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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생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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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프랑스의 전범재판 전문 저널리스트인 저자는 2009년 3월부터 2010년 7월까지 캄보디아 프놈펜에서 열린 ‘두크재판’을 취재했다. 두크(70)는 크메르루주 집권기간(1975~1979) 악명 높은 감옥 S-21의 교도소장으로 1만2천명의 동포를 ‘배신자’란 이름으로 처형한 학살범.

세계 각국의 법조인들이 참여한 국제재판 재판정에 선 두크는 전직 수학교사다운 깐깐한 노인의 모습이었다. 그는 인생의 대부분 기간을 모범생으로 보냈다. 과거 급우들은 “선한 친구였다”고 하고, 그에게 배운 학생들은 “모범이 되는 선생님이었다”고 기억했다. 투철한 책임감과 성실함이 그의 트레이드 마크였다.

마오쩌둥주의에 빠진 후에도 그의 성실함은 당(黨)의 신임을 얻기에 충분해 교도소장에 올랐다. 교도소장 재임시절에도 그는 당을 배신했다고 의심받는 과거의 동료와 상관, 부하들을 ‘성실히’ 심문해 자백받고, ‘성실히’ 처형했다. 그가 지휘한 S-21 교도소의 고문과 학살은 ‘킬링필드’의 대명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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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에 재판은 싱겁게 끝날 것처럼 보였다. 첫 공판부터 두크가 선선히 자신의 죄를 실토했기 때문이다. 그는 비상한 기억력으로 30년 전 일들을 되살렸고, 피해자들의 기억이 가물가물하는 것도 바로잡기도 했다.

하지만 그의 자백은 늘 총체적인 책임에 대한 시인이었다. 각론으로 들어가면 그는 늘 빠져나갔다. 고문과 살해현장엔 가지도 않았으며 ‘위에서 시키는 대로 서류에 서명만 했다’는 것. 하지만 그의 죄상은 자신이 꼼꼼히 정리해놓은 죄수들의 자백 서류 때문에 백일하에 밝혀진다. 결국 마지막 순간 징역 40년이 구형되자 본모습을 드러낸다.

그는 “(은둔생활이 발각돼 체포된) 1999년부터 10년 하고도 6개월, 18일을 감옥에서 보냈다”며 “이제 풀어주시길 간곡히 요청한다”고 주장한 것. 재판 과정에서 “부끄럽다”

“국민이 원하는 어떤 처벌도 달게 받겠다”고 했던 그의 고백은 자신에게 동정적이고 유리한 여론을 조성해 재판을 풀어가려는 ‘꼼수’였던 셈이다. 하지만 법정은 그에게 30년형을 선고했다. 두크는 항소했으나 지난 2월 무기징역을 선고받았다.

저자는 수십 명에 이르는 증인들의 증언과 방대한 자료, 인터뷰를 통해 한 평범한 인간이 악의 화신, 괴물로 변했던 내면의 변화까지 꼼꼼히 추적해 수작(秀作) 법정 드라마를 만들어냈다.

글·김한수 (조선일보 문화부 출판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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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사의 神
우노 다카시 지음 | 쌤앤파커스·1만4천원
‘이자카야의 전설’로 불리는 우노 다카시가 장사의 노하우를 전한다. 저자는 5평짜리 가게에서 시작해 수도권에만 20개가 넘는 가게를 소유하고 있다. 저자는 “인적이 드문 곳에 가게를 열라”고 말한다. 실력만 있으면 얼마든지 손님을 불러올 수 있기 때문이다. 가게 입지를 선정하는 방법부터 한 번 온 손님을 단골로 만드는 법까지 다양한 비법을 소개한다. 장사에 도전하고 싶은 사람들이 한 번쯤 읽어볼 만한 책이다.

꽃과 쓰레기
틱낫한 지음 | 이솔·1만5천원
태국 출신 승려 틱낫한이 마음을 분석해 행복하게 살아가는 방법을 전한다. 5세기의 승려이자 학자인 세친의 <유식삼십송>, <유식이십송>에 바탕을 둔 것으로, 누구나 쉽고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불교 심리학 안내서이다. 저자는 어떤 씨앗을 키우느냐에 따라 마음밭은 꽃밭이 될 수도, 쓰레기장이 될 수도 있다고 말한다.

문명의 대가
제프리 삭스 | 21세기북스·2만8천원
<빈곤의 종말>, <커먼 웰스>를 쓴 경제학자 제프리 삭스의 최신작이다. 저자는 현재 미국의 위기는 경제뿐만 아니라 사회 전반의 붕괴를 반영하고 있다고 말한다. 이 책에서는 경제, 정치, 사회, 심리의 네 가지 차원에서 미국의 현실을 폭넓게 검토했다. 또, 교육, 노동시장, 빈곤, 환경 및 에너지 등 사회의 다양한 측면에서 앞으로 미국이 나가야 할 방향을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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