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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생활

한민족의 ‘아리랑’, 세계인의 ‘가락’ 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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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리랑이 유네스코 인류무형유산(Intangible Cultural Heritage of Humanity)에 등재됐다. 유네스코는 6일 새벽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제7차 무형유산위원회(Intergovernmental

Committee For The Safeguarding Of The Intangible Cultural Heritage)에서 우리 정부가 신청한 아리랑의 등재를 확정했다. 중국은 2011년 옌볜조선족자치주의 아리랑을 국가무형문화유산으로 발표, ‘아리랑’을 인류무형유산에 올리려는 시도가 아닌가 하는 의혹을 받았지만, 이번에 등재 신청을 하지 않았다.

아리랑이 인류무형유산으로 등재되면서, 한국은 종묘제례·종묘 제례악, 판소리, 강릉 단오제 등 총 15건에 이르는 인류무형유산을 보유하게 됐다.

유네스코는 아리랑이 특정 지역에만 머무른 것이 아니라 여러 공동체에서 세대를 거쳐 재창조되고 다양한 형태로 전승된 점을 주목했다. 우리 정부가 무형유산 보호를 위한 법제를 갖췄고 등재 과정에서 학자와 연구자 등이 다양하게 참여했다는 점도 높이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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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는 등재 결정에 앞서 지난달 심사 소위원회인 심사보조기구(Subsidiary Body)가 제출한 의견을 받아들인 것이다. 앞서 심사보조기구는 아리랑이 인류무형유산으로 등재될 충분한 가치가 있다는 의미의 '등재 권고' 판정을 내렸다.

당시 기구는 “아리랑이 다양한 사회 맥락 속에서 지속적으로 재창조되며 공동체 정체성의 징표이자 사회적 단결을 제고하는 역할을 한다”면서 “아리랑이라는 하나의 유산에 대단한 다양성이 내포되어 있다. 따라서 아리랑의 등재로 무형유산 전반의 가시성이 향상되고 대화 증진, 문화 다양성 및 인간 창의성에 대한 존중 제고 등이 이루어질 것”이라고 평가했다.

앞서 우리 정부는 2009년 8월, ‘정선아리랑’을 가곡·대목장·매사냥 등과 함께 인류무형유산 등재 신청 목록에 올렸지만, 연간 국가별 할당 건수 제한 방침에 따라 정선아리랑은 심사 대상에서 제외됐다. 이후 남북 공동으로 한반도 전 지역 아리랑의 등재를 추진하려고 했지만, 상황이 받쳐주지 않아 지난 6월 우리 정부 단독으로 등재 신청서를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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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유네스코 무형유산위원회가 아리랑의 등재를 확정한 직후 중요무형문화재 제57호 경기민요 보유자인 이춘희 국립국악원 예술감독은 회의장에서 아리랑을 직접 부르며 등재 확정에 화답했다.

인류무형유산에 오른 아리랑은 정선아리랑이나 진도아리랑처럼 특정 지역의 것이 아니라 후렴구가 “아리랑, 아리랑, 아라리요”로 끝나는 노래는 모두 포함된다. 1896년 미국 선교사 호머 헐버트에 따르면, 아리랑은 “포구의 어린애들도 부르는 조선인의 희로애락이 녹아 있는 노래”였다. 1926년 나운규의 영화 <아리랑> 주제곡으로 쓰이면서 일제 지배에 억압당하던 조선인의 가슴에 저항의 불을 지폈다.

6문화재청은 이번 등재를 계기로 아리랑 전승을 활성화하는 방안을 수립해 시행할 계획이다. 문화재청은 지난 6일, 2013년부터 5년간 3백36억원을 들여 ▲아리랑 아카이브 구축 ▲아리랑 상설·기획 전시 ▲학술 조사 및 연구 지원 ▲지방자치단체 아리랑 축제 지원 등 ‘아리랑 전승 활성화 방안’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우선 내년 상반기 중으로 ‘무형문화유산 보전 및 진흥에 관한 법률’을 제정, 아리랑의 국가무형문화유산 지정을 추진한다. 현재는 ‘정선아리랑’만 강원도 지정 무형문화재 1호로 지정돼 있다.

2013년 9월 전주에 개관 예정인 ‘국립무형유산원’ 아카이브에 국내외 아리랑 관련 자료를 수집하여, 연구자와 전승단체는 물론 일반 국민에게 아리랑에 대한 정보를 제공할 계획이다. 아리랑을 주제로 한 해외기획 공연도, 중앙아시아의 고려인 위주로 했던 연 1회 공연을 미국, 영국, 프랑스, 독일 등 서구 선진국으로 확대하여 연 2~3회로 할 예정이다.

외국인 이주노동자, 고려인·조선족 등 해외이주민, 해외입양가정 등을 대상으로 아리랑을 테마로 한 전통문화 교육프로그램을 제공하는 ‘한민족 아리랑 센터’ 설립계획도 눈에 띈다. 아리랑센터는 재외동포 7백26만명을 비롯 다문화 구성원, 해외입양자, 탈북주민 등 7백84만명을 대상으로 하는 전통문화 교육기관이다.

아리랑에 대한 학술 조사 및 연구에 대한 지원도 더욱 늘릴 예정이다. 현재 민간연구자, 학계 차원에서 아리랑을 학문으로 다양하게 연구하고 있으나 아리랑을 다양한 관점과 시각에서 심층적으로 연구할 수 있는 기회·지원은 상대적으로 부족하다.

아리랑을 연구하는 학자와 민간전문가가 함께 연구 성과를 발표하고 전승활성화 방안을 세울 수 있는 정기 학술대회 개최를 지원할 예정이다. 또 해외 한민족의 아리랑을 비롯한 무형문화유산 전승실태를 지속 조사하고, 전승자의 구술을 채록하고 사진·음반물을 수집하는 등 아리랑 조사·연구를 강화할 예정이다.

글·하주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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