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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생활

시민들과 머리 맞대고 ‘창작 한마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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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대에서 한국화를 전공하고 2010년 광주비엔날레기념전에 초대되는 등 다양한 작품활동을 이어오고 있는 설박(29) 작가는 올해 특별한 행사에 참여하기로 했다. 혼자만의 작업 공간에서 벗어나 다양한 시민들과 공동작업을 선보이기로 한 것이다.

전통 필법과 콜라주 등 현대적 조형감각을 혼용해 수묵화를 그리는 그는 작업의 특성상 이제껏 혼자 작업할 때가 많았다. 개인작업을 통해 만족할 만한 결과물을 낼 때가 많았지만 늘 한 가지 아쉬운 게 있었다. 다양한 사람과 작업에 대한 아이디어를 공유하는 공동작업의 장이 마련되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다.

“제가 만든 작품들로 전시회를 여는 것도 의미가 있지만 여러 사람들에게 제가 가진 재능을 기부한다면 더 보람 있잖아요. 함께 창작할 수 있다면 더 좋고요.”

때마침 공동작업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가 생겼다. 문화체육관광부 아시아문화중심도시추진단이 기획한 예술가와 시민이 함께하는 창작 프로그램 ‘팔로우’를 통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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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예술가 7개 팀 공개 모집으로 선정

이번 행사는 청년예술가들에게 시민과 함께 다양한 장르의 예술작품을 창작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올해 처음 기획됐다. 지난 3월 공모를 통해 7팀의 청년예술가들을 선발했고, 설박 작가는 그중 한 명으로 참여한다. 이번 프로젝트는 4~5월 두달간 광주광역시 동구에 위치한 아시아문화마루에서 진행되며 6월부터는 한 달 동안 전시회를 개최한다.

‘팔로우’는 공개 모집을 통해 선발된 7팀의 예술가에 시민을 더한 ‘8’과 그들을 알린다는 의미의 ‘know’를 합해 만든 이름이다. 시민들이 예술가를 따라 창작한다는 의미에서 ‘follow(따르다)’라고 부르기도 한다.

이번 행사에서 선보일 청년예술가들의 작업은 설치미술·손글씨·한국화 등 가지각색이다. 고무신을 주제로 한 설치미술 작업을 꾸준히 해온 백상옥 작가는 ‘고무신-시민들의 영웅 만들기’를 진행한다.

다양한 영웅들의 이미지와 이야기를 고무신 안에 넣는 작업이다. 김경란 작가는 ‘업사이클아트’라는 주제로 일상에서 흔히 버려지는 과자 봉지로 꽃을 만드는 작업을 펼친다.

설박 작가는 콜라주 기법을 이용해 시민들과 함께 엽서를 만들고 이를 집으로 배달해주는 프로그램을 진행할 예정이다. 6명의 캘리그래피 작가들로 구성된 ‘육감각’은 세 차례에 걸쳐 캘리그래피를 배우는 시간을 마련한다.

이 시간을 통해 시민들은 캘리그래피의 기본을 이해하고 나만의 손글씨로 에코백과 나비부채 등을 만들 수 있다. 캘리그래피는 ‘아름다움’을 뜻하는 그리스어 ‘칼로스’와 ‘글쓰기’를 뜻하는 그리스어 ‘그라페’를 합성한 단어다. 아름다운 서체를 고안해 글씨를 쓰는 예술을 가리킨다.

 

시민 참가자는 공식 카페서 공개 모집

권승찬 작가는 ‘음식’을 주제로 매주 설치미디어아트 작업을 선보인다. 권 작가는 시민들과 음식에 관한 여러 가지 아이디어를 나누고 이 결과물을 설치미술로 완성할 계획이다.

3이현옥 사진작가는 시민들과 함께 광주의 소소한 역사를 담고 있는 거리로 출사를 나선다. 미디어아트그룹 CBN은 작가와 시민이 함께하는 작품활동을 영상으로 기록하는 일을 맡았다.

이번 프로젝트는 청년예술가들에게 작업의 기회를 제공한다는 데서 의의가 크다. 과거에 비해 예술가들의 수가 늘고 있는 데 반해 이들이 마음껏 재능을 펼칠 수 있는 창작 공간은 부족한 편이다. 설박 작가는 “청년예술가들이 즐겁게 작업에 참여할 수 있는 공간이 마련돼 기쁘다”면서 “앞으로도 이 같은 자리가 늘어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아시아문화마루는 문체부가 진행하는 아시아문화중심도시사업의 일환으로 2015년 세워질 국립아시아문화전당의 홍보관이기도 하다. 이번 행사는 아시아문화마루 내 3곳의 전시 공간에서 진행된다. 1·2층의 실내전시관에서는 예술가와 시민이 함께한 다양한 분야의 융·복합 전시가, 문화마루 옥외 ‘아트야드’에서는 벽면을 활용한 설치미술 등을 선보일 계획이다.

한편 아시아문화중심도시추진단은 이번 행사에 참여할 시민참가자를 4월 15일부터 아시아문화마루 공식 카페를 통해 공개모집하고 있다. 세부 일정은 원하는 작가의 프로그램에 참가 신청을 하고 모집 마감 뒤 해당 작가와 조율할 수 있다. 문체부 문화도시개발과 장일준 실무관은 “이번 행사가 청년예술가들에게는 창작활동의 기회를, 시민들에게는 문화를 향유하는 기회를 제공하고, 더 나아가서는 국립아시아문화전당을 알리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글·백승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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