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생활

춘천 우리은행과 안산 신한은행의 공식 개막전부터 명승부가 연출된 우리은행 2013~2014 여자프로농구가 기세를 이어가고 있다. 6개 구단 모두 지난 시즌보다 평균 득점이 높아졌으며, 접전도 많이 펼쳐지고 있다. 덕분에 현장에서 지켜보는 관중이나 TV로 시청하는 팬 모두 손에 땀을 쥐며 여자프로농구의 묘미를 만끽하고 있다.
여자프로농구에선 최근 세 시즌 동안 평균 70득점 이상을 넣는 팀을 찾아보는 게 쉽지 않았다. 2011~2012시즌 안산 신한은행(76.4득점)이 유일했다. 하지만 2013~2014시즌 초반에는 춘천 우리은행(72득점)을 비롯해 신한은행(70.1득점), 청주 KB스타즈(70득점) 등 3개 팀이 화끈한 공격농구를 보여주고 있다. 뿐만 아니라 6개 구단 모두 지난 시즌보다 평균 득점이 상승하는 보기 드문 광경도 연출됐다. 우리은행이 가장 많은 6.5점 상승했고 구리 KDB 생명이 0.6점으로 가장 적다. 6개 구단 평균은 3.2득점이다.
고득점 경기도 많아졌다. 우리은행과 신한은행이 개막전에서 기록한 164득점(우리은행 85-79 신한은행)은 단일 리그로 치러진 2007~2008시즌 이후 한 경기 최다 득점이다. 1라운드에 양팀이 각각 70득점 이상을 기록한 경기도 지난 시즌엔 2경기였지만, 올 시즌은 한 차례 더해진 3경기였다.
이처럼 득점이 늘어난 가장 큰 이유는 FIBA(국제농구연맹) 룰의 적용이다. WKBL은 올 시즌을 앞두고 경기규칙을 FIBA 방식으로 대폭 변경했다. 2014 인천아시안게임과 FIBA 월드컵 등 국제대회에서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변화였다.
지난 시즌까지는 공을 갖고 있는 선수가 작전 시간을 요청할 수 있었지만, 올 시즌부터는 오로지 감독만 작전시간을 요청할 수 있게 됐다. 또한 매 쿼터 종료 2분 전 필드골이 성공하면 경기시간이 정지됐으나, 올 시즌부터는 4쿼터 또는 연장전 종료 2분 전부터만 시간이 멈춘다. 이밖에도 비디오 판독은 매 쿼터 마지막 버저비터(종료 버저의 울림과 함께 골이 들어가는 것)에 한해 주심의 권한만으로 판독이 가능해졌다.
언뜻 보면 선수들의 경기력에 별다른 영향을 끼치지 않을 규정처럼 보일 수 있다. 하지만 작전시간, 반칙, 불필요한 항의로 경기가 지연되지 않아 보다 스피디한 경기운영이 가능해졌다. 예를들어 여자선수들은 압박수비, 변칙수비에 대한 대처가 남자선수들보다 늦다. 공격에서 한번 동선이 꼬이면 걷잡을 수 없이 무너지는 위험요소를 갖고 있다는 얘기다. 실제 KB는 우리은행과의 1라운드 맞대결에서 전반까지 팽팽하게 맞섰지만, 3쿼터에 기습적으로 펼쳐진 압박수비에 한때 18점차로 뒤처지기도 했다.
신한은행 임달식 감독은 “작전시간을 제 타이밍에 부를 수 없다 보니 수비를 정돈할 여유가 상대적으로 적어졌다”며 득점 상승 추세에 관한 견해를 전했다.

40분 내내 외국인·토종 선수들의 분전에 볼거리 늘어
제아무리 좋은 붓이 있어도 명필이 없으면 ‘말짱 도루묵’이다. 올시즌에는 외국인 선수 보유한도가 종전 1명에서 2명 보유, 1명 출전으로 늘어났다. 이에 따라 보다 뛰어나고 다양한 스타일의 외국인 선수가 대거 등장했다. 각 구단이 외국인 선수의 부상을 방지하면서도 40분 내내 외국인선수를 활용한 확률 높은 공격을 펼칠 수 있게 된 것이다.
WNBA(미국여자프로농구)에서도 명성을 떨친 득점원이 많아 각 구단의 공격력 향상에 힘을 보탰다. 특히 신한은행은 쉐키나 스트릭렌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스트릭렌(23·미국)은 내·외곽을 오가는 공격루트와 폭발력, 승부처에 발휘되는 집중력을 묶어 연일 고득점을 기록하고 있다. 우리은행과의 개막전에서는 WKBL 역대 세번째이자 외국 선수로는 처음으로 30득점 이상을 기록한 선수가 됐다. 평균 20.3득점으로 2009~2010시즌 김계령(당시 우리은행, 21.5득점) 이후 첫 20득점 이상 득점왕을 향해 순항하고 있다.
이밖에 모니크 커리(KB), 티나 탐슨(KDB생명)도 폭발력을 지닌 득점원이다. 모니카 라이트(하나외환)도 기동력과 돌파력에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스타일을 빨리 간파당한 부분은 불안요소다. 커리는 팀 내에 정통 빅맨(센터)이 없어 체력 저하가 두드러지고 있다. 집중 견제도 심해졌다. 라이트는 슈팅 능력이 떨어진다는 단점이 노출됐다. 이에 따른 단점을 보완하지 못한다면 KB와 하나외환의 공격력은 시즌을 거듭할수록 저하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대안은 역시 토종 득점원의 분전이다. 변연하(KB)는 적시적소에 득점을 올릴 줄 아는 베테랑이다. 시즌 초반 기복을 보였지만, 변연하는 “동료들의 컨디션이 좋아 보여 기회를 많이 넘겨줬을 뿐이다. 컨디션은 괜찮다”며 우려를 불식시켰다.
이밖에 유망주에서 슈퍼스타로 부상한 박혜진(우리은행)과 배혜윤(삼성생명)은 득점 부분에서 커리어-하이를 달성할 게 유력하다. 두 팀 모두 국내 선수들의 활약상이 두드러지는 만큼 이들의 선전이 계속된다면 2013~2014시즌 초반 펼쳐진 고득점 현상은 ‘반짝’이 아닌 여자프로농구 특유의 묘미로 자리 잡을 수 있을 전망이다.
글·최창환(점프볼 기자) 2013.1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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