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생활


지난 1월 22일 오후 경기도 의정부시 의정부빙상장. 스페셜올림픽 쇼트트랙 스피드스케이팅 국가대표 현인아(16·창동중 2년) 선수가 스케이트를 신고 빙상 위에 올랐다. 대표팀 합숙훈련은 지난 1월 18일 마무리됐지만 개막 전까지 개별훈련을 하기 위해서였다. 현 선수는 나이는 적지만 같은 종목 여자선수 중 실력은 ‘넘버 원’이다.
현 선수는 자폐성장애가 있으나 이곳에서는 일반 선수와 똑같이 훈련받는다. 이곳 빙상장은 일반인과 선수급 스케이터의 이용시간이 구분돼 있다. 현 선수는 처음에는 일반인 이용 시간대(오전 10시~오후 5시50분)에 탔지만, 지난해 초 스페셜올림픽 대표팀 최태현 코치의 추천으로 선수급 훈련시간(새벽과 오후 6시 이후)으로 옮겼다.
처음에는 일반인 선수들이 현 선수와 함께 스케이트 타기를 꺼렸다. 부상을 입거나 훈련에 지장이 있으리라는 우려 때문이었다. 그러나 최 코치가 다른 선수와 보호자들을 설득했다. 지금은 누구도 현 선수를 특별하게 보지 않는다. 이렇듯 적어도 빙상 위에서만큼은 현 선수에게 차별은 더 이상 없다.
그가 처음 스케이트를 접한 것은 초등학교 2학년 때다. 처음 훈련은 좌충우돌이었다. 활주 방향과 반대로 달리거나 라인 안으로 들어가기 일쑤였다. 또 주의력이 산만한 편이어서 담당 코치는 한 가지 동작을 수십 번 반복해 가르쳐야 했다.
기본기 터득은 어려웠지만 그 이후부터는 실력이 빠르게 성장했다. 전국장애인동계체육대회에 5년째 참석해 금메달도 여러 번 목에 걸었다. 2011 아테네 하계스페셜올림픽에서는 롤러스케이트 종목에서 금메달을 땄다. 이번 스페셜올림픽 목표도 당연히 금메달이다.


1월 29일 오후 강원도 평창군 용평돔에서 열리는 2013 평창동계스페셜올림픽 개막식에서 애국가를 부를 사람은 지적장애인 박모세(21·삼육재활학교 3학년) 씨다. 박씨는 주변에서 ‘신(神)이 살린 아이’로 불린다.
엄마 뱃속에서부터 뇌에 문제가 있어 생존불가 판정을 받았다.
의료진은 낙태를 권했지만, 어머니 조영애(48) 씨는 “차마 그럴 수 없었다”고 했다.
아기는 태어나자마자 네 번의 뇌수술을 받았다. 이 과정에서 뇌를 10분의 9 가량 잘라냈다. 다리수술도 두 번 받았다. 의사는 “듣지도 보지도 말하지도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 달 만에 병원에서 퇴원한 아기는 우유도 한 번에 몇 방울씩밖에 먹지 못했다. 어머니 조씨는 온갖 정성으로 아기를 보살폈다. 그 덕분에 박씨는 조금씩 살이 붙고 세상에도 차츰 반응했다.
박씨는 다섯 살 때부터 조금씩 말을 하기 시작했다. 귀에 들리는 그대로 입으로 따라 하는 식이었다. 그렇게 말이 늘어 일곱살 때는 처음으로 노래까지 불렀다. 어머니 조씨의 기억에 따르면 들려준 노래의 음정과 박자를 정확하게 맞춰 불렀다고 한다.
어머니 조씨는 밤낮으로 음악을 들려줬다. 음악을 통해 박씨는 점차 몸의 정상 기능을 하나씩 되찾아 나갔다. 박씨는 현재 지적장애 3급, 시각장애 4급, 지체장애 3급이다. 몸의 오른쪽을 잘 쓰지 못하지만, 이제는 걸어 다니는 것은 물론 듣고 보고 말하는 데 크게 불편하지 않다.
지난해 8월 경산에서 열린 한국 스페셜올림픽 하계대회개막식에서도 박씨는 애국가를 불렀다. 박씨는 이번 스페셜올림픽 개막무대를 위해 집에서 애국가 반주를 틀어놓고 노래 연습을 한다. 배의 힘을 기르기 위해 윗몸 일으키기도 한다고 했다.
“다들 내 노래를 듣고 희망과 꿈과 용기를 얻었으면 좋겠어요.”
박씨의 말이다.

올해 만 서른. 쇼트트랙스피드스케이팅 국가대표 임화정 선수는 강한 체력과 자신감, 승부근성으로 평창동계스페셜올림픽에 임하는 메달 유망주다.
지적장애는 있지만 여느 소녀와 다름 없이 감수성이 한창 예민했던 열여덟 살, 소녀 임화정은 가출했다. 어린 시절부터 임 선수의 가정은 그다지 행복하지 못했다. 아버지는 간간이 주먹을 휘둘렀고, 엄마는 집을 나가버렸다. 하나뿐인 남동생과도 오래전 이별했다. 부산지역의 여러 복지시설을 전전하던 그는 열아홉살에 사회복지법인 베데스다에 둥지를 틀었다. 못다한 학업을 마치기 위해 부산 혜원학교에 입학한 임 선수는 24세 되던 해 처음 학교에서 운동을 접하며 새로운 삶을 살게 됐다.
지적장애가 있지만 근성이 강하고 운동신경이 뛰어나다는 것을 알게 된 이호정(44) 교사가 임 선수에게 사이클을 권했다. 사이클을 타다 몇 차례 사고를 당하기도 했지만, 그는 포기하지 않았다. 지난 5년 동안 전국장애인체육대회 부산 사이클 대표로 활약하면서 금메달 10여 개를 목에 걸었다.
임 선수는 2007년부터 쇼트트랙스피드스케이팅 종목으로 새로운 도전을 시작했다. 처음에는 빙판 위에 서는 것조차 힘들었지만, 타고난 운동신경으로 금세 적응했다. 2010년 지적장애인 국가대표 쇼트트랙 선수로 선발됐다.
이번 평창동계스페셜올림픽은 그에게 특별한 꿈을 품게 했다.
좋은 성적을 거둬 유명해지면 20년 전 헤어진 남동생을 찾는 것이다. 스페셜올림픽조직위원회도 임 선수의 가족 찾기를 적극 도울 계획이다.
글·남창희 객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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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K-공감누리집(gonggam.korea.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