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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생활

그늘진 곳에 ‘문화의 불씨’ 지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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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1월 23일 강원도 춘천에 위치한 밀알재활원에서는 특별한 공연이 열렸다. 타악 연주단체 ‘비트컴퍼니 한울소리’가 ‘세상에 단 하나뿐인 공연’을 선보인 것이다. 이날 10명의 단원들은 재활원의 지적 장애인들을 대상으로 난타, 무용, 마술 공연을 했다. 난타 공연은 플라스틱 상자, 플라스틱 드럼통 등을 악기로 한 ‘재활용’을 컨셉트로 했으며 마술 무대는 고리, 비둘기를 이용한 공연으로 꾸며졌다.

공연팀이 이날 선보인 무대는 밀알재활원 장애인들을 위해 구성된 ‘맞춤형 공연’이었다. 밀알재활원 백승현 사회지원팀장은 “공연팀들이 공연을 오기 전에 어떤 무대를 선보이는 게 좋겠느냐고 미리 물어왔다”며 “재활원 가족들이 좋아할만한 공연을 미리 귀띔해 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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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트컴퍼니 한울소리 곽재민 기획실장은 “저희 공연팀은 사회복지관들을 찾아다니며 문화공연을 자주 한다”며 “대상자에 따라 공연 내용에 변화를 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날 공연은 지적 장애인들을 대상으로 한 만큼 ‘쉽고 재미있는 공연’을 보여주는 데 초점을 뒀다”고 덧붙였다. 다음은 곽 기획실장의 이야기다.

“공연을 하기 전 재활원 관계자 분들이 아무래도 지적 장애인들이다 보니 반응을 크게 하지는 않을 것이니까 너무 상처받지는 말라고 말씀해 주셨어요. 그래서 약간 걱정도 했는데 웬걸요. 공연이 끝나고 몇몇 장애인 분들은 흥에 겨워서 무대에 나와 함께 춤도 추고 그러셨어요. 괜히 걱정했다 싶기도 하고, 정말 뿌듯했죠.”

밀알재활원에는 현재 만 18세부터 60세까지 모두 50명의 지적 장애인들이 공동생활을 하고 있다. 백승현 팀장은 “비트컴퍼니 한울소리처럼 공연팀들이 재활원을 방문해 공연을 선보이는 게 정말 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50명이나 되다 보니 외부에 나가서 공연을 보기란 현실적으로 어려운 측면이 많다는 게 백 팀장의 설명이다.

“시간도 그렇고, 이동의 문제도 그렇습니다. 하지만 이렇게 찾아와 주시면 아무래도 편하게 문화공연을 볼 수 있으니 좋습니다. 또한 저희 재활원의 경우 단체생활을 하다 보니 각자 나름대로 스트레스를 받고 있습니다. 대부분의 경우 직업을 가지고 있어 거기에서 오는 압박감도 있고요. 이런 상황에서 문화공연은 장애인들이 일상에서 겪는 스트레스를 해소할 수 있는 소중한 기회입니다.”

3문화체육관광부는 국민들이 일상 속에서 보다 쉽고 편하게 문화예술을 즐길 수 있도록 다양한 ‘문화향유 프로그램’을 선보이고 있다. 비트컴퍼니 한울소리가 밀알재활원에서 문화공연을 펼친 것도 바로 이러한 프로그램의 일환이다.

문화체육관광부는 복권기금을 활용하여 한국문화예술위원회, 한국문화예술회관연합회와 함께 2004년부터 ‘신나는 예술여행’ 사업을 펴고 있다. 문화예술단체들이 엄선된 양질의 문화예술 프로그램을 가지고 문화인프라 시설이 부족한 소외지역과 계층을 직접 찾아가 문화예술 공연을 선보이는 사업이다. 2004년부터 문화예술단체들은 군부대, 교정시설, 장애인시설 등 전국의 문화취약지역을 찾아가 400여 만명가량의 주민들을 대상으로 공연을 선보였다.

청소년·어르신들 41만여 명 저렴하게 공연·전시 즐겨

또한 정부는 공연·전시 관람 비용에 대한 부담으로 인해 문화 혜택을 받지 못하는 65세 이상 어르신 및 24세 이하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관람료 일부를 지원해 주고 있다.

‘사랑티켓’은 공연 및 전시 관람료의 일정 금액을 복권기금과 지방자치단체 예산으로 지원함으로써 좋은 공연을 보고싶지만 비싼 관람료 때문에 망설이는 취약계층들이 저렴한 가격으로 공연과 전시를 관람할 수 있도록 지원해 주는 제도다. 지금까지 41만여 명의 청소년 및 어르신들이 ‘사랑티켓’으로 공연 및 전시를 관람했다.

정부는 이외에도 문화를 통한 세대간 소통과 어르신들의 사화참여 확대를 위해 ‘아름다운 이야기 할머니’ 사업을 펼치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국학진흥원은 지난 3월부터 전국 2,680개 유아교육기관에 ‘이야기 할머니’ 917명을 파견했다. ‘이야기 할머니’들은 지역의 유아교육기관을 방문해 아이들에게 옛이야기와 미담을 들려주며 아이들과 정서적 교감을 나누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 한민호 지역민족문화과장은 “앞으로 이 사업 등을 비롯해 어르신들이 삶의 지혜를 미래 세대와 나눌 수 있는 좋은 계기를 지속적으로 확대해 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글·김혜민 기자 2013.12.23

‘아름다운 이야기 할머니’ 문의 한국국학진흥원 www.koreastudy.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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