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으로 바로가기

문화/생활

화제의 책 <희망의 발견 : 시베리아의 숲에서>

2

 

4“아, 아무도 모르는 데로 떠나 혼자서 한 달만 처박혀 있었으면 좋겠다.”

이는 소시민의 바람일 것이다. 평소 ‘마흔 살 전에 숲 속 깊은 곳에서 살아보기’를 꿈꾸던 프랑스 여행작가 실뱅 테송은 서른일곱이 되던 해 2월에 시베리아로 떠난다. 바이칼호 주변의 숲 속에서 보낸 반년의 이야기를 쓴 책으로 작년 프랑스의 권위 있는 메디치상 에세이부문상을 받았다.

이 책은 ‘2월 9일’자로 시작하는데 여행 전 준비단계부터 보여준다. 시인은 도끼, 방수포, 스케이트, 숫돌 등 원시인처럼 혼자 살 때 필요한 장비들, 그리고 ‘먹물’답게 책 60여권도 별도의 궤짝에 챙겼다. “나는 책과 시가와 보드카를 가져갔다. 나머지-공간과 침묵과 고독-는 이미 거기에 있었다.”

그렇게 떠난 6개월은 ‘단순, 소박, 최소한의 삶’이었다. 오두막엔 창이 딱 두 개 있다.

하나는 남쪽, 하나는 동쪽. 동쪽 창으론 1백킬로미터쯤 떨어진 산봉우리들이 보인다. 화장실은 1백20걸음쯤 떨어진 곳에 팠다. “야생의 숲에서 즐겁게 사는 것이 도시 한복판에서 시들어 죽어가는 것보다 훨씬 낫다”는 게 처음 저자의 생각. 삭풍 속의 오두막에서 따뜻한 차 한 잔을 놓고 감사해하며, 잊었던 가족과 친구들을 생각한다. 그러면서 문득 떠오르는 어떤 순간의 기억 때문에 후회와 반성도 한다.

2
철저히 내면을 들여다보는 생활. 명상에 잠기기에도 추운 영하 30도. 그 가운데 저자는 점점 자연과 하나가 되어간다. “소나무들은 무척 슬퍼 보인다.” “창 유리로 들어오는 햇살의 애무는 사랑하는 사람의 그것만큼이나 감미롭다.” 한껏 게으름을 피우기도 하고, 성경 속 인물들을 하나하나 반추하기도 한다. “내가 누리는 사치? 그것은 매일, 내 욕망의 처분만을 기다리며 펼쳐지는 24시간”이라고 말하는 순백처럼 단순한 삶 가운데 되짚어 읽는 니체, 콘래드, 미시마 유키오, 카뮈는 전혀 다른 느낌으로 가슴속에 날아와 박힌다. 중간에 아내로부터 이별을 고하는 편지도 받는다.

마침내 6개월이 지나고 오두막을 떠나야 할 날이다. “나는 삼나무들에게 말을 했고, (잡아먹은) 곤들매기들에게 용서를 구했으며, 가족들을 생각했다. 나는 산들의 시(詩)를 관조했고, 호수가 장밋빛으로 물들고 있을 때 차를 마셨다. 나는 미래의 욕망을 죽였다.”

책장을 넘기는 눈앞에 시베리아 설원이 펼쳐지고, 파릇파릇 돋아나는 새싹과 바이칼호의 잔물결이 생생히 느껴지는 책이다. 

글·김한수 (조선일보 문화부 출판팀장)

 

3
음식의 제국
에번 프레이저 외 | RHK·2만원
이 책은 16세기 피렌체의 상인 프란체스코 카를레티의 15년에 걸친 세계 일주를 따라간다. 인류가 땅에서 기르고 사냥하고 교역해온 ‘먹을 거리’에 대해 이야기하며, 지난 1만3천년간 음식이 인간의 운명을 지배해온 과정을 서술한다. 고대 메소포타미아의 도시국가부터 현대 미국과 중국의 몸살 앓는 곡창지대, 플렌테이션 농장까지 짚어보며, 음식이 인간에게 어떤 의미였는지를 찾아본다.

서태후와 궁녀들
진이 외 | 글항아리·2만4천원
19세기 후반 세계에서 가장 큰 제국의 권력자였던 서태후가 그 권력을 어떻게 누렸는가에 대한 구체적이고 생생한 보고서다.

청 황실의 마지막 궁녀가 직접 들려주는 이 책은 자금성의 가장 깊숙한 곳의 은밀한 이야기와 왕실의 사생활을 엿볼 수 있다. 서태후 만년의 생활을 중심으로 사치와 향락을 누리던 궁중생활부터 서태후의 요강, 자금성 궁궐 바닥재, 담배 시중 등 소소한 일상까지 수록한 궁궐 뒷얘기를 읽는 재미가 쏠쏠하다.

청킹 스피킹 AUTO
윤재우 | 선·1만5천원
저자는 단어암기 위주의 학습이 아닌 동사구나 부사구, 형용사구 등의 의미덩어리 청킹(chunking) 단위 위주로 영어를 배워야 한다고 말한다. 먼저 기본적인 구(句)단위의 청킹 학습의 기본을 완성한 이후에 패턴영어나 문장따라하기를 활용할 것을 충고한다. 단계별 영어회화를 ‘자기주도학습’과 ‘전화영어’ 두 가지 주제로 학습할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다.



지금 정책주간지 'K-공감' 뉴스레터를 구독하시고,
이메일로 다양한 소식을 받아보세요.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