠퇴한 도시를 지역 자원을 이용해 활성화하는 것을 말한다. 쇠퇴한 주거지나 상업지를 전면 철거하고 아파트나 건물을 신축하는 재개발·재건축과 달리 주민들이 살아가는 생활 환경을 최대한 보존하면서 역사·문화 자원을 활용해 점진적인 개선을 도모한다는 점 때문에 주목받고 있다.
새 정부의 주요 국정 과제로도 추진 중인 도시 재생 사업은 지난 6월 주민들을 중심으로 체계적으로 지원하기 위한 ‘도시재생 활성화 및 지원에 관한 특별법’이 제정(2013년 12월 5일 발표)되면서 속도를 냈다. 그동안 청주, 대구 등 일부 도시에서 쇠퇴한 도심을 살리기 위해 자체적으로 도시 재생을 힘겹게 추진해 왔는데, 이제는 법에 근거해 주민과 지자체가 함께 계획을 수립하고 정부가 이를 지원할 수 있는 체계가 갖춰진 것이다.
지자체가 자체적으로 추진한 도시 재생 사업 지역 중 대구 중구의 ‘근대문화골목’이 우수 사례로 꼽힌다. 근대문화골목은 동산 선교사주택, 청라언덕을 시작으로 해 3·1 만세운동길, 계산성당, 이상화·서상돈 고택, 제일교회, 약령시 한의약박물관, 영남대로, 종로, 진골목까지 이어지는 곳으로, 한국 근대사의 수많은 사건들이 일어난 역사의 현장이다.
대구 3·1운동길은 1919년 일어난 3·1운동이 대구로 이어지면서, 당시 대구의 학생들이 일본 경찰을 피해 은신했던 곳이다. 계단 옆에는 1900년대 초 대구의 모습을 담은 사진과 3·1운동 당시 사진들이 함께 전시돼 있어 관람객의 시선을 사로잡는다. 3·1운동이라는 ‘이야기’가 더해져 역사성과 가치를 지닌 특색 있는 장소로 변모했다.

주변 경관 정비로 근대문화골목 관광객 늘어나
계산성당은 1899년 로베르 신부에 의해 한옥으로 지어졌다가 1901년에 전소되고, 1902년 프와넬 신부에 의해 설계돼 지금의 건물로 남아 있다. 100년이라는 긴 전통 덕분에 역사적 가치를 인정받아 사적 제290호로 지정된 곳으로, 근대문화골목이라는 이곳 도시 재생의 주제에 가장 어울리는 곳이다.
계산성당 바로 뒤쪽으로는 이상화·서상돈 고택이 이어진다.
이상화는 대표적인 항일 시인으로, 이상화의 고택은 그가 1939년부터 1943년 사망하기 전까지 살았던 집이다. 단층 목조건물로 당초 대구 중구청의 소방도로 개설 방침에 따라 헐릴 위기에 놓였지만, 1999년부터 고택을 보존하자는 시민 운동이 지속적으로 이뤄지면서 2008년 12월 1940년대 당시 모습대로 복원을 끝내고 시민들에게 무료로 개방됐다. 이상화·서상돈 고택 옆쪽에는 ‘계산예가’라는 이름의 근대문화체험 전시관이 있어 근대 문화에 대한 영상물과 자료들이 관람객을 맞이한다.
대구시 중구청 이종옥 도시디자인 담당자는 “도심 외곽이 개발되면서 도심의 근대 건축물과 역사 자원이 방치돼 있었는데 도시 재생 사업을 통해 역사적 가치를 되찾고 있다”고 설명했다.
대구의 도시 재생 주요 사업은 크게 근대 역사 스토리텔링, 근대 이미지 재현, 보행환경 개선 사업, 친환경 디자인 등 네 가지로 나눠 단계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3·1운동길 갤러리 조성과 이상화·서상돈 고택 특화 사업 등에 근대 역사 스토리텔링을 활용했고, 영남대로 벽화 이미지 조성을 통해 근대를 시각적으로 재현했다. 종로는 차도 폭을 11미터에서 7미터로 축소하고 진골목 입면 및 벽면 정비를 통해 보행 환경을 개선했으며 안내 표지판도 친환경 디자인으로 바꿨다.
내년 말 완료를 앞둔 대구시의 도시 재생 사업은 그 성과가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도심문화탐방 골목투어’의 경우 관광객이 2010년 7천명에서 2012년 10만명으로 늘어났고 2013년에는 20만명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대구시의 도시 재생 사업은 문화체육관광부가 선정한 ‘2012년 한국관광의 별’에서 ‘한국인이 가봐야 할 곳 99곳’으로 선정된 데 이어 2013년에는 문화체육관광부의 문화 브랜드 대상에 선정됐다.
대구시 중구청 이종옥 도시디자인 담당자는 “근대역사문화벨트 연결 보행로 조성으로 투어 코스 시발점을 조성하고, 지역의 다양한 참여 주체를 활용해 민·관 협력 거버넌스 체계를 구축하는 한편 구 도심권 주거환경 개선 사업 등 창조적인 도시 재생을 계속해서 구현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글·최주혜(정책브리핑 정책기자·대학생) 2013.1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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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K-공감누리집(gonggam.korea.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