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생활

헌옷이나 폐품을 손질해 되파는 영국 기업 굿윌, 취약계층에게 생활비를 빌려주는 그라민 은행이 설립한 그라민-다농 컴퍼니, 알코올 중독자와 전과자를 고용하는 파이어니어 휴먼서비시즈 등 세계적으로 명성을 떨치는 이 기업들의 공통점은 사회적기업이라는 것이다.
사회적기업이란 사회적 목적을 추구하면서도 이익을 얻는 기업형태를 말한다. 고령자, 장애인, 여성 등 취약계층에 일자리나 사회서비스를 제공하면서 발생한 수익도 사회적 목적을 위해 재투자하는 기업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취약계층에 일자리를 제공하는 기업, 취약계층에 필요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 등을 사회적기업으로 인정하는데, 2011년부터는 취약계층이 아니라도 지역사회 주민의 삶의 질 향상에 기여하는 제품이나 서비스를 제공할 때도 사회적기업으로 인정해 주고 있다.


외환위기 이후 심화된 양극화와 높아진 실업률 등으로 양질의 일자리를 얻기 어려워지고, 고령화와 저출산 등으로 사회서비스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면서 사회적기업이 대안으로 떠올랐다. 특히 기업의 사회공헌 활동이 당연시되면서 이윤만 추구하는 대신 사회적 목적을 위해 운영하는 사회적기업이 늘어났다. 2007년 사회적기업육성법이 제정된 후 5년 사이에 전국적으로 6백80개의 사회적기업이 설립된 데다가 종사하는 근로자수도 8천명을 넘어섰다.
8월 31일부터 9월 1일까지 경기도 화성에서는 문화체육관광부와 현대자동차가 함께 ‘사회적기업 소통 활성화를 위한 워크숍’을 열기도 했다. 성공한 사회적기업의 사례를 소개하고 사회적기업 생태계 발전을 위한 방안을 모색하는 동시에 대기업과 사회적기업의 소통을 통해 동반 발전을 이뤄내자는 취지에서다.
이 자리에서 첫번째 강연자로 나선 한국사회적기업진흥원 최혁진 기반조성본부장은 “유럽이나 북미 지역에서 사회적기업은 오랫동안 자생적 노력으로 커 왔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정책적인 지원이 있어 빠르게 양적으로 성장해 왔다”며 “그러나 이제는 시민사회의 인식, 문화, 시장 환경도 같이 변해야 한다는 것을 느끼는 시점”이라고 말했다. 특히 사회적기업이 종종 운영상의 어려움을 겪는 것을 지적하며 “지속가능한 사회적기업 생태계가 만들어지려면 사회적협동조합 등 여러 형태의 사회적기업이 등장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12월 1일부터 협동조합기본법이 발효된다. 협동조합은 투자자가 소유하는 일반 기업과 달리 조합원의 이익을 우선으로 하고, 조합원들은 투자 규모와 상관 없이 1인 1표를 배당받게 된다. 또 지역사회에 공헌하고 공생발전을 이끄는 데 도움이 된다.

사회적협동조합은 자격을 검토해 인증받아야 하는 사회적기업과 달리 조합을 결성하기만 하면 법인격을 부여받기 때문에 설립하기가 훨씬 쉽다. 게다가 사회적기업 유형은 일자리 제공, 사회서비스제공 등으로 정해져 있지만 사회적협동조합은 다양한 목적과 형태를 가지고 설립될 수 있다. 최혁진 본부장은 “사회적기업이 가장 발달했다는 이탈리아 사회에서 사회적기업은 사회적협동조합의 형태로 나타난다”며 “뜻을 함께하는 사람들이 모인 사회적협동조합은 새로운 실천전략으로 자리 잡을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워크숍에 참여한 전문가들은 지금이 사회적기업 생태계에 새로운 전기를 맞이한 시점이라고 입을 모았다.
두번째 강연자로 나선 한신대학교 사회복지학부 이인재 교수는 “사회적기업이 좀 더 안정적이고 혁신적으로 발전하려면 이해당사자가 협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회적기업 내에서도 인재육성과 적극적인 경영전략을 펼치는 것은 물론, 정부는 만들어진 사회적기업을 지원하는 데만 그치지 말고 사회적기업이 들어서기 쉬운 환경을 조성하는 데도 힘써야 한다는 것이다.
또 대기업들의 직·간접적 사회 참여가 중요하다는 의견을 밝혔다. 대기업이 놓치기 쉬운 사회 취약계층의 일자리 창출이나 서비스전달 분야를 사회적기업이 보완하고, 대기업은 이를 지원하면서 양쪽의 성장동력을 강화하는 게 필요하다는 것이다.
실제로 사회적기업은 상생과 공생발전의 가장 좋은 대안 중 하나로 대기업들의 관심을 받고 있다. 기존의 사회공헌 활동이 봉사활동이나 사회복지단체에 기부하는 것에 그쳤다면 사회적기업을 설립하면 지속적인 가치를 창출해 낼 수 있기 때문이다.
현대자동차는 노인 및 장애인 돌봄분야 1호 사회적기업인 ‘안심생활’을 2006년에, 국내 첫 장애인용 보조기구 생산 사회적기업인 ‘이지무브’를 2010년에 설립해 사회적기업을 통한 상생발전에 앞장서고 있다. 특히 이지무브의 제품들은 식품의약품안전청에서 의료기기 품질인증 GMP를 받아, 사회적기업의 제품 품질은 뒤떨어진다는 일부 오해를 없앴다.
워크숍에는 성공적으로 목적을 달성한 20개 사회적기업 대표들도 자리를 같이했다. 노리단, 자바르떼, 도서출판점자, 에이컴퍼니 등 4개 기업은 운영사례를 발표하면서 노하우를 공유하고 애로사항을 털어놓으며 친목을 다졌다.
지자체의 지원을 받아 새로운 사무실을 마련하게 된 노리단 유효봉 대표는 “지역사회 문화 발전에 공헌하는 방법을 고민 중”이라며 “지역사회와 지역주민이 함께 발전할 수 있는 사회적기업으로 성장하고 싶다”는 포부도 밝혔다.
글·김효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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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K-공감누리집(gonggam.korea.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