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생활

이기환(57) 소방방재청장. 그의 집안은 3대가 소방공무원으로 근무하고 있는 ‘소방가족’이다. 1977년 4월 1일 소방사로 공직에 입문, 1979년 소방간부후보생 2기를 거쳐 공직에 본격 입문한 이 청장은 2002년 대구 동부소방서장, 2008년 소방방재청 소방정책국장, 2009년 소방방재청 차장을 거쳐 2011년 소방방재청장에 오른 입지전적 인물이다.
재난현장에서 제대로 작동하는 ‘친서민 현장중심의 소방방재 정책’을 적극 추진해온 그는 “재난에 대한 현장중심의 대응체계를 갖춰 선제예방체제를 구축했다”는 평을 받고 있다. 7월 11일 광화문 정부종합청사 소방방재청장 집무실에서 그를 만났다.

올해는 ‘매미급’에 달하는 대형 태풍이 예상된다는 기상예보가 발표됐습니다.
“우리나라를 거쳐가는 태풍은 한 해 평균 3~25개정도입니다. 이 중 직접적인 영향을 끼치는 것이 2~3개가량 됩니다. 지난 2010~2011년 두 해 연속 우리나라에 집중호우가 온 것을 고려하면, 올해도 그냥 지나가지 않을 것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그런 점에서 소방방재청장으로서 어깨가 무겁습니다. 하지만 2010~2011년 호우로 인해 발생한 피해는 장기과제로 분류된 7곳을 제외하고는 모두 복구가 끝났습니다. 소방방재청은 항구복구체제를 지향하고 있습니다. 한번 사고가 난 곳에서 다시 사고가 일어날 확률을 제로(0)로 하자는 것이지요. 2010~2011년과 같은 사고가 되풀이될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자신합니다.”
지난해에는 우면산 산사태, 광화문 물바다 등 불행한 사고가 있었습니다.
“일부 전문가들은 우면산의 위험성이 아직 완전히 해소되지 않았다고 주장합니다. 하지만 저희가 직접 방문해 확인한 결과 지난해에 문제가 발생했던 곳에서 다시 문제가 생길 가능성은 없다는 판단을 내렸습니다. 산사태 특별관리구역을 2천96곳에서 2천5백87개소로 확대하고, 전담 관리자를 복수로 지정해 관찰하고 있으며, 저지대 주택·상가 5만9천4백85세대 중 4만1천5백70세대에 침수방지시설을 설치했습니다. 또 전국 지하철 역사 5백72개소에 빗물유입 방지 시설을 갖췄고, 올림픽도로나 강변북로 등 2백45개 침수 예상도로에 대해 긴급통제체제를 구축했습니다.
광화문도 마찬가지입니다. 광화문은 지난 2년동안 물에 잠겼습니다. 이에 대비하기 위해 올해는 세종로 지하주차장에 1만5천톤급의 저류지를 만들어 만반의 채비를 갖췄습니다. 한 가지 우려되는 것은 광화문 일대가 모두 아스팔트여서 물이 스며들어 빠지지 못한다는 문제입니다. 하지만 이 부분도 모두 대비책을 강구해뒀기 때문에 최소한 2010~2011년과 같은 강도의 집중호우가 내린다 하더라도 충분히 견뎌낼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기상청과 호흡이 중요할 것 같은데요.
“기상청과는 수시로 정보를 공유하고 있습니다. 기상청에서 소방방재청으로 매일 자료를 보내주고 있지요. 기상청의 자료 외에도 미국, 일본의 기상 정보를 취합해 종합적으로 판단하기 때문에, 3시간 전에는 기상이변 상황을 체크할 수 있습니다. 최근 들어 우리나라 날씨의 특징은 국지성 호우가 많이 온다는 점입니다. 구름이 서울 전체를 다 덮는 것이 아니라 용산이면 용산, 강남이면 강남 하는 식의 국지성 호우가 많아지는 것이죠. 이런 국지성 호우는 사실 기상청도 정확하게 예측하기 어려운 것이 현실입니다. 하지만 태풍은 경로 예측이 가능합니다.”
올 여름은 무척 더울 것이라고 합니다. 물놀이 대책마련도 각별할 것으로 보입니다.
“전국 1천7백49개소의 물놀이 관리지역을 대상으로 전담제를 실시, 예방점검체계를 강화했습니다. 자원봉사자를 합쳐 11만명의 안전요원을 확보했으며, 5천명의 물놀이 관리요원을 고정 배치해 사고예방에 총력을 기울여 왔습니다. 그 결과 2008년 이전까지 매년 150명 규모였던 물놀이 사망자가 2009년 68명, 2010년 57명, 2011년 52명으로 대폭 감소했습니다. 올해는 14억원의 정부예산을 특별히 지원받아 물놀이 지역에 구명조끼, 튜브 등의 안전시설을 마련했고, 야간에도 119 구조대원을 배치했습니다.”
소방공무원들의 취약한 근무 환경을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은데요.
“소방공무원들은 매년 6~8명이 순직하며 3백80명이 다칩니다. 소방공무원 사후에 보상을 해주는 것보다 이들이 다치지 않도록 미리 예방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노후 소방차량을 교체하기 위해 특별교부세 2백5억원을 시·도에 교부했으며, 소방장비 품질 개선을 위한 예산 5억원을 국고에서 지원받았으며, 2009년 이후 지속적으로 현장인원 6천9백54명을 확충했습니다. 소방공무원 치료에도 중점을 뒀습니다. 이제까지는 다친 사람을 3년밖에 치료해주지 않았지만, 이제는 완치될 때까지 치료해줍니다. 또 5억8천5백만원의 예산을 투입해 소방공무원의 외상 후 스트레스를 체계적으로 관리해주며, 다친 소방공무원의 정신 건강을 치료해주는 보훈병원 프로그램도 마련했습니다.
3대째 소방가족인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집안 분위기가 좀 독특할 것 같은데요.
“선친은 40년간 소방공무원으로 일하셨습니다. 저는 35년, 아들이 2년째 근무를 하고 있습니다. 선친께서는 그 시절 대구 동부소방서장을 지내셨는데, 저도 2002년 같은 곳에서 소방서장을 맡아 부자가 같은 지역 소방서장을 역임한 특이한 이력을 갖게 됐습니다. 지금은 옛날보다 근무 여건이 많이 좋아졌습니다. 선친이 일하실 땐 무전기도 변변치 못해서 불이 나면 사람이 뛰어와서 사고를 알려줬습니다. 보호장비도 없이 맨얼굴로 불 속에 뛰어들어, 화재를 진압하고 나면 얼굴이며 몸통이 온통 숯검정으로 시커멓게 돼 있곤 했습니다. 그런 선친의 모습을 보면서 ‘솔직히 나는 소방관이 되지 말아야겠다’ 생각했는데, 이렇게 소방관으로 35년째 일하고 있습니다. 아들 녀석도 저랑 똑같아서 ‘소방관 안 하겠다’고 하더니, 피는 못 속이나 봅니다.”
글·이범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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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K-공감누리집(gonggam.korea.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