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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생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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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미국 오클라호마주립대학교 수석 부총장 로버트 스턴버그는 예일대 입학처 특별자문위원으로 활동하다가 ‘특별한 생각’을 갖게 된다. 고등학교 내신성적과 시험점수가 지원자를 ‘한정시킨다’는 것을 거듭 확인했던 것이다. 표준화된 시험을 통해 확인한 학생의 성적 말고는 학생들이 지녔을 갖가지 잠재력이나 기능과 소질 등을 알 수 있는 방법이 처음부터 제한됐다.

그래서 그는 학업성적 이외의 요소까지 정량적으로 측정할 수 있는 방법을 고안해냈다. 성적이 아니어도 학생의 가능성을 찾을 수 있게 된 것이다.

오늘날 우리의 학교는 우울한 소식이 반복되고 있다. 어린 학생들이 자기 삶을 꽃피워보지도 못한 채 스스로 아파트 옥상에서 뛰어내리는 안타까운 사건들은 ‘어른 세대’의 어떤 사고(思考)와 행위들이 집적돼 나타난 현상일 수 있다. 이 점에서 학교 현장에 ‘희망’의 푸른 물감을 입히는 노력은, 그것이 무엇이든 사회적인 지지를 받아야 마땅할 것이다.

에밀리 디킨슨은 “희망은 깃털을 가진 것 / 영혼의 횃대에 앉아 / 말 없는 음률을 노래하며 / 결코 멈추지 않는 것”이라고 말했다. 희망(hope)과 도약(hop)의 어원이 같다는 사실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기대감을 갖고 뛰어오르다’라는 말이다. 청소년들이 자신들의 미래에 어떤 기대감을 갖고 뛰어나갈 수 있는 준비를 하는 것, 행복하게 자신의 미래를 직시할 수 있는 자기 발견의 길을 걸어가는 것은 우리 사회의 지속 가능한 미래를 위해서도 반드시 필요한 일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어떻게 학교를 ‘희망의 공간’으로 변화시킬 수 있을까? 지금 곳곳에서 작지만 의미 있는, 소중한 변화들이 일어나고 있다. 그것은 더 이상 교육을 ‘경쟁’의 도구로 삼지 않고, 서로 존중하고 협력하는 ‘관계 맺음’으로 이해하려는 움직임이라고 할 수 있다. 창의력을 키워주고 멘토를 만나 ‘내일의 내 모습’을 구체화하기도 하며, 다문화 가정의 아이들이 한 식구로 서로를 배워가는 작은 실천, 생명 존중과 약자에 대한 배려 등은 커다란 숲이 되어 돌아올 것이다.

학교가 희망을 배우고 나누고 북돋아주는 곳이 되려면 학생들이 지닌 다양한 꿈과 끼를 장려할 수 있는 문화가 정착돼야 한다. 이 과정에서 흔히 저지르는 잘못 가운데 하나가 ‘선생님’을 개혁의 대상으로 삼는 일이다. 기존 교육정책들은 교사를 개혁 대상으로 전제하고 논의를 풀어왔다. 그러나 교사는 무엇보다 자율적인 존재로, 자기희생과 헌신의 모습을 통해 학생들에게 귀감이 되는 ‘거울’이다.

그래서 학생들과 함께하고, 어린 학생들과 눈높이를 맞추고, 그들의 아픈 곳과 가려운 곳을 직접 어루만지는 교사들의 능동적인 제안과 변화가 중요하다. 학교 현장의 학생들이 올라가야 할 곳은 ‘아파트 옥상’이 아니다. 그들이 올라서야 할 곳은 바로 저 ‘영혼의 횃대’다.

 

글·이영수 교수신문 발행인 경기대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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