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생활

독일에서 마이스터를 취득하려면 중학교를 마치고 전문직업학교에 입학해야 한다. 독일은 초등학교는 4년제, 중고교는 6년제라, 중학교를 졸업하는 데 우리보다 1년 더 걸린다. 전문직업학교는 우리나라의 실업계 고등학교와 비교할 수 있다.
전문직업학교에서는 1학년 때 수학, 인문사회 교양 등 기초적인 내용을 배우고, 2·3학년 때는 대부분 직업현장에서 도제생으로 직접 실습을 한다. 실습은 공장 기계공, 가내 수공업, 제과점 등 현존하는 모든 작업 부문에서 가능하다. 도제생일 때는 학생신분으로 월급은 없고 용돈 정도를 받는다. 3년 후 졸업시험에 합격해야 전문직업학교를 졸업한다. 전문직업학교를 졸업한 후 정식으로 취업하여 현장 경험을 3년 이상 쌓은 후 마이스터 자격을 주는 학교에 진학할 수 있다.
마이스터 학교는 수업료가 비싸다. 독일 대부분 학교는 등록금이 없지만, 마이스터 자격을 주는 학교는 수업료를 받는다. 우리나라에는 마이스터 학교와 비교할 수 있는 학교가 없다. 비근한 예로 직업전문 석·박사 과정을 들 수 있다. 마이스터 학교에서는 직업에 관한 좀더 전문적인 실기 과목과 법 등을 배운다. 물론 실기교육 비중이 크다. 마이스터 학교 과정을 이수하면 필기시험과 실시시험을 치르고 이를 합격하면 마이스터 자격증을 받는다. 우리나라로 치면 석ㆍ박사 과정을 마치는 수준이다.


독일에서 마이스터 자격증을 따기는 힘들지만, 일단 취득하면 다양한 보상을 받는다. 바로 수공업 분야를 창업할 수 있으며, 도제수련생을 받을 수 있다. 명함에는 마이스터 마크를 표시한다. 마이스터가 창업하면 많은 혜택이 있고, 대부분 고객들이 인정하여 고객 유치에 절대적인 이점이 된다. 뒤셀도르프 마이스터 과정 졸업 4년 후에 실시한 설문조사에 의하면, 마이스터 자격증을 취득하고 4년이 지나면 87퍼센트 지위상승, 60퍼센트 임금상승, 42퍼센트 적성에 맞는 작업 선택 가능성이 높아져서 마이스터 취득자 대부분이 만족해한다.
마이스터 제도의 성공은 엄격한 시험과 보상에 있다. 엄격한 실기시험과 필기시험을 통과하기 위해 수험생은 최선을 다한다. 마이스터에 대한 보상은 국민적 인정이며, 마이스터는 명예와 부를 동시에 얻게 된다. 필자가 1990년 독일에서 자동차가 고장이 나서 마이스터 카센터라는 간판을 보고 수리를 의뢰한 적이 있다. 마이스터인 수리공은 자부심이 대단하고 주위 일대 관련 업체와 연계되어 어려운 일을 쉽게 하는 것을 체험했다.

한국의 마이스터 고등학교 설립은 독일의 마이스터 같은 현장 전문기술인으로 육성하기 위한 것이다. 현재 우리나라 마이스터 고교생들의 현장 작업 실력은 뛰어나다. 기능올림픽에서 우리나라가 매년 많은 상을 휩쓰는 것은 대부분 공업계 고등학생들이다. 그러나 이런 기술들이 계속 발전하지 못한다.
우리나라 공업 고등학교를 졸업하여 현장 기술자가 되면, 현장작업을 끊임없이 훈련하여 마이스터로 성장하기보다는 현실의 벽에 부딪혀 많은 학생들이 대학을 진학하여 평범한 일반관리자의 길로 가려고 한다. 공고생들이 현장에 취업하여 느끼는 현실의 벽은 현장과 사무실에 대한 차별이다. 대졸 출신자들은 관리자가 되고, 현장 기술자는 관리자가 될 수 없다는 한계에서 기술을 포기하고 대학을 가서 관리자가 되려고 한다.
우리나라에 명장(名匠)제도가 있다. 기술명장은 대한민국의 노동부에서 각 기술 분야를 대상으로 최고의 기능인을 선발한다. 이들에게는 포상과 관련 있는 심사를 할 수 있는 기회를 준다. 또한 산업 현장에서 10년 이상 품질 향상을 위한 노력으로 품질개선 성과가 있는 작업자에게 한국표준협회와 지식경제부가 품질명장이란 칭호를 수여한다.
품질명장은 전국대회 품질분임조 심사를 할 수 있다. 하지만 이러한 명장이 되는 것은 개인의 노력이지, 공업계 고등학교와 연결된 것은 아니다. 전국 명장들의 모임인 전국명장협의회에 문의하면 명장으로 선발된 이후 이들은 스스로 만족할 뿐이지 독일 마이스터 같은 명예나 보상은 없다고 한다. 명장 칭호를 받은 분들 중에는 은퇴 후에 명장 기술과 관련 없는 생계형 일에 종사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현재 우리나라의 마이스터 고등학교나 명장제도는 장기 관점에서 보면 개선의 여지가 많다. 우리나라 공업계 고등학생들의 뛰어난 손재주가 기능올림픽에서만 빛나고 사라지는 것은 무척 안타까운 우리 기술의 낭비이다. 필자는 이제라도 마이스터 기술고등학생들의 뛰어난 기술을 계속 발전시키고 명장으로 연결되어 우리 고유의 장인이 되는 제도적 개선을 제안한다.
현재 우리나라는 기술명장으로 키우는 학교 시스템이 없다. 이점은 독일의 마이스터 제도를 본받을 필요가 있다. 현재 우리나라의 마이스터 고교를 졸업한 후 현장 경력을 일정기간, 예를 들면 대학기간과 같은 4년 정도를 쌓은 후 독일의 마이스터 학교 같이 이론 중심이 아닌 현장 기술 중심으로 마치 석·박사 과정과 비교할 수 있는, 독일의 마이스터 학교를 벤치마킹해 우리나라에 맞게 수정한 시스템을 운영하고, 독일의 마이스터 제도의 성공요인인 엄격한 시험을 치뤄 올바르게 기술을 선발하고 선발된 기술인에게 마이스터(혹은 명인) 칭호를 부여해 명예와 부를 주는 것이다.
명예는 타인에게 인정받는 것이다. 명장들이 국민들에 인정받기 위해서는 정부에서 마이스터가 되는 과정의 어려움과 기술의 뛰어남을 홍보해 주고, 마이스터에게 다양한 참여 기회를 주는 것이 필요하다. 제도는 엄격한 관리가 이루어지지 않으면 실패하기 마련이다.
독일은 오랜 기간 기술을 중시한 전통으로 성공했듯이, 우리도 빠른 성공을 기대하기보다는 올바른 길을 가기 위해서 오랫동안 일관된 정책 유지가 필요하다.
언젠가 우리나라 마이스터 기술학교에 더 많은 학생들이 지원하고, 학생들이 희망을 품고 도전하여 기술을 연마하는 모습을 꿈꾼다.
글ㆍ이상복 (서경대학교 산업공학과 교수·한국품질경영학회 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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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K-공감누리집(gonggam.korea.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