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생활

#유혜정(21·가명) 씨네 가족은 일주일에 두 번 함께 모여 이야기를 한다. 밤 늦게라도 한자리에 모이면 자연스레 근황을 이야기한다.
유 씨는 남자친구에 대해 이야기했다. “아빠, 왜 남자들은 이런 상황에서 꼭 그래야 해?” 유 씨가 입술을 삐죽 내밀며 불만을 토로하자 아버지 유지만(50대·가명) 씨는 “남자는 원래 이상하게 다 그래~”라며 껄껄댄다. 동생 유혜림(16·가명) 양은 “엄마~ 난 돌인가봐”라며 한숨을 푹 쉰다. 기말고사에서 수학을 제일 망쳤다며 칭얼대자 가족들은 “괜찮아~ 이제 올라갈 점수밖에 없겠네~”라며 격려해 준다. 아버지는 “세대가 다르지만 질풍노도의 사춘기를 지나온 건 똑같다”며 “최대한 요즘 아이들 입장을 이해해 보려 노력한다”고 말했다. 유 씨 자매는 “가족한테 말하는 게 가장 편하다”며 “이야기하다 보면 속도 후련해지고 우리 가족이 진심으로 걱정해 준다는 생각에 든든하다”고 입을 모았다.
# 최근 경기 고양시에 위치한 요양병원에 친정 어머니 병문안을 간 딸 김선희(55·가명) 씨. 하얗게 센 머리를 빗어 넘기며 일어난 이순양(83·가명) 할머니는 반색을 하며 반겼다. 딸의 손을 덥석 잡고는 쓰다듬으며 “역시 딸이 최고여~”라는 말을 되풀이했다. 아들 넷에 딸 하나를 두었다는 이 할머니가 요즘 가장 많이 의지하는 사람은 김 씨다.

이 할머니는 “딸이 가장 많이 챙겨준다”고 말했다. 김 씨는 “저도 나이가 드니까 엄마의 모습에서 미래의 나를 본다”며 말을 이었다. “여자로서 엄마로서 살아온 세월이 같은 걸 느껴요. 일종의 ‘동병상련’이라고 할까요.”
2013년 한 해를 관통하는 화두는 ‘가족’이었다. ‘고민거리가 있을 때 주로 찾는 사람’으로 ‘가족/친척’이라는 응답이 44퍼센트로 가장 많았다. 2008년 결과(48.6퍼센트)와 비교했을 때 4.6퍼센트 감소했지만 여전히 높은 수치다. ‘친구나 선배’는 33.4퍼센트, ‘혼자 해결한다’가 17.0퍼센트, ‘종교기관’이 2.9퍼센트로 뒤를 이었다. 가장 소속감을 많이 느끼는 집단으로도 68.4퍼센트가 ‘가정’을 택했다. ‘직장’(12.0퍼센트) ‘친구’(9.7퍼센트) ‘단체나 모임’(3.3퍼센트) 등이 그 뒤를 이었지만 상대적으로 적은 수치다.

“우리 사회가 좀 더 모계사회로 진입 시사”
특히 행복을 결정하는 중요도를 10점 척도로 질문한 결과 배우자가 있거나 가구원 수가 많은 경우 각각 8.9점과 8.6점으로 건강(9.4점) 다음으로 높았다.
이상적인 자녀 수가 한 명일 때 희망 성별은 ‘딸’이라고 답한 사람이 66.2퍼센트나 됐다. ‘아들’이라고 답한 33.8퍼센트보다 훨씬 높았다. 특히 이상적인 자녀 수를 ‘3명’으로 꼽은 응답자 중 58.4퍼센트가 아들 1명과 딸 2명을 원한다고 답해 남아선호 사상은 옛말이라는 것을 증명했다. 문화체육관광부 김대균 정책여론과장은 “우리 사회가 좀 더 모계사회로 진입할 것이라는 점을 보여주고 있다”고 분석했다.
글·박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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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K-공감누리집(gonggam.korea.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