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생활

하나고의 실험은 성공한 것일까. 서울지역에서 유일한 전국모집 자율형 사립고로 2010년 출범 당시부터 주목을 받은 하나고가 첫 입시에서 고3 재학생 절반을 소위 ‘SKY(서울대·고려대·연세대)’에 보내는 데 성공했다. 지난 12월 8일 발표된 수시 최초 합격자로만 헤아려본 결과다. 추가 합격과 정시모집이 완료되면 주요 대학 진학 비율은 더욱 올라갈 것이다.
11일 서울 은평구에 있는 하나고등학교를 찾았다. 학교는 북한산 기슭에 위치해 있다. 학교 부근엔 이렇다 할 건물이 없다. 교문앞에 분식집이 없는 몇 안 되는 학교 중 하나일 것이다.
방학을 코앞에 두고 막바지 수업이 진행되고 있는 교내의 공기속에는 정적과 함께 조용한 설렘이 섞여 있는 듯했다. 학교 로비에는 학생들의 예술 작품이 전시되어 있었다. 사진, 서예, 서양화뿐 아니라 그래픽 디자인, 판화 등 종류가 다양하다.


하나고 학생들은 한 가지 이상의 체육 활동과 한 가지 이상의 음악·미술 활동에 참여하고 있다. 바로 ‘1인 2기’ 프로그램이다. 월, 화, 목, 금요일 오후 4시20분부터 5시50분까지 1인 2기 프로그램이 진행된다. 학생들은 ‘월·금반’과 ‘화·목반’에 개설되어 있는 체육과 음악·미술 프로그램들 중 각 1개씩을 선택해 참여한다. 예를 들면 ‘월·금반’에 개설된 보컬앙상블 수업과 ‘화·목반’에 개설된 농구 수업에 참여하는 식이다. 개교 당시부터 운영해온 프로그램이다.
한 시간이 아쉬운 고등학생들이다 보니 처음에는 학생과 학부모의 반발도 있었다고 한다. 서울대 국어국문학과에 진학이 결정된 3학년 박선영양의 설명이다.
“처음에는 신청만 해놓고 선생님한테 말씀드린 후 자습하는 아이들도 있었어요. 그런데 시간이 좀 흐르니 어느 순간 다들 체육 수업이나 음악 수업을 듣고 있더라고요. 제 경우는 체육으로 요가와 필라테스를 선택해 들었는데 건강 유지에 도움이 컸어요. 스트레스관리도 됐고요.

하나고 창의인성실의 이동흔 교사는 “학생들이 스트레스를 잘 관리해 정서적으로 안정되어 있다”고 했다. 창의인성실은 학생들의 1인 2기 활동 및 인턴십, 동아리 활동을 지원하는 부서다.
“일반고등학교의 학생들은 3학년이 되면 예민해져서 스트레스 받고 경쟁이 표출되어 다투기도 합니다. 그런데 하나고의 아이들은 정서적으로 안정되어 있더라고요. 3학년이 돼도 1학년처럼 여유 있고 면접에서 잘 떨지 않습니다. 스트레스를 음악이나 체육 활동으로 풀어서 그런 것 같아요.”
전국적으로 1인 2기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학교 및 기관이 하나고 외에도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지난 7월부터 ‘1인 2기’ 운동을 확산하기 위해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지난 2010년에 시행한 ‘국민여가활동조사’ 결과를 살펴보면, 우리나라 국민은 여가시간에 개인적이고 소극적인 활동을 주로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구체적으로는 응답자의 36.2퍼센트가 여가시간에 TV 시청, 산책, 낮잠 등 휴식을 한다고 답했다. 문화예술 활동에 참여한다고 응답한 사람은 7.2퍼센트였고, 스포츠 활동에 참여하는 사람은 9.5퍼센트였다. 학생들은 주5일제 수업으로 늘어난 여가시간을 사교육에 참여하거나 게임 등 인터넷을 하는 데 할애하고 있었다.
비록 활동적으로 여가를 보내지는 못하고 있지만 대다수의 응답자들은 문화예술, 스포츠, 관광 등의 활동에 참여하길 희망하고 있었다. 응답자들이 만족스러운 여가시간을 보내지 못하는 이유로 꼽은 것은 ‘시간 부족’과 ‘경제적 부담’이었다. 바로 이 부분을 해소하기 위해 정부가 발벗고 나서 1인 2기 캠페인을 벌인 것이다.
글·하주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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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K-공감누리집(gonggam.korea.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