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생활

아름다운 우리말과 우리글을 유쾌하고 재미있는 질문으로 풀어보는 방송 프로그램이 있다. KBS-1TV에서 매주 월요일 저녁 7시 30분에 방송되는 〈우리말 겨루기〉. 10여 년의 세월 동안 방송 500회를 맞이할 정도로 꾸준한 인기를 자랑한다. 〈우리말 겨루기〉 사회자 엄지인 아나운서는 “우리말에 재미있게 다가가려고 노력하는 프로그램을 500회나 만들어왔다는 것은 무척 뜻깊은 일”이라고 말했다.
〈우리말 겨루기〉 진행을 맡기 전과 후, 달라진 점은?
“어머님들이 많이 알아봐 주세요. 〈우리말 겨루기〉를 제일 많이 보시는 분들이 어머님들이시거든요. 프로그램을 진행하면서 저도 우리말 관련 공부를 더 많이 하게 되었어요.”
〈우리말 겨루기〉를 시청할 때 중점적으로 보아야 할 부분은 무엇인가요?
“〈우리말 겨루기〉는 ‘우리말’을 다룹니다. 그러니 〈우리말 겨루기〉를 시청하는 순간만이라도 우리말에 조금 더 관심을 가져주셨으면 좋겠어요. 사실 요즘 사람들은 우리말을 막 쓰잖아요. 영어를 쓰면서 과시하기도 하고, 함부로 말을 줄이고, 또 정체 모를 말도 많이 하고…. 하지만 이 시간만큼은 우리말을 바르게 사용하는 것에 대해 한번 더 생각해 보셨으면 좋겠어요. 그리고 무엇보다도 어려워하지 않으셨으면 해요.”

특별히 기억에 남는 출연자가 있으신가요?
“아쉽게 탈락한 분들이 기억에 남아요. 1~2년 전 구두를 닦는 직업을 가진 출연자가 있었어요. 제 아버지 연배 정도 되었는데, 정말 우리말을 사랑하는 분이셨어요. 대기실에서 조그만 종이에 삐뚤삐뚤하게 적은 것들을 가져와서 공부하시는 모습을 보았는데, 정말 많이 아시더라고요. 제가 여쭤봐도 모르는 게 없으셨고요, 충분히 ‘달인’이 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아쉽게도 달인 직전에 떨어지셨어요. 출연자 중에 드라마보다 더 드라마 같은 사연을 가진 분들이 많이 있어요. 한 문제만 더 맞히면 달인이 되는데 못 맞히는 거예요. 그럴 때면 제가 답을 가르쳐 드리고 싶을 정도로 안타까워요.”
기억에 남는 문제가 있으세요?
“너무 많은데요(웃음). 우리가 막 썼던 말이나 외래어인 채로 그냥 쓰는 말들이 많거든요. 그런데 굳이 순화하지 않아도 쓸 수 있는 우리 고유어도 꽤 많아요. ‘메모하다’라는 말 대신 쓸 수 있는 우리 고유어가 있다는 사실 알고 계세요? ‘적바림하다’예요. 참 예쁘죠? 〈우리말 겨루기〉 덕분에 재미있고 예쁜 우리말을 저도 참 많이 알게 되었어요.”
방송할 때 실수하신 적은 없나요?
“출연하시는 분들이 재미있는 답을 쓸 때가 종종 있어요. 출제 문제 중에 ‘다리’ ‘팔걸이’라는 단어를 듣고 ‘의자’라는 답을 찾는 연상문제가 있었어요. 그날 문제의 도움말 중에 ‘김’이 있었어요. 그랬더니 한 분이 답을 ‘해표’라고 쓰고, 또 어떤 분은 ‘양반’이라고 쓴 거예요. 그 순간 너무 웃겨서…. 제가 생각지도 못한 답을 말씀하시는 분들이 많아요. 그럼 웃음이 터져서는 멈추질 않아요. 제가 잘 웃거든요. 이게 심해지면 울어요. 그런데 한번 울면은 멈추기가 힘들어요(웃음).”
글·국립국어원 ‘쉼표, 마침표.’ (www.urimal365.kr) 2013.1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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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K-공감누리집(gonggam.korea.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