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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생활

순천만의 너른 정원으로 오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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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5대 연안습지의 하나로 평가받는 순천만은 십수 년 전만 해도 작은 포구에 지나지 않았다. 22.4제곱킬로미터의 갯벌은 짱뚱어, 참게, 망둥이를 잡는 주민들과 철새들의 터전일 뿐이었다.

지금과 달리 5.6제곱킬로미터의 갈대군락지를 찾는 방문객도 많지 않았다. 이처럼 한적했던 순천만이 조명받기 시작한 건 최근의 일이다.

그간 순천시는 순천만을 보존하면서도 많은 사람이 그 경관을 느낄 수 있도록 노력했다. 2005년 순천만을 ‘생태계 보전지구’로 지정해 개발 행위를 막고, 국유지를 매입해 습지로 바꿨다. 방문객이 생태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면서 갈대밭을 걸을 수 있도록 나무 통로를 만들고, 전경을 조망할 수 있게 등산로와 전망대도 조성했다. 철새들을 위해선 전봇대와 전선을 없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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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노력에 따라 순천만에서 월동하는 천연기념물 228호 흑두루미를 비롯한 철새 개체 수는 매해 증가하고 있다. 2007년 1월 ‘50종·1만2천마리’였던 개체 수는 2010년 1월 ‘123

종·2만마리’가 됐다. 갯벌에서 서식하는 참게, 짱뚱어, 갯지렁이, 염생식물(염분이 많은 땅에서 자라는 식물)도 눈에 띄게 늘었다.

‘생태 보고’ 순천만의 가치는 안팎으로부터 인정받았다. 2006년 1월 습지 보호와 지속 가능한 이용에 관한 국제 조약 ‘람사르협약’은 순천만을 ‘습지 보호구역’으로 지정했다. 2011년 5월 세계적으로 권위 있는 프랑스 여행 잡지 <미슐랭 그린가이드>는 최고 점수인 별 3개를 줬다. 이보다 앞선 2008년 6월 정부는 갯벌로선 처음으로 순천만을 국가 명승 제41호로 지정했다.

안팎의 호평에 순천만을 방문하는 사람은 크게 늘었다. 2002년 10만명에 불과했던 방문객이 2010년엔 2백95만명이었다. 이에 따른 경제 창출 효과는 연간 1천2백억원으로 추정된다. 과도한 방문객 증가는 환경 훼손을 걱정해야 할 정도가 됐다. 인근에서 진행되는 도심(오천동, 풍덕동, 남제동 일대) 팽창도 순천만을 위협했다.

2008년 1월 순천시는 ‘국제정원박람회’를 기획했다. 순천만에서 5킬로미터 떨어진 정원박람회장과 습지센터는 방문객을 분산시켜 ‘순천만 훼손’을 막는 ‘에코 벨트’ 역할을 하게 된다. 도심 가까이 조성된 박람회장은 방문객들의 순천시내 요식·숙박업체 이용률 제고와 지역경제 활성화에 기여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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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박람회조직위의 목표처럼 관람객 4백만명을 채울 경우 정원박람회는 생산유발효과 1조3천3백23억원, 부가가치 6천7백90억원, 일자리 1만1천 개를 창출할 것으로 추정된다. 즉 정원박람회는 순천만을 항구적으로 보호하고, 지역경제를 살찌우는 일거양득의 생태 문화축제인 셈이다.

순천시가 정원박람회를 적극적으로 추진한 결과 2009년 9월 주최기구 세계원예생산자협회(AIPH)는 ‘2013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 개최를 확정했다. 이후 순천시 풍덕동과 오천동 일대 1백11만2천제곱미터 부지에 착공된 박람회장은 현재 막바지 공사가 한창이다.

총 공사비 2천억여 원이 투입된 정원박람회장은 주박람회장, 국제습지센터, 수목원으로 구성된다. 이 중 주박람회장(56만4천제곱미터)엔 순천만 호수정원을 비롯해 환상정원과 네덜란드, 미국, 일본, 프랑스, 중국, 독일, 스페인, 파키스탄, 이탈리아, 영국 등 세계 10개국이 참여한 세계정원이 조성된다. 한방약초정원을 비롯한 테마정원 60여 곳도 들어선다.

10만5천제곱미터의 부지에 자리한 국제습지센터는 주제영상관과 에코시티관, 생태체험관, 체험습지 등으로 구성된다. 1백80석 규모의 주제영상관은 ‘순천만 이야기’를 3D만화로 보여준다. 에코시티관은 정원의 의미를 전달하고 세계 각국의 정원을 소개한다. 체험습지에선 수생동식물과 조류를 관찰할 수 있다.

수목원(25만3천제곱미터)은 다양한 나무로 연출되는 정원수 도감원, 순천의 대표적인 화훼 생산 수종인 철쭉으로 구성된 철쭉원, 다양한 산책길 등으로 꾸며진다.

이와 함께 순천시는 정원 속에 깃들어 있는 생태와 문화가 어우러진 체험학습 프로그램과 공연을 준비하고 있다. 주박람회장 동천공연장에선 매일 순천만 배경설화를 뮤지컬로 만든 <1천년의 정원>이 상연된다. 문화의 거리, 낙안읍성, 송광사, 선암사 등을 연계한 종합 예술행사도 개최한다.

순천시는 인프라 구축에도 힘쓰고 있다. 도로교통, 도시환경, 시민참여, 숙박보건, 관광문화, 행정안전 등 6개 분야 1백19개 사업을 진행하는 중이다. 올해 2월까지 정원박람회 지원 사업을 점검하고 3월부터는 운영체제로 전환해 손님맞이에 총력을 다할 예정이다.

조충훈 순천시장은 “순천정원박람회는 순천시만의 행사가 아니라 21세기를 향한 시대정신의 출발점”이라고 정의하면서 “정원박람회 주제인 ‘생태와 자연’을 전 세계에 보여주겠다”고 말했다.

글·박희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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