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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생활

<겨울왕국>… 마술도 놀란 첨단기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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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은 사람의 영혼이 벽을 통과하는 장면, 지하철 안에서 사람들이 둥둥 떠다니는 장면 등이 눈앞에 펼쳐진다. 뮤지컬 <고스트>에서는 실제 무대에서 구현하는 것이 불가능해 보였던 원작 영화 <사랑과 영혼>의 특수효과를 생생하게 체험할 수 있다.

뮤지컬 <고스트>의 오리지널 버전 무대미술을 맡았던 폴 키에브(47)는 5월 20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문화기술(CT)포럼 2014’ 기조연설 후 기자들과 만나 “모든 공연은 흥미로워야 하며 관객을 매료시키기 위해 기술을 쓰는 것이고 마술도 그런 기술 중 하나”라며 “내가 사용한 트릭은 아주 정교해서 세계적인 마술사 데이비드 카퍼필드도 무척 놀라워했다”고 말했다.

뮤지컬과 매직을 합친 ‘매직컬’ <고스트> 탄생 열 살 때부터 마술을 배웠다는 폴 키에브는 1991년 코믹쇼 <인비저블 맨> 제작에 참여하면서 일반 공연과 마술을 접목시키기 시작해 무대미술 영역으로 폭을 넓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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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동화작가 로알드 달 원작으로 로열 셰익스피어 컴퍼니에서 제작한 뮤지컬 <마틸다>, 영화 <해리 포터와 아즈카반의 죄수>, <휴고> 등의 마술효과 작업을 맡았다.

뮤지컬 <고스트>는 아카데미 극본상을 수상한 원작자 브루스 조엘 루빈(Bruce Joel Rubin)이 뮤지컬 대본을 맡고, 토니상과 드라마데스크상을 받은 뒤 뮤지컬 <마틸다>로 올리비에상을 수상하며 실력을 인정받은 연출가 매튜 워추스(Mattew Warchus) 등 최고의 스태프들이 함께 완성한 작품이다.

영화 <사랑과 영혼>에서 컴퓨터CG로 만들어졌던 죽은 ‘샘’을 표현하는 장면들이 무대로 옮겨져야 하는 만큼 폴 키에브는 ‘샘’이 문을 통과하는 장면, 지하철을 타는 장면 등에서 모두 그만의 마술효과를 발휘해 작품의 완성도를 높였다. 특히 발광다이오드(LED) 장치와 마술을 융합한 최첨단 기술은 이전과 전혀 다른 새로운 공연무대를 선사해 눈길을 끌었다.

2011년 영국 맨체스터에서 첫선을 보인 뒤 웨스트엔드와 브로드웨이를 거쳐 현재 서울 디큐브아트센터에서 한국어 초연 중이다.

“진정한 스토리텔링 있는 무대 만들어야” 영상에 CG를 입히는 것과 달리 무대 위에서 특수효과를 펼치는 것은 쉬운 작업이 아니다. 첨단 기술과 함께 마술 기법도 활용해야 하는 만큼 무대를 지켜보는 관객의 심리까지 염두에 두고 철저한 준비를 해야 한다. 그는 “무대에서 수백 번 안정적으로 반복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단순히 관객들을 사로잡기 위해 마술을 사용하는 것은 아니라고 말했다. 중요한 것은 ‘스토리텔링’이라는 것이다. 그는 진정한 감동이 있어야만 무대의 관객을 사로잡을 수 있다고 조언했다.

“관객들이 보고 싶어하는 건 기술이나 트릭이 아닙니다. ‘스토리’를 보여줘야 한다는 거예요. 특수효과로 관객들을 놀라게 할 수는 있지만 감동을 줄 수는 없어요. 모든 특수효과를 구현할 때 스토리를 생각해야 하죠.”

유재현 아티스트 “불의 곡선까지 신경 쓰는 시대” 이날 ‘CT포럼 2014’에서는 최근 국내에서 화제가 된 애니메이션 <겨울왕국>의 그래픽 효과를 맡은 월트디즈니의 유재현 아티스트(29)가 연사로 참석해 ‘할리우드 영화와 애니메이션 제작 기술의 현재와 미래’에 관해 이야기했다. 그는 강연 후 만난 자리에서 “창의성을 뛰어넘는 테크니컬의 변화에 늘 대비하고 있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유재현 아티스트는 미국 영화나 애니메이션, 게임업계를 두루 거치면서 기술 발달이 더욱 빠르게 이뤄지고 있음을 실감하며 영화나 애니메이션에서는 불의 곡선 하나 하나, 불의 방향까지 신경 쓰는 시대가 됐다고 전했다.

궁전에서 도망친 엘사가 ‘렛잇고’를 부르며 얼음공주로 변신할 때 엘사의 드레스가 변하는 특수효과도 시각효과(VFX)를 맡은 그의 작품이다.

유 아티스트는 좋은 콘텐츠를 만들기 위해서는 “영감적 발상이 필요하다”며 “단순 창의성을 넘어서 상대방의 마음을 이끌어낼 수 있는 진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열여섯에 가족과 함께 미국으로 건너가 유학생활을 시작했다. 지난 2008년 CIS할리우드라는 VFX업체에 입사한 후 소니픽처스, 블리자드엔터테인먼트, 월트디즈니 등을 거쳤다. 영화 <지 아이 조> <왓치맨> <미이라3 : 황제의 무덤>, 게임 ‘디아블로 Ⅲ’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 , 애니메이션 <하늘에서 음식이 내린다면> 등이 그의 손을 거쳐간 작품들이다.

엘사 드레스 작업만 1년 넘게 걸려… “창조적인 발상 꿈꿔야” 특히 <겨울왕국>의 엘사가 마법을 구사하는 장면에서는 “엘사의 드레스 작업을 하는 데만 1년 넘는 시간이 걸렸다”며 “애착이 가는 작품이지만 작업할 때는 정말 힘들었다”고 답했다.

그는 <겨울왕국>의 시각효과를 담당하면서 어떤 점을 염두에 두었느냐는 질문에 “자세하게 기술적인 부분까지 모두 답할 수는 없지만 얼음이 녹아 고체에서 기체가 되는 것 등 세세한 부분까지 충분히 고려하고 진행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유 아티스트는 시각효과 작업의 가치에 대해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것, 즉 사람의 손으로 재창조되는 작업들은 모두 창조적인 작업으로 창조경제의 일환으로 볼 수 있다”며 “단순히 문화콘텐츠에 입혀지는 시각효과뿐만 아니라 다양한 영역을 통해 창조적인 발상을 꿈꿔야 한다”고 밝혔다.

유 아티스트는 최근 그래픽 효과를 담당한 사람들의 움직임을 ‘빅데이터’로 만들고 결과를 시각화하는 작업을 진행 중이다.

유 아티스트는 이용자의 목적에 따라 데이터 결과물을 시각화하는 작업을 통해 사람들을 감동시키고 싶다는 바람을 전했다.

그는 “한정된 시야에서 같은 생각만 하던 사람들에게 좀 더 폭넓은 시야에서 사물을 바라볼 수 있도록 ‘창의적 발상’을 돕는 인프라를 구축하고 싶다”며 “궁극적으로는 ‘크리에이티브 코딩(창조적인 아트)’을 염두에 두고 창의성의 연결고리를 찾아가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글과 사진·정책브리핑(www.korea.kr) 2014.0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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