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생활

송파어린이도서관을 찾은 것은 지난 9월 4일, 엄청난 폭우가 쏟아지던 날이었다. 궂은 날씨에도 불구하고 도서관 안엔 10여명의 아이들로 북적거렸다. 노랑, 주황으로 밝게 칠해진 도서관 내부와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춰진 낮은 책꽂이가 눈에 들어왔다. 책꽂이에는 전래동화부터 영어동화까지 다양한 책들이 빼곡히 들어차 있었다.
송파어린이도서관은 지하 1층, 지상 3층 규모로 지난 2009년 4월 개관했다. 소장하고 있는 책은 1만8천 권에 이른다. 이 도서관의 최대 장점은 무엇보다 상시로 운영되고 있는 독서·문화 프로그램이다. ‘도깨비감투 어르신의 옛날이야기’, ‘토요 체인지’, ‘책과 함께하는 영화여행’, ‘동화로 떠나는 세계여행’ 등이 대표적이다.


이 중 ‘도깨비감투 어르신의 옛날이야기’는 도서관이 개관한 이후 3년 동안 꾸준한 인기를 얻고 있는 프로그램이다. 할머니의 무릎에 누워 옛날이야기를 들으며 잠들곤 했던 어른들의 추억을 요즘의 아이들에게도 전해 줄 수 있어서다. 이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자원봉사자들은 ‘은나래 재능기부자’로 불린다. 은나래라는 이름은 노인 대상 프로그램에서 흔히 사용하는 실버라는 말 대신 고안해 낸 것이다.
송파어린이도서관은 올 들어 지금까지 도서관 내에서 이뤄져 온 ‘도깨비감투 프로그램’을 ‘찾아가는 도서관’으로 새롭게 만들었다.
찾아가는 도서관 프로젝트는 지난 6월 문화체육관광부에서 시행한 ‘2012 독서의 해 대표 프로그램 공모전’에서 우수 프로그램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이 공모전에서 서울 송파구의 ‘찾아가는 도서관’을 비롯해 부산 중구의 ‘보수동 책방골목문화행사’, 대구 북구의 ‘찾아가는 1318 독서아카데미’ 등 14개 시·도의 16개의 프로그램이 최종 선정됐다.
‘찾아가는 도서관 프로그램’ 봉사자 1기는 현재 심화교육 이수에 한창이다. 이들은 9월 13일 모든 수업을 마치고 10월부터 관내의 어린이집, 유치원 등을 찾아가 활동을 시작한다. 1차 교육만 수료하면 됐던 이전까지의 재능기부자들과 달리 이들은 구연동화 테크닉, 민요, 춤사위 등 다양한 심화수업을 통해 역량을 키우고 있다.
이름에서 알 수 있듯 자원봉사자들은 모두 55세에서 70세 사이의 어르신들이다. 거주지 및 특별한 자격조건은 없다. 주로 송파구청에서 진행하는 실버 대상 교육, 복지관, 송파문화원 등에서 은나래 독서자원활동가 프로그램을 알고 자발적으로 지원한 이들이다.
하지만 그냥 재능기부자로 활동을 시작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모든 봉사자들은 2개월간 기본교육을 받는다. 8회로 구성된 교육프로그램에는 구연동화는 물론 전통놀이와 민요 등도 포함돼 있다. 아이들에게 다채로운 재미를 주기 위해서다.


송파구 장지동에 거주하고 있는 손정임(60)씨는 지인의 소개로 은나래 재능기부자 프로그램을 알게 됐다. 평소 내성적이어서 사람들 앞에 나서는 것을 좋아하지 않았지만 봉사를 하겠다는 마음으로 교육에 참여하게 됐다고 한다. “손자가 있다 보니 특히 아이들을 위한 활동인 은나래 프로그램이 마음에 들었어요. 내일 가락동 혜림유치원으로 첫 실습을 가는데, 2인 1조로 <똥떡>이라는 책을 들려줄 예정이에요.” 그는 “그냥 책을 읽는 게 아닌 구연동화라 걱정은 되지만 마음이 설렌다”고 말했다.
1차 교육에는 55명의 어르신이 참여했다. 하지만 개인적인 사정으로 빠지는 이들이 생겨 현재는 30명 가량이 심화수업을 듣고 있다. 참여자들은 대부분 할머니들로, 할아버지는 3명뿐이라고 한다.
은나래 재능기부자들은 원래 무급 자원봉사자들이다. 하지만 찾아가는 도서관 1기 어르신들은 10~11월 두 달 동안 문화체육관광부의 지원을 받게 된다.
1기 어르신들은 지난 6월 13일 첫번째 시범수업을 가졌다. 이날 수업에서는 <손큰할머니의 만두만들기> 등의 동화를 구연하고 동화작가와의 만남을 가졌다. 작가와의 만남 자리엔 실버 동화작가인 이가을씨가 참석했다. 송파어린이도서관 정원임 관장은 “행사가 성황리에 마무리되면서 찾아가는 도서관의 활동에 기대가 높아졌다”고 말했다.
글·이현민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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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K-공감누리집(gonggam.korea.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