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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생활

런던 오륜기에 ‘오색찬란’ 덧입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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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색찬란의 이미지는 올림픽의 오륜기와 한국 전통 색채 관념인 오방색에서 따왔다. 이번 축제는 올림픽을 통해 대한민국이 스포츠 선진국뿐 아니라 문화 대국이기도 하다는 점을 잘 알린 성공작이었다는게 현지 언론들의 공통된 평가다. 또한 거품논란을 빚은 K팝을 중심으로 한 신(新)한류를 영국인들은 물론, 올림픽 방문객들 사이에 확산하는 계기가 되고 있다.

이번 축제는 사우스뱅크센터, 빅토리아 앨버트 박물관, 런던시템즈축제 사무국, 테이트모던미술관 등 현지 문화예술 관련 단체 및 공연장과 머리를 맞대고 기획했다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특히 사우스뱅크센터의 역할이 컸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영국의 재건을 알리기 위해 1951년 세워진 사우스뱅크센터는 로열 페스티벌 홀(2천9백석), 헤이워드 갤러리, 퀸 엘리자베스 홀(9백석), 퍼셀룸(3백60석) 등을 갖춘 유럽 최대 복합예술시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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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마다 2천2백만명 이상이 방문하며 2백회 이상 클래식 공연이 열린다. 런던 필하모닉·필하모니아 오케스트라 등 4개 오케스트라가 상주하고 있으며 지난해에는 런던 문학 페스티벌 등 11개의 축제가 열린 런던의 명소다. 워털루역, 런던아이와 가깝고 국립극장과 나란히 자리 잡고 있어 런던 내 최고의 문화 지구로 꼽힌다.

전혜정 오색찬란 예술 총감독은 “축제가 단발성으로 그치지 않게 하려고 현지인이 보고 싶어하는 공연을 만드는 데 초점을 맞췄다. 그래서 사우스뱅크센터와 함께 준비한 전시공연의 경우 작가선정에 우리가 관여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우리가 보여주고 싶은 콘텐츠를 선보이는 전시성 행사가 아니라 현지 전문가에 맡겨 세계인의 눈높이와 기호에 맞춘 콘텐츠를 선보였다는 얘기다. 사우스뱅크센터는 최정화 작가의 야외조형물 ‘타임 애프터 타임’을 헤이워드 갤러리 야외 외벽에 설치하는 한편, 설치미술가 이불 작가를 초청해 헤이워드 갤러리 안팎의 전시공간을 꾸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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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사우스뱅크센터의 퀸 엘리자베스 홀에서는 전통불교 음악과 종교의식 무용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비빙(7월 23일), 타악기와 관악기로 구성된 국악그룹 공명(28일), 한국음악 앙상블 바람곶(29일), 브레히트를 비롯한 서구의 콘텐츠를 판소리로 풀어낸 신세대 소리꾼 이자람의 ‘사천가’(30일) 공연을 차례로 소개했다. 가장 규모가 큰 로열 페스티벌 홀에서는 7월 31일 조수미와 사라 장이 영국을 대표하는 필하모니아 오케스트라(지휘 레이프 세게르스탐 헬싱키 필하모닉 수석지휘자)와 협연했다.

축제의 또 다른 특징은 국악, 클래식, 미술 외에도 패션, 문학, 영화, 음식 등 한국문화의 다양한 콘텐츠를 따로 또 같이 선보여 통섭(統攝)과 시너지를 노렸다는 점이다.

예컨대 디자이너 크리스티앙 디오르, 비비안 웨스트우드 등이 섰던 세계 최대 장식미술 박물관 빅토리아 앨버트에서는 지난 7월 30일 영국 문화계 인사 3백여 명을 초청해 특별한 행사를 열었다.

한글의 아름다움에 천착해온 디자이너 이상봉이 전통 조각보와 단청을 주제로 꾸민 패션쇼와 TV 서바이벌 프로그램 ‘마스터 셰프 코리아’의 심사위원으로 유명한 레오 강·김소희 셰프의 한식만찬 리셉션을 함께 연 것. 빅토리아 앨버트 박물관이 전시·공연 수요가 급증하는 올림픽 기간에 이들에게 공간을 빌려준 것은 이례적이다. 물론, 한국 디자이너가 이곳에서 패션쇼를 연 것도 이상봉이 처음이다. 전혜정 예술 총감독은 “세계 패션 3대 시장의 하나인 런던에서 한국 패션을 K컬처의 새로운 콘텐츠로 내세우는 계기가 됐다”고 설명했다.

오색찬란 행사를 주도한 원용기 주영 한국문화원장은 “개별 프로그램 콘텐츠에도 신경썼지만, 무엇보다 우리가 주최한 행사에 영국 문화계 주요 인사들을 대거 참석시킨 게 성과”라고 자평했다.

원용기 원장은 이어 “꾸준하게 네트워크를 구축한 덕에 이곳 문화예술계에 한국에 대한 신뢰감을 형성한 것 같다”면서 “이런 행사는 결국 국가브랜드를 알리는 데로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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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올림픽을 찾은 외국 스포츠 오피니언 리더들에게 한국 스포츠와 문화를 알리는 베이스캠프 역할을 하는 팀코리아하우스도 지난달 27일 개관식을 갖고 본격 활동에 나섰다.

올림픽이 끝날 때까지 운영한 팀코리아하우스는 ‘런던에서 런던으로 1948~2012’(From London To London)를 모토로 내세웠다.

팀코리아하우스는 64년 전 한국이 광복 이후 처음 태극기를 앞세워 출전한 런던올림픽부터 이번 대회까지 스포츠 수혜국에서 원조국으로 위상이 달라진 한국 스포츠의 위상을 알리고자 마련됐다.

한국체육 변천사와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 등 한국이 개최하는 차기 국제대회를 알리는 한편, 메달리스트 기자회견 등 지원 업무까지 맡았다.

지난 8월 4일 팀코리아하우스를 찾은 싱가포르의 응 세르미앙 국제올림픽위원회(IOC) 부위원장은 이곳에서 상영되는 5분가량의 ‘From London To London’ 영상물을 보고 “콘텐츠가 다양한 것이 인상적”이라고 극찬했다. 지난달 7월 31일에는 자크 로게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과 최광식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박용성 대한체육회장 등이 국내외 귀빈들이 참가한 가운데 한국의 밤 행사를 열었다.

글· 김민희 (서울신문 체육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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