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생활

3월 중순 주택시장 후방산업은 무기력한 모습이었다. 폐업을 준비하고 있다는 인테리어 업자부터 야간 대리운전을 하고 있다는 공인중개사까지 곳곳이 아우성이었다.
그로부터 한 달 남짓 만에 시장 분위기가 확연히 달라지는 모습이다. 아직까지 돈이 오가는 상황은 아니지만 곳곳에서 ‘온기가 돈다’는 말이 나오고 있다. 지난 4월 1일 발표한 ‘서민주거 안정을 위한 주택시장 정상화 종합대책’이 나온 뒤의 풍경이다.
부동산 거래의 최전선에 있는 부동산중개업소는 일단 ‘훈풍이 불었다’며 환영하는 모습이다. 당장 확인할 수 있는 변화는 호가가 높아지고 거래 문의가 평소보다 늘었다는 점이다.
서울 강남구 개포동 D공인 대표는 “4·1 부동산 대책 이후 잠잠하던 호가가 2,000만원씩 뛰었다”면서 “매물 문의가 평소에 비해 3~4배 정도는 늘어난 듯하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그동안 시장의 기대보다 낮은 수준의 규제 완화로 실망감을 줬던 정부가 오랜만에 거래활성화의 의지를 보인 것으로 해석하는 경향이 많다”고 평가했다.
분위기가 전환되면서 급매물이 자취를 감추는 현상까지 벌어졌다. 급매물 중심으로 거래가 늘었다는 의미다. 중계동 S공인대표는 “82~85평방미터의 2억5,000만원 이하 매물은 이곳에서 모두 소진됐다”면서 “과거와 달리 이제는 가격만 낮추면 팔리는 분위기가 형성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실제로 대치동 은마아파트의 경우 7억5,000만원대까지 호가를 낮췄던 102평방미터 매도자들이 정책 발표 이후 매물을 거둬들이는 등 지역적으로 급매물이 자취를 감추는 상황이다.
특히 소형 평형에 대한 거래가 늘면서 부동산 중개업소의 ‘앓는’ 소리가 크게 줄었다. 목동 H공인 대표는 “4월 들어 59~85평방미터의 소형 평형 매물이 다 팔려나갔다”면서 “이번 부동산 대책이 소형 평형에 혜택이 많은 만큼 소형 평형의 가격 기준이 한단계 상승한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부동산중개업자 62퍼센트 “효과 있을 것이다”
그간 부동산 중개업체들은 거래 침체를 온몸으로 체감해왔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해 주택매매 건수는 이전 해보다 25퍼센트 감소했으며 부동산114는 중개사 1인당 중개매매 건수가 2006년 11.3건에서 지난해 3.7건으로 급감했다고 밝혔다.
거래 실종은 중개업소의 폐업으로 이어졌다. 한국공인중개사협회는 지난해 전국 1만6,563개 업소가 문을 닫았다고 보고했다. 휴업상태인 중개업소까지 감안하면 2만여 개 수준이다.
고사 직전에 몰렸던 부동산 중개업소는 이번 부동산 대책에 대해 환영하는 목소리가 우세하다. 부동산써브가 회원 중개업소 599곳을 대상으로 4·1 부동산 대책에 대한 효과를 설문 조사한 결과 61.8퍼센트가 긍정적이라고 답했다. 일단 정책적 효과는 보고 있다는 목소리다. 경색된 시장에 온기가 돈다는 공통된 평가가 나오는 가운데 향후 예정된 국회 통과 여부에 따라 시장 반응이 갈릴 것으로 보인다.
거래 실종으로 일감이 없던 부동산 후방산업들 역시 4·1 부동산 대책이 나온 이후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이번 부동산 대책이 취득세와 양도세를 완화하고 대출 문턱을 낮추는 등 파격적이라는 평가가 나오면서 부동산 거래활성화에 긍정적인 방향을 유도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주택시장의 후방산업은 부동산 중개업체를 비롯해 시멘트 및 레미콘 업계, 인테리어 업체, 이사업체 등 다양하다. 약 70만 명이 이 분야 종사자들로 추산되고 있다.
서민형 후방산업들의 기대감은 4월 이후 빠르게 상승하고 있다. 4·1 부동산 대책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한다는 인테리어경영자협회 최인승 사무국장은 “아직 체감하는 부분은 크지 않지만 각종 부양책이 쏟아지면서 반응이 나오고 있다는 점에서 고무적”이라면서 “한 달 만에 분위기가 따뜻해졌다. 부동산 부양책에 부응하는 단계로 보인다”고 해석했다.
4·1 부동산 대책 발표 직후인 4월 4일부터 7일까지 일산 킨텍스에서 인테리어 전시회 ‘K샵페어’가 열렸다. 업체 관계자들은 행사가 호황으로 마무리됐다며 반기는 분위기다.
최 사무국장은 “부동산시장이 나빴을 때는 전시회를 열어도 상담하러 오는 고객이 없었다”면서 “4·1 부동산 대책 직후 열린 행사여서인지 문의가 크게 늘면서 직원이 부족해 현장상담을 못 나갈 지경”이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인테리어 업계는 올해 2월까지 예년에 비해 3배 가까이 폐업처리 신고 건수가 늘어 위기에 직면해 있었다.
극심한 거래 급감으로 위기에 몰렸던 포장이사 업계도 4·1 부동산 대책 효과에 기대감이 부푼 상황이다. 다만 이번 대책이 물동량이 없는 투기성 거래로 몰릴 수 있어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한국포장이사협회 박만숙 회장은 “과거 부동산 대책에 비해 파격적이어서 기대감이 있다”면서 “체감상 당장 이사물량이 늘어난 것은 아니어서 6~7월은 가봐야 정책에 따른 수혜 효과를 판단할 수 있을 듯하다”고 덧붙였다.
정치권 공방으로 회복 불씨 꺼질까 걱정도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말 기준 전국 이사화물주선업체는 4,785개로 집계돼 2008년 5,503개보다 5분의 1가량 줄었다. 무허가업체가 많은 이사업계의 특성을 고려하면 1,000개 이상의 이사업체가 지난해 문을 닫은 것으로 보인다. 4·1 부동산 대책 효과에 대한 기대감이 어느 때보다 큰 상황이다.
가구업체나 냉·난방기기 설치업체 등 생활밀착형 자영업자들도 정부의 부동산 정책을 환영하면서도 혹시나 정치권 공방으로 인해 되살아난 부동산 거래 회복의 불씨가 다시 꺼질까 봐 노심초사하는 모습이다.
아현동 A가구업체 대표는 “부동산 거래가 늘면 이사 수요도 늘고 가구업종의 매출도 늘어나는 구조”라며 “(정책 발표 이후) 큰 변화는 없지만 전반적으로 매출에 좋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하는 눈치”라며 기대감을 숨기지 않았다. 그는 “주택거래 심리회복의 분위기는 있지만 국회 통과라는 변수가 남은 만큼 모쪼록 거래활성화에 긍정적인 방향으로 결정이 났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글·지영호(머니위크 기자)
K-공감누리집의 콘텐츠 자료는 「공공누리 제4유형 : 출처표시 + 상업적 이용금지 + 변경금지」의 조건에 따라 자유롭게 이용이 가능합니다. 다만, 사진의 경우 제3자에게 저작권이 있으므로 사용할 수 없습니다. 콘텐츠 이용 시에는 출처를 반드시 표기해야 하며, 위반 시 저작권법 제37조 및 제138조에 따라 처벌될 수 있습니다.
[출처] K-공감누리집(gonggam.korea.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