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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생활

여기가 공항? 서울역이 달라졌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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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년 전 큰아들이 휴가 나왔다가 돌아가는 날, 역 한복판에 서서 아들 뒷모습 지켜보다가 눈물 흘린 적 있었어요. 그런데 막내랑 이런 곳에 앉아 있으니 감회가 새롭네요.”

빳빳하게 다린 군복을 입고 커피를 한 잔 따라 마시는 막내아들을 지켜보던 김화숙(59)씨가 서울역 ‘여행장병라운지’에 앉아 아들과 환담을 나눴다.

밝은 색상의 의자와 탁자, 빽빽이 꽂혀 있는 책과 푸짐히 차려진 과자가 언뜻 국제공항 라운지 분위기를 주지만, 알고 보면 국군 장병들의 휴식 장소다. 휴가에서 복귀하는 장병과 가족들의 쉼터로 만들어진 여행장병라운지는 얼마 전 ‘대한민국 서울역 재창조’ 프로젝트의 하나로 기존 국군수송지원반(TMO)을 새단장한 곳이다. 열차표 예약과 발권 등 단순 수송 업무만 제공하던 안내소에서 벗어나 여러 편의시설을 갖춘 국군 장병 전용 쉼터로 변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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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해 서울역을 찾는 사람은 3천3백60만명에 이른다. KTX와 공항철도가 개통되면서 외국인의 서울역 이용률도 높아지고 있는 만큼 국제도시 서울의 대표 관문으로서의 역할과 위상에 맞게 재창조할 필요성이 생겼다.

이에 코레일은 지난 5월 서울역 2층 맞이방에 전국신상품전시장을 설치하는 것을 시작으로 공예품매장 ‘하이핸드코리아’, 여행장병라운지 등을 만들었다. 역 공간을 새로 꾸미는 것뿐 아니라 환승도우미 서비스를 시작하면서 더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데도 초점을 맞추고 있다.

서울역 재창조 프로젝트의 목적은 크게 두 가지다. 서울과 한국을 대표하는 공간, 외국인들이 다시 찾고 싶어하는 공간을 만드는 동시에 내부시설과 디자인을 새롭게 하면서 이용객이 편리한 서울역을 만들자는 것이다.

전통 공예품을 파는 하이핸드코리아는 한국적 문양을 새긴 젓가락부터 장인의 손길이 닿은 나전칠기와 한산모시 등 다양한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공항철도 승강장으로 향하는 길목에 있어 출국 비행기를 타기 전 기념품을 고르는 외국인의 발길이 잦다.

이곳에서 한산모시 컵받침을 구경하던 일본인 다니구치 유카리(31) 씨는 “친구들에게 한국 전통 물건을 선물하고 싶었는데 막상 파는 곳이 적어 사지 못했었다”며 “다양한 제품이 있어 뭘 살까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함께 여행을 온 미야즈카 에미(33) 씨는 “한국에 다섯번째 오는데 올 때마다 변화하는 것이 보여 늘 새롭다”며 “서울역도 점점 편리해지는 것 같다”고 했다.

환승도우미 서비스는 이용객들이 서울역을 편리하게 이용하도록 돕는 제도다. 노인이나 여성 등 교통 약자들이 택시를 타고 내릴때 짐 옮기는 것을 돕고, 주변 지역을 안내하며 철도 이용에 궁금한 점을 곧바로 해결해 주는 도우미가 역 곳곳에 배치됐다. 부산으로

가는 KTX 열차를 타러 서울역에 도착한 승객 한상만(67)씨는 “관절염을 앓고 있어 매번 짐을 들고 역까지 오르락내리락하는 것이 힘들었는데 도우미들이 도와주니 한결 편하다”며 달라진 서비스에 만족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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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년 KTX 개통에 맞춰 새로운 역사로 자리를 옮기게 된 서울역의 원래 콘셉트는 ‘국제공항 같은 기차역’이었다고 한다. 그러나 필요에 따라 내부시설이 늘어나고 공항철도가 개설되면서 점차 내부시설이 복잡해지고 통일감이 떨어지게 됐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서울역은 우리 전통 정서를 살리면서 이용객의 편의를 최대화하는 방향으로 재구성된다. 올해 안에 시작하는 디자인 리뉴얼 작업은 이용객의 동선을 최우선으로 고려해 불필요한 광고물이나 시설물 등을 제거하는 작업부터 시작한다.

임대매장 간판 등의 전면 재배치, 매장과 전시장의 위치나 수의 조정, 국내외 우수 광고 사례를 접목한 역내 광고 매체 디자인의 개선·규격화가 이뤄질 예정이다. 역에서 문화적 체험이 가능하도록 서울의 특색을 담을 수 있는 공간도 마련할 예정이다.

코레일 홍보문화실 유명숙 과장은 “서울역 재창조는 규모가 큰 다른 KTX 정차역의 리모델링에도 많은 영향을 줄 것”이라며 “궁극적으로는 기차 문화를 발전시키는 것이 목적이다”고 밝혔다.

글·김효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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