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생활

고등학교 3학년 여학생인 안모(18·경기도 의정부시) 양은 중학교 2학년 때 어머니가 돌아가셨다. 세살 위 오빠는 알콜 중독자인 아버지의 폭행 때문에 가출했다. 안 양 아버지는 주취폭력으로 이미 여러 번 구속된 경력이 있다. 상습적으로 안양에게 손찌검을 해오던 아버지가 지난 1월에는 “집을 나가지 않으면 죽여 버린다”고 까지 했다. 가출을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다행히도 안 양은 곧 의정부시여자청소년쉼터에 입소했다. 그런데 여전히 아버지는 공포의 대상이었다. 언제 학교에 찾아와 안 양에게 행패를 부릴지 모르기 때문이었다.


의정부시여자청소년쉼터의 청소년상담사들은 안 양의 학교에 상황을 설명하고 보호를 당부했다. 지역사회와도 연대해 안 양의 심신을 치료하고 아버지에 대해서도 병원 치료를 의뢰했다.
주변의 관심과 노력으로 생활의 안정을 찾게 된 안 양은 대기업에 취직하고 싶다는 꿈을 꾸게 됐다. 그리고 지난 7월. 안 양은 한 대기업에 취직했다. 9월부터는 쉼터에서 퇴소하여 독립해 살고 있다. 안 양은 지난 10월 24일 서울 국회도서관에서 열린 제7회 ‘전국 청소년 쉼터의 날’ 주간 기념식에서 한국청소년쉼터 협의회 이사장상을 수상했다. 안 양의 이야기는 12월 12일 열리는 국무총리실 주최의 ‘건강한 사회 추진성과 보고대회’에도 소개된다.
의정부시여자청소년쉼터의 박민정(33) 간사는 “안 양이 처음 우리 쉼터에 왔을 때에는 자포자기 상태였으나 아버지의 폭력을 차단하고, 쉼터에서 생활이 안정되니 자신의 꿈도 찾게 됐다”고 전했다.
현재 이곳 쉼터에서 5년째 근무 중인 박 간사는 “청소년들의 가출 원인으로는 가정문제가 가장 많고, 그 중에서도 가정폭력, 부모와의 갈등이 가장 많다”면서 “나날이 가정해체가 증가해 가정으로 돌아갈래야 갈 수 없는 친구들이 늘고 있다"며 안타까와했다.
안 양은 현재 의정부시여자청소년쉼터에서 생활하고 있는 10명의 입소생들에게 희망을 주는 존재가 되고 있다. 의정부시여자청소년쉼터는 전국에 있는 쉼터 92개소 중 하나. 지난 9월 기준으로 전국 쉼터에는 가출 청소년들 1만6천2백69명이 생활하고 있다.
일반 청소년의 가출경험은 2002년 8.5퍼센트에서 2010년 13.7퍼센트로 증가하는 추세다. 학업중단 청소년도 ▲2007년 7만7백96명 ▲2009년 7만1천7백69명 ▲2011년 7만6천5백89명으로 늘어나고 있다.
2008년 ‘가출 청소년 보호대책’과 2009년 ‘위기 청소년 보호·관리 추진실태 개선방안’ 등 대책을 수립했던 정부는 최근 위기 청소년을 위한 사회안전망 구축에 더욱 힘쓰고 있다. 위기 청소년에 대한 최근 정부 지원은 크게 ▲위기 발생 예방과 초기단계의 대응 ▲위기 청소년 지원 인프라 확대라는 두 방향으로 모아져왔다.
위기에 빠질 가능성이 높은 청소년들을 돕고, 가출·위기 청소년의 학업복귀와 사회진출을 통합적으로 지원하기 위해 2011년 10월 ‘가출·위기 청소년 보호 강화 방안’을 관계부처 합동으로 마련, 국가정책조정회의에 보고했다.
또한, 지난 8월에는 ‘청소년복지지원법’과 하위법령을 전부 개정해 ‘지역사회 청소년통합지원체계(CYS-Net)’에 대한 법적 근거를 강화, 청소년쉼터 등 청소년 복지 관련 기관 및 시설의 설치·운영을 체계화했다.
이에 따라 청소년 복지지원 인프라가 확대됐다. 올해 청소년쉼터 9개소를 확충한 여성가족부는 2013년에는 청소년쉼터를 1백3개소로 늘릴 예정이다. 특히 일시쉼터의 야간보호기능을 확대하여 7일까지 보호할 수 있게 했다.
아울러 지난 9월에는 청소년보호법을 개정해 유해약물 무상제공 및 대리구매 금지, 청소년 출입ㆍ고용 금지업소 추가, 유해매체물 판매ㆍ대여 시 본인 여부 확인 의무화 등 유해약물과 유해업소에 대한 접근 제한을 강화했다.

한편, 적극적인 위기 예방과 위기 청소년의 조기 발견을 위해 ‘학업중단숙려제’와 정서행동발달특성 검사를 전국으로 확대 실시했다.
학업중단숙려제는 학업중단 징후가 보이거나, 자퇴서를 제출한 학생을 대상으로 2주간의 숙려기간을 두어 전문상담을 받도록 의무화한 제도. 2011년 경기도교육청과 경기도상담복지센터가 시범 운영한 결과 상담학생의 17.8퍼센트가 자퇴의사를 철회하여 그 효과성이 입증된 바 있다.
또 야간 취약 시간대에 거리를 배회하는 청소년들이 비행이나 범죄, 또는 유해환경으로 유입되는 것을 예방하기 위해 지난 10월부터 ‘찾아가는 거리상담 지원활동’을 전국적으로 펼치고 있다.
의정부시여자청소년쉼터를 위탁·운영하고 있는 사단법인 청소년문화공동체 십대지기는 지난 11월 1일부터 의정부시 행복로 일대 등 청소년 밀집지역에서 거리 이동상담을 실시하고 있다. 제2, 제3의 안 양을 찾아내 희망을 들려주기 위해서다.
글·박경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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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K-공감누리집(gonggam.korea.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