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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생활

이제 한국에서 힐링헬스 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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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삶을 찾게 해준 한국에 감사합니다.”

지난해 10월 특별한 사람이 한국을 찾았다. 뉴질랜드 북섬의 작은 도시 왕가누이에 사는 재스민 샤샤(28)는 한국 의료진의 도움으로 인생이 바뀌는 경험을 했다. 그 당시 그의 몸무게는 220kg인 고도비만 환자였다. 하지만 다시 한국을 찾은 그의 모습은 또래의 보통사람과 크게 다름 없어 보였다. 몸무게가 절반으로 줄었기 때문이다.

그는 한국관광공사가 개발한 의료관광상품인 ‘웨이트케어 코리아(Weightcare Korea)’ 프로그램을 통해 치료받았다. 그를 포함한 뉴질랜드 고도비만 환자 2명이 2011년 2월 한국에서 수술을 받았다.

몸이 무거워 한 발자국도 움직일 수 없었던 샤샤가 한국에서 수술을 받는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현지 언론에서는 비난이 쏟아졌다. 한국의 의료 수준에 대한 불신의 목소리도 높았다. 고도비만 환자가 장거리 비행을 할 수 있겠느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있었다. 샤샤의 주치의도 강하게 반대했다. 하지만 뉴질랜드에서 수술을 받으려면 4만 뉴질랜드 달러(약 3,600만원)가 필요했다. 수술을 위해 대기해야 하는 시간도 너무 길었다.

샤샤는 살이 찌기 시작하면서 고혈압·고지혈증·당뇨병 등 합병증이 생겼다. 게다가 다낭성 난소증후군까지 겹쳐 고통이 가중됐다. 심각한 수면무호흡증으로 잠을 잘 때마다 인공호흡기를 착용해야 할 정도로 증세가 심각해졌다. 뉴질랜드 의료진은 그에게 “실명과 사지마비가 올 수 있고 5년을 더 살기 힘들다”고 진단하기도 했다.

하지만 샤샤는 이제 등산을 할 정도로 건강해졌다. 당시 샤샤의 수술을 집도한 순천향대 서울병원 외과 김용진 교수는 “위절제술은 수술시간 2시간 미만, 입원기간 평균 2.7일로 시술기간이 짧았다. 다른 시술에 비해 조기 합병증 발생 위험이 1퍼센트 미만인 안전한 수술”이라며 “이들 환자의 수술은 성공적이었다.

꾸준한 사후관리를 통해 환자가 1년 안에 적어도 50킬로그램 이상 감량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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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샤처럼 한국으로 치료를 받으러 오는 외국인 환자가 꾸준히 늘고 있다. 특히 러시아에서 오는 환자들은 1억원 이상 고액진료자들도 많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우리나라가 해외 환자를 본격적으로 유치하기 시작한 2009년 6만201명이던 외국인 환자는 2011년 12만2,297명으로 2년 만에 2배 가량 증가했다.

초기에는 건강검진이나 외래환자 중심이었지만 한국 의료에 대한 신뢰도가 높아짐에 따라 입원환자도 크게 늘어났다. 2009년 환자 중 입원환자는 3,915명으로 6.5퍼센트를 차지했다.

2010년에는 5,359명(6.6퍼센트), 2011년 1만1,945명(9.8퍼센트)으로 꾸준히 증가 추세다. 외국인 진료수입도 2009년 547억원에서 2011년 1,809억원으로 3배 이상 늘었다.

한국관광공사 의료관광사업단 진수남 단장은 “정부와 한국관광공사·지자체·유치업체·병원 등의 협력적 거버넌스가 잘 구축됐고 의료관광의 비전 공유도 잘 이뤄져 이 같은 성과를 낸 것”이라며 “앞으로 가치와 감성을 중시하는 힐링헬스 개념 등 새로운 형태의 패러다임으로 의료관광을 발전시켜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근거리에서 원거리까지 마케팅을 확대하는 것도 특징이다. 해외 환자 유치 시스템도 발전을 거듭했다. 강남세브란스병원은 지난해 2월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 한국관광공사 지소에 첫 U헬스케어 시스템을 개통했다. 그 후 러시아 하바롭스크·이르쿠츠크와 미국 애틀랜타 등지에 화상 시스템을 설치했다. 이후 1년 만에 환자 진료상담 건수가 300건을 돌파했다. 지난해 8월에는 명지병원이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에 U헬스케어센터를 개소해 원격화상진료를 시작했다.

해외 환자 유치뿐 아니라 병원이 해외로 진출하는 ‘병원 수출’도 본격화됐다. 연세의료원은 중국 이싱시 인민정부와 함께 시내 실버타운에 ‘이싱 세브란스 VIP 검진센터(가칭)’를 합작경영하는 계약을 했다. 이 계약으로 연세의료원은 자문과 브랜드 사용료 등으로 향후 5년 동안 총 500만 달러의 수수료를 받는다.

그러나 의료관광을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아직도 많은 과제가 남아 있다. 싱가포르의 경우 ‘싱가포르 메디슨’이라는 브랜드로 몇 개 병원을 키워 세계적 의료관광국으로 성장했다. 우리나라도 이처럼 의료관광 브랜드를 만들고 전문 병원을 키우는 전략이 필요해 보인다.

특히 치료를 받기 위해 다른 나라를 찾는 경우 일단 자국의 치료법을 불신하는 사람들이 많은 편이다. 또 자국에서는 고비용이기 때문에 비용이 저렴한 곳을 찾는 경우도 많다. 의료의 특성상 의료기관에 대한 신뢰가 없으면 해외로 치료를 받으러 가지 않는다. 때문에 의료관광은 브랜드 이미지와 의료기관의 신뢰도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또 외국인들이 원활하게 보험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시스템도 새로 구축해야 한다. 이와 함께 국제 보험연계상품 개발도 과제로 남아 있다.

글·정명진 (파이낸셜뉴스 의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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