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생활

수학(數學). 많은 사람들이 이 두 글자에 치를 떤다. 어렵기도 하거니와 다른 과목과 달리 한번 진도를 놓치면 좀처럼 따라가기가 힘들다. 아예 수학을 포기했다고 말하는 학생들도 적지않다. 많은 이들의 가슴에 상처로 남았다. 급기야 “가게에서 돈 낼 때 계산만 안 틀리면 되는데 수학은 왜 배워야 하지?”라는 물음을 던진다.
“수학에 대한 좋지 않은 인식을 깨뜨리겠다”고 자신하는 행사가 있다. 8월 13일부터 9일간 서울 코엑스에서 열리는 ‘2014 세계수학자대회’다. 국제수학연맹(IMU)이 4년에 한 번씩 개최하는 행사로 수학계의 올림픽이라 불린다. 117년 전통을 가진 기초과학 분야 세계 최대의 행사다. 전 세계에서 5천명 이상의 수학자가 참가한다. 대회 기간 동안 세계적 석학들의 강연과 토론이 이어진다. 아시아에서 이 대회가 열린 것은 일본·중국·인도에 이어 네번째다.
황준묵 고등과학원 교수는 한국인 최초로 세계수학자대회 기조연설을 한다.

“국내 수학 대중화의 좋은 계기”
수학을 싫어하거나 전문가가 아닌 일반인도 충분히 행사를 즐길 수 있다. 많은 사람들이 함께 수학의 의미를 새기고 재미를 느낄 수 있는 다채로운 이벤트가 마련됐다. 8월 19일 행사장에서 상영될 다큐멘터리 <왜 나는 수학이 싫어졌을까>가 대표적이다. 영상은 수학을 싫어하는 아이들의 인터뷰로 시작한다. 아이들은 찡그린 얼굴로 “수학은 쓸모가 없다”, “나는 수학이 정말 싫다”고 말한다. 러닝타임 107분 동안 많은 전문가와 수학자들이 나와 수학의 의미를 살핀다. 수학이 먼저 손을 내밀어 대중에게 친근하게 다가가는 모습이다.
“수학은 엄격하지만 창의적이다. 추상적이지만 보편적이고, 불평등하지만 민주적이다. 오래됐지만 진화하고 있으며, 혼자이지만 동시에 집단적이다. 그래서 더 섹시하다.” 수학계의 패셔니스타로 이름을 날린 세드릭 빌라니 교수는 패션과 수학의 공통점을 이렇게 표현했다. 숨겨진 수학의 매력을 찾는다면 누구든 수학과 친구가 될 수 있다. 실생활 곳곳에 숨어서 우리의 삶을 윤택하게 해주는 것도 수학이다. 박형주 대회조직위원장(포스텍 수학과 교수)은 “이번 대회가 국내 수학 대중화의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행사의 백미는 ‘필즈상’ 수상자 발표다. 수학자의 노벨상이라 불리는 상이다. 만 40세 이하의 젊은 수학자에게 아르키메데스의 얼굴이 조각된 필즈 메달을 수여한다. 노벨상과 달리 나이 제한이 있어 받기가 더 까다로운 상이다. 1936년부터 지금까지 총 52명의 필즈상 수상자가 나왔다. 2010년 수상자는 프랑스의 수학자 세드릭 빌라니다. 그 밖에도 정보과학과 같은 수학 관련 분야에 업적이 뛰어난 사람에게 주는 ‘네반린나 상’, 공학·비즈니스·실생활에 큰 기여를 한 수학자에게 주는 ‘가우스상’, 나이와 직업에 상관없이 수학 분야에 큰 기여를 한 사람에게 주는 ‘천 메달’도 세계수학자대회를 통해 수여된다. 모든 부문의 수상자는 대회가 개최되기 전까지 알 수 없다.
바둑과 수학의 만남 행사로 1 대 6 대국 등 벌여
이번 서울 대회에서는 아주 특별한 행사도 마련됐다. 바둑과 수학의 만남이다. 한국기원과 세계수학자대회 조직위원회는 7월 18일 대회의 성공을 돕기로 하는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2,500여 년 전 중국에서 만들어진 바둑은 수학과 관련이 깊다. 가로·세로 각각 19개 줄로 구성된 바둑판에서 벌이는 싸움에는 수많은 수학의 원리와 공식이 들어간다. 바둑 전문가들이 이러한 주제로 유익한 강연을 한다. 바둑 기사 1명과 수학자 6명이 동시 대국을 하는 1 대 6 대결도 많은 이의 흥미를 끌 만한 이벤트다.
개막이 한 달도 남지 않았다. 국내외의 관심도 점차 높아지고 있다. 이번 대회의 슬로건은 ‘나눔으로 희망이 되는 축제’다. 대회를 돕는 자원봉사자 모집에는 전국의 수학과 및 수학 관련 학과 대학(원)생 760명이 지원했다. 서류전형과 면접을 거쳐 331명의 자원봉사자가 선발돼 7월 9일 발대식을 가졌다. 현재 소양교육 및 실무교육을 받으며 현장 운영을 위한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다.
미래창조과학부 장석영 미래인재정책국장은 “자원봉사자들의 열정과 헌신으로 슬로건에 걸맞은 대회가 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대회조직위원회 측은 개발도상국 수학자 1천명도 대회에 초청해 더욱 뜻깊은 행사가 될 전망이다.
글·박성민 기자 2014.0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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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K-공감누리집(gonggam.korea.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