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생활

리처드 바크의 <갈매기의 꿈>처럼 우화(寓話)의 옷을 입은 잠언집이다. 독일의 우화작가인 올리버 반틀레는 주인공 코뿔소 ‘요피’와 할아버지 코뿔소 ‘메루’의 여정을 통해 삶의 의미를 가르쳐준다.
요피는 이제 갓 아버지가 된 코뿔소. 그렇지만 그의 삶은 늘 불평불만으로 가득 차 있다. 눈을 떠서 잠들 때까지 하루 종일 화를 낸다. 그럴 즈음 그의 앞에 늙은 코뿔소 메루가 나타난다. 메루는 천천히 요피의 마음을 휘젓는다. 그러자 마음 저 밑바닥에 앙금처럼 가라앉았던 옛 기억과 꿈이 떠오른다. 요피는 어린 시절 바다로 가는 꿈을 꾸었던 것. 요피와 메루는 바다를 향해 먼 길을 떠나면서 명상의 대화를 주고받는다. 중요한 것은 ‘로드 무비’ 같은 여정에서 할아버지와 손자가 주고받는 대화. 불교 혹은 동양적 가르침이 대부분이다.
손자가 치를 떠는 라이벌 ‘안트로스’에 대한 분노를 털어놓자 할아버지는 묻는다. “안트로스가 네 분노 때문에 많이 시달리고 있겠니?” 손자가 “그 놈이 어떻게 알겠어요?”라고 화를 내자 할아버지는 말한다. “암, 그렇고 말고. 네 원한은 너에게만 고통을 준단다. 분노는 그의 마음이 아니라 네 마음에 상처를 주는 거란다.”

그러면서 할아버지는 말한다. “기억은 어느 것이나 신기루 같은 것” “위대한 스승은 내가 아니라 삶이다. 나는 기껏해야 삶에 귀 기울이는 방법을 너에게 알려줄 수 있을 뿐” “천천히 살아야 더 열정적으로 살 수 있다….”
결국 할아버지가 손자에게 강조하는 한 마디는 ‘지금, 여기’를 잘 살라는 것. 나에게 상처를 주는 것은 ‘저기, 과거’의 기억이라는 신기루일 뿐이다. 자신이 화를 내는 대상은 벌써 잊어버린 일을 내가 내 마음 속에서 계속 불을 때가며 화로 키우고 있는 것이다.
“현재가 마음과 친숙한 유일한 순간이지. 마음은 이전과 이후가 있다는 것을 알지 못한단다.” 이제 요피는 호흡소리, 심장 박동소리, 바람소리처럼 ‘지금, 여기’를 충분히 느낄 수 있게 됐다. 물론 화도 가라앉고 있다.
책을 읽으면서 내내 ‘내 마음 속의 코뿔소’를 생각하게 된다. 언제나 들이받을 대상의 리스트를 꼽고 있는 코뿔소…. 그 코뿔소를 먹이고 기르는 것은 어쩌면 내 왜곡된 기억은 아닌지, 그리고 그 뿔에 들이받히는 것은 바로 내가 아닌지.
글·김한수 (조선일보 문화부 출판팀장)

한·중·일 밥상문화
김경은 지음 | 이가서·1만6천5백원
한국, 중국, 일본의 밥상문화를 통해 3국의 문화적 고유성·유전자를 탐색한다. 3국의 국민음식과 유래, 재료는 물론 음식을 대하는 태도, 정치에 투영된 음식문화, 식생활과 습관 등을 통해 각국의 국민성을 파헤친다. 중국이 누룽지로 일본을 폭격한 이야기, 고추로 문화혁명을 한 마오쩌둥의 일화 등을 읽는 재미가 쏠쏠하다.
습관의 힘
찰스 두히그 | 갤리온·1만6천원
하버드 MBA 출신의 뉴욕타임스 심층보도 전문 기자인 찰스 두히그가 자신의 나쁜습관을 고치기 위해 발로 뛰어 밝혀낸 습관 사용법을 제시하였다. 저자는 7백여 편의 학술 논문을 파헤치고, 3백여 명의
과학자와 경영자를 인터뷰했다. 그리고 습관이 개인적인 삶을 넘어 조직, 기업, 사회에까지 큰 영향을 끼치고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 7퍼센트의 미국인만 사용했던 치약이 어떻게 전 세계인의 필수품이 되었으며, 스타벅스는 어떻게 말썽꾸러기 직원을 1년만에 최우수 사원으로 만들었는지 등 다양하고 재미있는 사례를 보여준다.
시진핑의 선택
양중메이 | 알에이치코리아·1만5천원
중국의 대표적인 정치 연구가 양중메이가 중국공산당 총서기인 시진핑을 둘러싼 모든 이슈와 미래 중국의 행보를 담은 책이다. 저자는 지난 수십 년간 정치, 사회, 경제, 외교정책 등에서 시진핑이 어떤 선택들을 해왔는지를 살피고, 정확한 통계와 분석을 더해 시진핑 시대의 미래를 예측해본다. 이 밖에 시진핑의 성장과 권력투쟁에서의 승리 등 뒷얘기도 실려 있어 흥미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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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K-공감누리집(gonggam.korea.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