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생활

‘행복5중주 프로그램, 사제동행 캠프, 흡연 멈춰! 캠페인’. 제천 세명고등학교가 재학생들의 금연을 위해 지금까지 해온 활동들이다. 이를 통해 학교 내 흡연율이 35퍼센트에서 5퍼센트 대로 줄어들었다. 우리나라 고등학교 3학년 남학생의 흡연율이 평균 25퍼센트임을 감안하면 놀라운 성과다. 학교는 지난해 국립암센터가 주최하는 ‘제5회 금연대상’에서 학교부문 대상을 수상했다.
올해는 이 같은 프로그램을 기획·진행하고 있는 전재형 교사가 보건복지부 장관상을 받는 겹경사도 맞았다. 또 지난 2012년부터 올해까지 3년 연속 흡연 예방 선도학교에 선정되기도 했다.
“아이들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는 프로그램이 필요했습니다. 무조건 혼내고 벌을 준다고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거든요.” 전재형 교사가 말문을 열었다. 2012년 이 학교에 부임해 온 전 교사는 본인의 예상보다 더 많았던 흡연학생 숫자에 적잖이 놀랐다고 한다. 더욱이 제천 세명고는 같은 재단 대학 캠퍼스 한 귀퉁이에 자리해 있어 고등학생들의 흡연에 대한 노출과 유혹이 많은 편이다.
“흡연 적발·처벌이 능사가 아니다”
전 교사는 “담배를 끊고 싶은 마음이 있어도 쉽지 않다는 걸 학창시절의 경험을 통해 알고 있다”며 “끊기 어려운 걸 알기에 혼내고 벌주는 것보다 왜 담배 피우는지를 이해하고 같이 공감하는 작업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래서 사‘ 제동행 캠프’는 세명고의 금연프로그램 중에서도 가장 큰 효과를 거두고 있는 것으로 단연 손꼽히고 있다.

금요일 오후 아이들이 모두 하교한 텅 빈 학교 운동장에 텐트가 세워진다. 편안한 옷차림을 한 전재형 교사와 너댓 명의 학생들은 다시 학교에 모인다. 이들은 고기를 구워 먹고 컵라면을 나눠 먹는다. 달빛을 조명 삼아 텐트 안에서 영화도 같이 본다. 밤이 깊어가는 줄 모르고 수다와 놀이가 이어진다. 이것이 사제동행 캠프다.
참여학생은 흡연으로 적발된 세명고 재학생. 본인의 금연 의사가 있고 부모님의 동의를 받은 학생들에 한해 사제동행 캠프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한다. 물론 1박 2일의 캠프에서는 금연교육도 이뤄진다. 실제 금연을 돕는 보조기구를 체험해 보기도 하고 니코틴중독의 폐해를 동물을 통해 살피는 실험도 진행한다.
2012년 시작한 캠프는 지금까지 총 27회 진행됐다. 매월 한 차례 이상씩 열린 셈이다. “평소에 캠핑을 하기가 쉽지 않으니까 아이들이 굉장히 적극적이에요. 캠프를 하면서 선생님과 추억도 쌓지만 아이들이 마음을 열더라고요. 눈빛이 달라진 걸 많이 확인합니다.” 그렇게 캠프가 끝나고 나면 학생들은 스스로 변하려고 노력하는 모습을 보이기 시작한다.
“학생들에게는 금연 보조기구의 사용도 법으로 금지돼 오히려 성인보다 금연에 성공하기가 더욱 힘듭니다.” 흔히 담배를 끊지 못하는 이유를 니코틴 성분에 중독됐기 때문으로 보는데, 성인들의 경우는 니코틴 패치 등 금연을 돕는 보조기구를 사용할 수 있지만 학생들에게는 이 같은 것들이 법적으로 금지돼 있다.
교내 흡연율, 35퍼센트서 5퍼센트 대로 줄어
캠프에 참여해 선생님과 교감을 나눈 아이들은 이후 흡연으로 적발될 경우 진심으로 반성하고 미안해 하더라는 것이 전재형 교사의 설명. 그는 니코틴 중독에서 벗어나는 것이 하루이틀 만에 할 수 있는 일은 아니기 때문에 이해하는 과정도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했다.
사실 한 차례 열리는 캠프를 준비하기 위해 전 교사는 사비를 털어 장도 직접 보고 프로그램도 손수 기획해야 한다. 주말을 고스란히 반납하고 진행하는 캠프가 쉽지는 않지만 학생들의 변화에 이 모든 일을 감내할 수 있다고 했다. 예산만 넉넉하면 캠프를 더 자주 하고 싶다는 게 전 교사의 마음.
이밖에도 세명고는 학교와 학생·교사·학부모·지역사회(보건소)가 함께하는 ‘행복5중주 프로그램’을 통해 흡연율 제로운동을 펼치고, 학생들 스스로 순찰대를 구성해 학교 주변 흡연을 감독하는 등의 활동도 지속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전 교사의 이 같은 노력은 지난 6월 ‘세계 금연의 날’ 보건복지부 장관상 수상으로 이어졌다. 그렇지만 그는 권석현 교장 이하 동료 교사들의 도움이 있었기에 이 같은 일들이 가능했다며 겸손해 했다.
세명고의 금연프로그램에 참여한 권○○ 학생은 “얼마 전까지만 하더라도 학교 밖에 나가 몰래 담배를 피우던 친구들이 이제는 먼저 말려달라고 하기도 한다”며 “나 때문에 변하는 친구 모습에 보람을 느낀다”고 얘기했다.
그런가 하면 김○○ 학생은 흡연에 대해 경각심을 느끼고 본인의 아버지에게도 금연을 종용해 하루에 두 갑씩 담배를 피우던 아버지가 한 갑으로 담배를 줄이기도 했다며 뿌듯해 하는 모습이었다.
앞으로 전재형 교사는 금연프로그램을 진로탐색 프로그램과도 연결해 볼 생각이다. “금연에 성공한 학생들에게 새로운 인생의 목표를 심어주는 거죠. 학교에서 파티쉐, 바리스타 등 아이들이 관심 있어하는 분야부터 시작해 보려고요. 아이들에게 금연이 인생의 터닝포인트가 될 수 있는 계기를 만들어주고 싶습니다.”
글과 사진·정책브리핑(www.korea.kr) 2014.10.20
K-공감누리집의 콘텐츠 자료는 「공공누리 제4유형 : 출처표시 + 상업적 이용금지 + 변경금지」의 조건에 따라 자유롭게 이용이 가능합니다. 다만, 사진의 경우 제3자에게 저작권이 있으므로 사용할 수 없습니다. 콘텐츠 이용 시에는 출처를 반드시 표기해야 하며, 위반 시 저작권법 제37조 및 제138조에 따라 처벌될 수 있습니다.
[출처] K-공감누리집(gonggam.korea.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