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으로 바로가기

문화/생활

1

 

경기 군포시 산본동의 능안공원에 봄빛이 가득하다. 능안공원을 배경으로 자리한 군포시립어린이도서관의 1층 이야기방에서 지난 4월 15일 오후 2시 예닐곱 살 안팎의 어린이 10명 정도가 모여 앉아 노수혜 강사와 함께 영어동화 읽기를 하고 있었다. 이날 행사는 어린이들에게 책과 가까워지고, 이웃 어린이들과 어울리는 기회를 주기 위해 지난 3월부터 매주 화·수요일 4세부터 초등학교 1학년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운영 중인 어린이책 낭독 프로그램 ‘책 소리 글 소리’이다.

수강생을 미리 모집하지 않고 당일 현장에 온 누구나 연령대만 맞으면 참여할 수 있도록 ‘오픈형’으로 운영되는 ‘책 소리 글 소리’ 프로그램은 화요일에는 자원봉사자인 노수혜 강사가 영어책 읽기, 수요일에는 이 도서관의 김혜진 사서가 국문책 낭독을 하며 어린이들에게 재미있는 책 세상을 알려준다.

‘책 소리 글 소리’ 프로그램을 담당하는 김혜진 사서는 “책 읽는 소리를 들으면 귀와 눈 모든 오감이 열리는 거 같다”고 낭독의 장점을 설명하면서 “아이들이 책과 가까워지는 매우 좋은 방법”이라고 말했다.

‘책 소리 글 소리’가 당일 현장에 온 누구나 연령만 맞으면 참여할 수 있도록 개방형으로 운영되다 보니 처음 만난 엄마들도 아이들을 기다리며 함께 대화를 나누게 되고, 처음 본 아이들도 금세 친구가 된다.

일곱살 딸아이를 데리고 이날 수업에 참여한 윤현정 씨는 “아이가 학원 영어수업보다 이 프로그램을 더 좋아해서 매주 참석하고 있다”면서 “평소 일주일에 한 번 어린이도서관을 찾아와 14권의 국문책과 영문책을 대출해 아이에게 읽어준다”고 말했다.

이렇게 독서열이 왕성한 주민이 살고 있는 군포시는 책과 관련해 남다른 곳이다. 어디를 가나 책과 접할 수 있는 환경을 가진 전국적으로 손꼽히는 ‘책 읽는 도시’다. 2010년 ‘책 읽는 군포실’이라는 행정조직을 도입, 주민들이 생활하는 곳곳에 책을 비치해 책 읽기를 장려하고 있다.

2

이웃과 소통 돕도록 ‘책 읽는 아파트’ 13곳 지정

군포의 크고 작은 도서관 시설을 꼽자면 모두 126개소에 이른다.

지난해 공공도서관인 부곡도서관이 군포 시내에서는 여섯번째로 개관했으며, 공공도서관이나 작은 도서관이 자리할 수 없는 곳곳에 미니문고 35개를 설치했다.

심지어 버스정류장이나 공원 산책로까지 시민생활이 미치는 곳곳에 책이 있다. 군포 시내의 ‘책 읽는 버스정류장’ 3곳에는 100여 권 정도의 책이 비치되어 있다. 산책로 주변 야외문고도 6개에 이른다.

지난해 군포 시내에 있는 104개 카페 중 5곳을 ‘책 읽는 카페’로 선정해 연간 100권을 지원하고 있다.

‘책 읽는 군포실’의 박강순 씨는 “이웃 간의 소통 부재로 인해 발생하는 사회적 문제들을 ‘책’이라는 공감대를 통해 해소하기 위해 지난해 7월 군포 시내 13개 아파트를 ‘책 읽는 아파트’로 지정해 아파트 층별 또는 동별로 독서모임을 운영해 이웃주민 간 정을 나누고 있다”고 전했다.

‘책 읽는 군포실’이 위치한 군포시청 1, 2층에 자리 잡은 ‘밥상머리 북카페’는 1만1천권의 장서를 보유하고 주민들의 여가 공간이자 만남의 공간이 되고 있다.

군포시에서는 축제도 책과 함께 한다. 5월 열리는 ‘철쭉꽃 축제’에서는 인문학 강의와 함께 북콘서트가 열리며, 9월 열리는 ‘책 축제’는 독서문화는 물론 사회복지, 평생학습, 먹거리를 함께 모아 새로운 도시 축제의 모델을 제시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박강순 씨는 “산본역 인근에서 열린 지난해 책 축제에는 3일간 40만명이 참여했고, 100여 개 출판사가 참여해 2억6천만원 정도의 도서 판매를 기록했다”고 말했다.

군포시는 4월 23일 ‘세계 책의 날’을 맞아 서울 청계천에서 열리는 ‘책드림 콘서트’에 참여한다. 지방자치단체로서는 유일하다.

그만큼 책이라는 브랜드로 자리매김한 것이다. ‘책드림 콘서트’는 문화체육관광부가 주최한다.

군포시는 ‘책드림 콘서트’에서 ‘내 손에 책’ 캠페인을 홍보하고 ‘책 읽는 우리 집’ 목재 명패 만들기 무료 체험행사 등을 할 계획이다. ‘책 읽는 군포실’의 방희범 실장은 “책을 통해 도시를 사람냄새 나는 아름다운 안식처로 바꾸고, 도시의 미래를 밝히는 방법을 공유할 것”이라고 말했다.

‘책을 많이 닮은 당신, 그 활짝 웃는 얼굴에 철쭉꽃 피어납니다.’ 군포시청 건물 벽의 철쭉꽃을 배경으로 한 걸개 글씨가 여운을 남겼다. 따뜻한 봄햇살 아래 책 읽기가 참 좋겠구나 하는.

글·박경아 / 사진·지미연 기자 2014.04.21



지금 정책주간지 'K-공감' 뉴스레터를 구독하시고,
이메일로 다양한 소식을 받아보세요.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