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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생활

독도에 사람 사는 느낌이 강하게 들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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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하소설 <객주>는 조선 후기 보부상의 삶과 애환을 감칠맛나는 토속어와 밀도 있는 현장 묘사로 풀어낸 명작이다. 이 작품으로 김주영씨는 ‘대한민국 대표작가’라는 찬사와 더불어 ‘길 위의 작가’라는 별명을 얻었다.

백성들의 눈으로 조국의 산하를 그린 작가가 이번에는 국민의 한 사람으로 우리 땅 독도를 가슴에 새기고 왔다. 노 작가가 본 독도는 어떤 곳이었는지 궁금해 서울 장충동 파라다이스문화재단 사무실에서 그를 만났다.

독big독도 다녀오고 전화 많이 받았지요.
“순수하게 국민의 한 사람으로 동행한 것뿐인데 신문사며 방송사에서 전화가 폭주해 깜짝 놀랐습니다. 외교적이고 정치적인 질문이 대부분이라 답하지 않았어요.”

대통령의 역사적인 독도 방문에 동행하셨는데, 어떤 절차로 가게 된 것인가요.
“방문 이틀 전 청와대 비서실에서 전화가 왔습니다. 대통령이 독도를 방문할 예정인데 같이 가겠느냐고 묻더군요. 간다고 했습니다. 처음에는 울릉도에서 하루 묵는 1박 2일 일정이었어요. 그런데 기상상태가 나빠 당일로 다녀오게 되었지요.”

대통령 전용기와 헬기를 이용해 다녀온 것으로 압니다.
“서울공항에서 전용기를 이용해 강릉비행장까지 간 후 헬기로 갈아타고 갔습니다. 서울공항에서 오전 10시에 출발해 울릉도에 도착한 것이 11시 무렵이었으니까 채 1시간이 걸리지 않았네요. 저 말고도 후배 작가인 이문열씨가 동승했습니다. 물론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환경부 장관, 청와대 비서실장도 함께했고요.”

독도는 물론 울릉도 역시 현직 대통령으로서는 첫 방문이었는데 주민들의 반응은 어땠습니까.
“점심을 먹기 위해 울릉도의 한 식당으로 향하는데, 길가에 남녀노소 할 것 없이 수많은 사람들이 나와서 손을 흔들며 반겨주더군요. 단군 이래 처음으로 국가원수가 울릉도를 방문한 역사적인 날이어서인지 섬 전체 인구가 모두 나와 있는 것 같았습니다. 대통령께서 손을 내미는 주민들과 일일이 악수를 하느라 시간이 많이 지체됐지요.”

점심 메뉴는 어떤 것이었나요.
“울릉도 특산물인 명이나물과 부지깽이나물에 울릉도 한우로 만든 불고기가 곁들여진 한식이었습니다. 식사 후 대통령께서는 울릉군수에게 ‘녹색 섬 울릉도’라는 휘호를 건네며 ‘아름다운 울릉도의 자연환경을 잘 보존해달라’고 당부했습니다. 대통령께서는 ‘독도’라는 표지석도 미리 준비해왔는데 필체가 상당히 유려하더군요. 이 표지석은 광복절에 김관용 경북도지사가 대통령을 대신해 독도에 세운 것으로 압니다.”

개인적으로 세번째 독도 방문이었다고 들었습니다.
“벌써 오래전 일이라 기억이 가물가물합니다만, 첫번째는 TV 다큐멘터리 촬영차 오징어배를 타고 북상하던 중 풍랑을 만나 잠시 체류했고, 두번째는 3·1절 특집 프로그램 때문에 방문한 적이 있지요.

첫번째는 절차 없이 무단상륙했기 때문에 공식방문은 이번이 두번째인 셈인데, 그 사이 독도가 많이 변했습니다. 예전에는 경비대 막사 하나만 달랑 있어서 무인도인 양 삭막하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이번에 가보니 접안 시설도 잘되어 있고 경비대원들의 숙소며 식당 등이 잘 갖추어져 있더군요. 무엇보다 인상적인 것은 독도에 자생하는 식물 표본들에 이름과 특징을 붙여놓은 것이었습니다.

‘이곳에 사람이 살고 있구나’라는 생각이 강하게 들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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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도에서 1시간 10분 정도 머문 것으로 압니다. 대통령과는 어떤 이야기를 나눴는지….
“개인적으로 이야기를 나눌 상황이 아니었기 때문에 대통령 말씀을 듣기만 했지요. 앞에서도 말씀드렸지만 저는 작가라기보다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대통령의 독도 방문에 동행했을 뿐입니다.”

대통령은 독도에서 주로 어떤 이야기를 했나요.
“생태계의 보고인 독도의 환경을 잘 보존해야 한다는 것과 관광객이나 경비대원들의 안전을 위한 시설 점검 문제를 여러 번 강조했습니다. 그 외에 특별히 기억할 만한 말씀은 하지 않았어요.

오후에 서울로 돌아온 후에는 청와대 근처에서 일행과 함께 저녁 식사를 했습니다. 대통령께서는 이 자리에서 ‘대한민국의 서북단인 백령도와 최남단인 마라도까지 다녀왔는데 최동단인 독도만 가보지 못해 오래전부터 계획했다’며 ‘일정이나 기상상태 때문에 미루고 미루다 이제야 다녀오게 되었다’고 밝히시더군요. 거기에는 어떠한 정치적 의도도 깃들어 있는 것 같지 않았습니다. 그냥 지방 순시를 하신 것처럼 담담하게 말씀하셨거든요.”

방문 소식이 알려지자마자 온갖 추측과 정치적 해석이 난무했습니다.
“그런 상황을 의식해서인지 ‘일본과 한국이 각을 세운다든지 대립하는 것은 원치 않는다’며 ‘근본적으로 일본과 잘 지내고 싶다’고 하시더군요. 그러면서도 ‘위안부 문제로 작년 연말 일본에서 일본 수상과 1시간 30분 이야기를 나눴는데 그 이후 전혀 반응이 없어 굉장히 섭섭하다’는 속내도 드러내셨어요.”

국내 일부 정치인들 사이에서는 ‘국면전환용 이벤트’ 아니냐는 이야기까지 나왔습니다.
“그냥 순수한 마음으로 동행한 나로서는 대통령의 마음을 액면 그대로 받아들였기 때문에 그런 추측들이 오가는 것에 깜짝 놀랐습니다. 솔직히 정치논리를 모르는 저는 이번 독도 방문 중 대통령의 국토수호 의지를 읽고 여러 번 감동했거든요.

이번 일로 한 가지 느낀 것이 있다면 대한민국은 국가적으로나 사회적으로 일어나는 갈등의 문제를 무조건 정치논리로만 풀려고 한다는 점이었어요. 역사적으로 우리나라 정치가 관여하지 않은 곳이 없다는 점에서 이해가 되면서도 국가적인 병폐라는 생각이 들어 안타깝더군요.”

개인적으로 독도는 어떤 곳인가요.
“굉장히 아름다운 곳이지요. 독도는 우리가 늘 보는 앞쪽보다 뒤쪽이 아름답습니다. 근무대장에 따르면 독도는 어족이 그 어느 곳보다 풍부한 곳이기도 하더군요. 오징어잡이철이 되면 어선들이 섬 전체를 빈틈없이 둘러싸는데, 다른 곳에서 한 달 어획해야 채울 양을 1주일이면 채울 수 있다고 들었습니다.”

글·서철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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