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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생활

소리를 찾아 한 몸처럼 “우린 국가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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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올림픽 경기 중에는 응원이 허용되지 않는 종목이 있다. 시각장애인들이 겨루는 골볼(Goal ball) 경기가 그것. 골볼은 움직이면 소리가 나는 공을 굴려서 상대편의 골대에 넣는 경기다. 시각을 제외한 몸의 모든 감각기관을 동원해 소리로 공의 움직임과 상대방의 위치를 파악해 경기를 진행한다. 조용한 스포츠지만, 어느 종목보다 긴장감이 크게 느껴지는 경기이다.

지난 8월 6일 경기도 이천의 장애인체육종합훈련원에서 훈련에 몰두 중인 골볼 국가대표팀을 찾았다. 오후 2시 반이 되자 6명의 골볼 국가대표 선수들이 경기장에 모여 몸을 풀기 시작했다. 골볼은 팀당 3명의 선수로 구성되며, 각 팀당 최대 세 번의 선수교체가 허용되기 때문에 교체선수를 포함해 골볼 국가대표팀은 6명으로 구성되어 있다.

선수들은 경기장을 돌고, 슬라이딩 연습을 하며 몸을 풀고 나서 본격적인 훈련에 들어갔다. 강호용(41·시각장애 3급) 대표팀 감독은 “훈련은 실제 올림픽에 참여한 것처럼 경기장 도착부터 몸 풀기, 준비과정, 경기진행까지 전 과정이 하나의 세트로 짜여 있다”며 “이제 훈련의 마무리 단계인데 선수들의 의지가 너무 강해 행여나 훈련 중에 부상이라도 당하지 않을까 걱정스러울 정도”라고 말했다.

실제 훈련과정을 옆에서 지켜보니 경기의 격렬함이 일반 구기종목에 못지않았다. 공격하는 선수는 공을 최대한 빠르게 굴려서 상대편 골대에 넣어야 하기 때문에 다양한 굴리기 기법을 사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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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일반적인 굴리기 방식은 원반던지기처럼 온몸을 회전하면서 공을 던지는 것이다. 몸을 1백80도로 돌리거나 혹은 한 바퀴(3백60도), 경우에 따라 한 바퀴 반(5백40도)까지 회전한 후 공을 굴리기 때문에 체력 소모가 많다.

수비는 상대편이 공을 던질 때마다 수비수 3명이 동시에 몸을 옆으로 던지면서 골대를 차단하는 슬라이딩 기술이 기본이다. 상대편이 공격을 펼칠 때마다 수비수는 온몸을 코트 위에 던져야 하기 때문에 이 역시 상당한 체력이 요구된다. 훈련에 들어간 선수들은 얼마 가지 않아 온몸이 땀에 흠뻑 젖었다.

대표팀의 홍성욱(23) 선수는 “겉보기에는 볼을 굴리고 막는 단순한 운동이라고 생각하겠지만, 볼을 던지는 자세와 각도, 몸을 던져 볼을 막는 다양한 기술과 스피드가 요구되는 스포츠”라며 “체력, 지구력, 민첩성, 순발력, 청각이 모두 필요하다”고 말했다.

강호용 감독으로부터 각 선수에 대한 평가를 들어봤다. 강 감독에 따르면 홍성욱 선수는 체격이 좋고 몸도 유연하고 정확한 볼 컨트롤 능력을 갖췄다. 김남오(21) 선수는 키는 작지만 힘이 좋고, 어떤 팀을 만나도 주눅이 들지 않는 성격이 장점이라고 한다. 김 선수는 2011년 유소년 골볼 세계선수권대회에서 금메달을 땄다.

방청식(25) 선수는 몸매가 호리호리하고 민첩하여 낮고 빠른 공에 대한 수비 능력이 뛰어나다. 김병훈(30) 선수는 승리욕이 강하고, 공격할 때 소리를 내지 않아 상대팀이 수비를 예측하기 어렵게 만든다. 김철환(32) 선수는 스피드가 빠르고, 다양한 구질을 구사해 경기를 안정적으로 운영한다. 마지막으로 대표팀의 주장인 오정환(32) 선수는 신장이 커서(1백85센티미터) 안정적인 수비에 능하다.

이 가운데 김철환 선수와 주장인 오정환 선수는 2004년 아테네 장애인올림픽에 출전한 경험이 있다. 아테네에서 우리 대표팀은 8강진출에 실패했다. 이번 런던에서는 12개국 팀과 경합을 벌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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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 감독은 “우리 국가대표팀의 가장 큰 약점은 국제 경기 경험이 부족하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1988년 서울, 2004년 아테네에 이어 이번이 세번째 올림픽 출전입니다. 세계대회에 출전해봐야 우리의 전력을 객관적으로 평가할 수 있는데 국내 여건상 쉽지 않습니다.

2010 영국세계챔피언십에서 동메달을 획득한 이란을 2010 광저우 장애인아시아경기대회에서 이긴 바 있어 경기력을 좀 더 향상시킨다면 목표한 동메달을 충분히 딸 수 있다고 봅니다.”

현재 골볼에서 세계 상위권에 랭크된 나라는 리투아니아와 중국, 이란, 핀란드 등이다. 강 감독은 “외국 선수들보다 신장은 작지만 4~5스텝 턴을 하여 원심력을 이용한 빠른 볼을 구사하는 것이 우리 대표팀의 특징”이라며 “3명이 한 몸처럼 수비형태를 전후좌우로 민첩하게 이동할 수 있는 것도 우리 팀이 가진 큰 장점”이라고 말했다.

“선수들 개인적으로도 이번 올림픽을 위해 포기한 것이 많기 때문에 유종의 미를 거둘 수 있도록 많은 분이 응원해주셨으면 합니다.”

글·이상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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