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생활

김기덕 감독은 지난 9월 13일 서울시내 한 호텔에서 열린 수상 축하연에서 “제2, 제3의 김기덕이 나올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 영화 제작 환경이 오락 위주로 흘러가면서 투자, 지원 쪽으로부터 조정이나 지시를 받는 감독들이
많다 보니 2000년대 한국 영화를 알린 감독들 작품 같은 게 (더 이상) 없지 않나 싶다”면서 안타까워했다.


김 감독은 또 영화산업 관계자들에게도 쓴소리를 했다. “단 한 관에서도 개봉 기회를 얻지 못하고 곧바로 다운로드 시장으로 넘어가는 영화가 많은데 파리의 멀티플렉스는 13관이 다 다른 영화가 걸려 있습니다. 흥행영화가 상영관을 2~3개씩 차지하고 있으면 동료 영화인들의 쿼터를 뺏는 것 아닌가요. 균형을 잡았으면 좋겠습니다.”
이날 축하연에 참석한 최광식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최근 한국 영화의 성장이 지표상에 머물지 않고 제2, 제3의 <피에타>가 나올 수 있는 안정적 발전 토대가 갖춰질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문화체육관광부는 베니스영화제에서 황금사자상을 받은 김기덕 감독에게 은관 문화훈장을 수여하기로 결정했다. 김 감독은 2003년에 옥관 문화훈장을, 2004년에 보관 문화훈장을 받은 바 있다.
김 감독은 스스로 ‘열등감을 먹고 자란 괴물’로 평가할 정도로 거친 인생을 살아왔지만 그 과정을 극복하며 감독으로서 꽃을 피웠다. 그는 1960년 경북 봉화의 가난한 농가에서 태어났다. 어려운 가정 형편 때문에 어려서부터 생업에 종사했다.
서울로 올라와서는 청계천 일대의 공장을 전전했다. 군 제대 후 유럽으로 떠나 길거리 화가로 살다가 영화에 빠져 감독의 길로 들어섰다. 영화에 대해 지식이 전혀 없었던 그는 스스로 터득하며 만든 시나리오와 촬영기술로 오늘날 세계적 감독의 반열에 올랐다.
그의 영화는 늘 논란을 달고 다녔다. 폭력이나 성폭행, 엽기적인 행위 등 지나치게 극단적인 묘사가 문제였다. ‘이단아’나 ‘괴물’ 같은 말들이 늘 김 감독을 따라다닌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한편 김 감독의 도전은 여기서 끝나지 않을 것 같다. 그의 작품 <피에타>가 내년 2월 열리는 제85회 미국 아카데미영화상 시상식의 외국어영화상 부문에 출품할 한국 영화로 선정됐다. 영화진흥위원회는 지난 9월 12일 심사위원회를 구성하고 작품의 완성도와 감독 및 출품작의 인지도 등을 살펴 심사한 결과 <피에타>를 내년 아카데미에 출품할 한국 영화로 선정했다. 아카데미 시상식은 미국 자본에 의해 제작된 할리우드 영화를 중심으로 이루어진다.
외국 영화가 출품될 수 있는 창구로는 유일하게 외국어영화상이 있는데 매년 1백50개국에서 작품을 내기 때문에 경쟁이 치열하다. 앞서 한국 영화는 2009년 <마더>, 2010년 <맨발의 꿈>, 2011년 <고지전> 등을 아카데미영화상 외국어영화상 부문에 출품했지만 후보작에도 선정되지 못했다.
영진위는 <피에타>와 관련, “한국적 현실에 바탕하고 있지만 탐욕과 빈곤이 불러온 가족과 인간관계의 파괴 등 위기의 징후들은 전 세계 각국에서 공통으로 나타나고 있는 만큼 아카데미 심사위원단과 미국 관객들도 충분히 공감할 수 있는 소재와 이야기”라고 설명했다.
글·김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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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K-공감누리집(gonggam.korea.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