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생활

“입사 당시부터 소망하던 최고 기술자로 인정받게 돼 무척 기쁩니다. 명장 선정 소식을 들은 아이들이 휴대전화로 ‘아빠가 자랑스럽다’는 축하 메시지를 보내와 더욱 기뻤지요.”
올해 판금제관 명장 1호가 된 손창수(49) 삼성중공업 부장의 소감이다. 그는 30여 년 동안 각종 철골구조물을 제작해 온 판금제관 기능장이다. 판금제관은 금속을 구부리거나 잘라서 특정한 구조물이나 형상을 만드는 일로, 강철교량, 선박, 철골건물, 해양구조물 등 다양한 분야에 적용되는 기술이다. 우리가 보는 철골구조물은 모두 이 기술을 통해 제작된다고 보면 된다.
산업인력공단은 지난해까지 이 직종 명장을 판금(7명)과 제관(7명)으로 나누어 선정했으나 올해부터는 통합해 선정하고 있다. 손부장이 통합한 후 선정된 판금제관 명장 1호인 셈이다.
조선(造船) 선진국인 한국은 판금제관 부문에서도 세계 최고의 기술을 자랑한다. 선두 자리를 놓고 삼성중공업, 현대중공업, 대우조선 등 국내 업체끼리 자존심 경쟁을 벌일 정도다. 손부장은 “제가 수행하고 있는 대형 해양구조물 분야의 경우 한국의 세계 시장 점유율이 50퍼센트 이상”이라고 말했다.


손 부장은 삼성중공업의 간판스타이자 대표선수라고 할 만큼 경력이 화려하다. 그는 1988년 경남지방기능경기대회와 전국기능경기대회 철구조물 직종에서 각각 금상과 동상을 수상했다. 또한 2005년 ‘삼성중공업인상’을 수상한 데 이어 2006년에는 삼성중공업 명장에 선정되었다. 1997년부터는 삼성중공업이 삼성그룹과 협력사 직원들을 대상으로 매년 실시하는 기능경기대회 해양구조물 직종 문제출제 및 심사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선박, 교량, 산업 플랜트, 발전소 설비, 초고층빌딩 강구조, 초대형 해상 크레인, 풍력발전기 설치선 및 도크게이트 등 육상과 해상을 넘나드는 강구조물 실무 경험은 일일이 열거할 수 없을 정도다.
사할린 해양플랫폼, 영종대교, 서해대교, 미국 타코마대교, 월드컵경기장(서울), 인천공항, 교통센터 등이 그의 판금제관 기술과 공법노하우를 통해 완공된 시설물이다.
이 중 사할린 해양플랫폼은 고정식 해양설비 중 세계 최대 규모로 기네스북에 등재돼 있다. 원유와 가스를 동시에 시추, 생산할 수 있는 이 해양구조물은 가로 1백미터, 세로 1백5미터, 높이 1백20미터로 축구장 2배 넓이에 건물 40층 높이의 규모다.
전체 무게는 중형 승용차 2만5천대의 중량인 3만3천톤에 이른다. 손 부장은 “이 해양플랫폼을 2004년 1월부터 2007년 5월까지 41개월 만에 완공했는데, 진도 7의 지진과 영하 40도의 극한 상황에서도 견딜 수 있도록 제작했다”고 말했다.
‘필툰 B’라 이름붙여진 이 구조물은 2006년 사할린 섬 동쪽 6킬로미터 해상에 설치되어 있는데, 하루 2백60만세제곱미터의 천연가스와 7만배럴의 원유를 생산하고 있다.
손창수 부장은 현재 거제조선소 생산기술팀 구조기술 파트장으로 근무 중이며 사할린 해양플랫폼과 같은 초대형 해양구조물과 특수구조물 공법 책임자로 현장을 지휘하고 있다. 그는 “어렸을 때 부터 꿈꾸던 최고 기술자가 된 것도 기쁘지만 좋아하는 일을 할 수 있어 행복하다”고 말했다.
“저는 중학교 때부터 기술자가 되고 싶었어요. 그래서 부모님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고교 진학을 포기한 채 포항직업훈련원에 들어갔죠. 그것도 키가 작아서 2년을 기다렸다가 들어갔습니다.”
1년 과정의 직업훈련원(현 폴리텍 대학)에서 그는 용접 기능사 2급 자격증을 취득했고, 수석으로 졸업했다. 덕분에 당시 취업 후보생들에게 인기 최고였던 삼성조선(현 삼성중공업 거제조선소)에 입사할 수 있었다.
“입사한 후 몇 년 동안은 용접만 했는데, 똑같은 일을 반복하려니 따분해서 오래 할 수가 없더군요. 그래서 제관 일을 배우게 됐고, 좀 더 효율적으로 일하기 위해 꾸준히 연구하다 보니 회사에서 인정받는 기술자가 되더군요.”

그의 성공 비결은 기능직이라고 주어진 일만 한 것이 아니라 좀더 나은 방법을 찾아 끊임없이 공부하고 연구했다는 데 있었다. 그는 판금제관 기능장과 용접 기능장 등 6개 관련 기술 자격증을 취득했다. 바쁜 업무 틈틈이 공부해 진주방송통신고를 졸업했고, 사내 후배들은 물론 관련 중소기업 직원들의 기량 향상을 위해 책자를 발간하는 등 공법 전수 교육에도 힘쓰고 있다. 그에게 “앞으로 하고 싶은 일이 무엇이냐”고 묻자 이런 대답이 돌아왔다.
“당장은 사내외 후배들의 역량을 키워 주는 역할을 해야 하고, 퇴직(58세 정년) 후에는 그동안 습득한 기술을 바탕으로 학생들을 지도하는 기술계 학교 교수가 되고 싶습니다. 저는 동료와 협력해 새로운 공법을 고안해 내고, 그 공법을 활용해 대형 구조물을 성공적으로 완공했을 때 세상을 다 얻은 것처럼 기쁘고 뿌듯했습니다. 그 기분을 후배들도 느낄 수 있도록 가르치고 싶어요.”
글ㆍ서철인 기자
K-공감누리집의 콘텐츠 자료는 「공공누리 제4유형 : 출처표시 + 상업적 이용금지 + 변경금지」의 조건에 따라 자유롭게 이용이 가능합니다. 다만, 사진의 경우 제3자에게 저작권이 있으므로 사용할 수 없습니다. 콘텐츠 이용 시에는 출처를 반드시 표기해야 하며, 위반 시 저작권법 제37조 및 제138조에 따라 처벌될 수 있습니다.
[출처] K-공감누리집(gonggam.korea.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