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생활

“백년, 이백년 오래도록 국민들에게 맛있는 김치맛을 선보이는 김치 회사를 만들고 싶습니다.”
대한민국 식품 명장 1호가 탄생했다. 한성식품의 김순자 대표가 그 주인공이다. 김 대표는 식품 부문에서 명장 칭호를 받았다. 김치가 명장 선정 분야에 포함된 것은 올해가 처음이다. 김 대표는 5년 전에는 농림수산식품부로부터 대한민국 최초로 ‘김치명인’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한성식품은 1986년 서울 영등포구 대림동에서 구멍가게 수준의 김치 공장으로 시작했다. 종업원은 단 1명. 현재는 경기도 부천시에 있는 넓은 공장에서 3백50여 명의 종업원이 김치를 만든다. 김 대표는 “한성이 한 개의 별, 하나의 성이라는 뜻으로 풀이되지 않느냐”며 “김치에 있어서는 별처럼 빛나는 기업이 되고 싶다”고 했다.
김 대표의 김치 공장이 창업 직후부터 승승장구한 것은 아니다.
김치 공장을 차린 이듬해 여름, 전국을 강타한 태풍 때문에 채솟값이 급등했다. 이때 큰 적자를 봤지만, 김 대표는 친정 집을 담보로 돈을 빌리는 등 위기를 정면으로 돌파했다.


김 대표는 위기를 극복하고 사업을 정상화한 비결로 ‘적극적인 연구 개발’을 들었다. ‘동결 건조 김치의 제조 방법’, ‘누에 동충하초 포기김치 제조 방법’, ‘건강 풋마늘김치 제조 방법’, ‘통조림 및 PB 포장용기 삽입용 젓가락’ 모두 김 대표가 보유한 특허·실용신안이다.
김 대표는 이외에도 20종 이상의 특허와 실용신안을 보유하고 있다. 개발한 김치의 종류도 다양하다. ‘브로콜리 김치’, ‘미니롤 보쌈김치’, ‘깻잎 양배추말이 김치’ 등 다양한 식재료로 색다른 김치를 선보이고 있다.
2005년에는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승인을 받기도 했다. 국내 김치 제품으로는 최초였다. 김 대표는 “한국에서는 최초인 줄 몰랐는데 2~3년 걸려 승인을 받고 나니 수출이 쉬워졌다”며, “이후엔 국내에서도 우리 김치를 알아주기 시작했다”고 했다. 한성식품의 주요 수출국은 두바이, 러시아, 중국 등이다. 특히 두바이와 러시아에 김치를 팔기 시작한 것은 한성식품이 최초다.
모든 김치를 손수 개발하느냐고 묻자 김 대표는 “한성식품에서 나오는 모든 김치의 요리법은 전부 제 손끝에서 나왔다”고 했다. 심지어 김치에 관한 일종의 ‘생체 실험’을 했다고 한다.
“김치맛에 대해 계속 연구하고 새로운 김치를 개발하기 위해 정말 지긋지긋할 정도록 김치를 많이 먹어요. 그런데 김치를 먹지 않으면 어떻게 될까 궁금하더라고요. 두 달 동안 김치를 뚝 끊어 봤어요. 그랬더니 피부가 버석거리고 몸 상태가 영 안 좋아졌어요. 김치가 우리 몸에 얼마나 중요한지 몸으로 체험할 수 있었지요.”

김 대표는 “우리나라에서 김치는 늘 먹는 음식이니까 그 효능을 진지하게 생각하지 않는 경향이 있지만 외국에서는 ‘김치만큼 과학적인 식품이 없다’는 논문이 발표될 만큼 김치를 높이 평가한다”고 했다. “김치가 가장 몸에 좋을 때는 PH 4.3일 때”라며 “김치를 씹었을 때 새콤하면서도 아삭거리고, 끝에 찡하는 맛이 날 때”라는 설명을 덧붙였다.
김 대표는 김치 사업의 가장 큰 어려움으로 ‘재료 수급’과 ‘인력난’을 들었다. 창업 이후부터 지금까지 국산 재료를 ‘계약 재배’로 확보하고 있지만, 이상 기후가 몇 년째 지속되면서 배추 등 원재료가 안정적으로 공급되지 않아 고심이라고 한다. 직원을 뽑기 힘든 것도 문제라고 한다.
“김치를 만드는 게 부엌일, 여자들이 하는 일이라는 선입견이 아직까지 있어요. 청년 실업이 사회문제라고 하는데 저희가 함께 일할 분들을 뽑을 때 보면 아닌 것 같아요. 제 목표는 저희 회사가 직원들이 정말 일하기 좋은 곳으로 느끼도록 복지를 향상하는 겁니다.”
김 대표는 김치에 관한 새로운 ‘실험’을 시작했다. 지난 1월 출범한 ‘대한민국김치협회’의 초대 회장을 맡아 김치의 규격화와 세계화를 위해 힘쓰고 있다.
“늘 밥상에 오르는 김치지만 김치는 소중한 문화유산이기도 합니다. 김치가 ‘기무치’로 둔갑해 일본이 김치 종주국이 될 뻔한 일을 기억해야 해요. 또 요즘에는 중국산 김치가 범람하고 있잖아요. 맛과 질을 차별화해 김치 종주국의 위상을 지켜야 합니다.”
대한민국김치협회는 자조금을 조성해, 협회 차원에서 단기 김치교육 과정을 운영하고 있다. 김치 사업을 하는 사업주들에게 큰 도움이 되는 내용으로 꾸려져 있다고 한다.
올해 3월에는 경기도 부천시에 있는 영상문화단지 내 공방거리에 ‘김치 테마파크’를 열었다. 김 사장은 “유치원생부터 성인까지 다양한 사람들이 김치 테마파크를 방문해 김치 담그는 법을 배운다”며 “이제 외국의 최고 주방장들이 우리 김치를 배우러 올 날이 머지 않았다”고 했다.

김 대표에게 최근 개발한 김치 중 특별히 마음이 가는 김치가 있냐고 물었다. 김 대표는 ‘홍백 김치’를 들었다.
“홍백 김치는 고춧가루를 쓴 일반 배추김치와 백김치로 이뤄진 김치예요. 부인은 그냥 김치를 먹고 싶은데 남편은 백김치를 좋아하는 경우 홍백 김치를 먹으면 됩니다. 재미도 있으면서 제3의 맛이 나는 맛있는 김치입니다.”
식품 명장은 어떤 김치를 가장 좋아할까. 대답은 다소 싱거웠다.
“그냥 알맞게 익은 배추김치가 좋아요. 아삭거리면서 김치의 풍미가 제대로 느껴지는 배추김치라면 다른 반찬이 없어도 되죠.”
글·하주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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