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생활

2011년 12월, 한국 축구는 커다란 홍역을 치러야 했다. A대표팀 사령탑 자리에 있던 조광래 감독이 경질되는 초유의 사태를 맞이한 것이다. 2010년 7월 A대표팀의 지휘봉을 잡은 지 1년5개월 만의 일이었다.
수장을 잃은 한국 축구는 크게 휘청거렸다. 당장 2개월 후 치러야 할 쿠웨이트와의 ‘2014년 브라질 월드컵’ 아시아 지역 3차 예선 최종전을 누가 지휘하느냐도 문제였지만, 조 감독 경질 과정에서 불거진 혼란 수습도 큰 고민거리였다. 최근 수년 동안 유례를 찾기 힘든 위기가 한국 축구에 엄습한 순간이었다.
대한축구협회는 그 두 가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K리그 전북 현대의 감독으로 있던 최강희 감독을 A대표팀의 새로운 사령탑으로 선임했다. 2009년과 2011년 전북을 이끌고 ‘닥공(닥치고 공격)축구’란 신조어를 낳으며 K리그를 제패한 최 감독은 위기에 빠진 한국 축구가 가장 빠르고 안전하게 잡을 수 있는 동아줄이었다.
A대표팀의 새로운 사령탑으로 선임된 최 감독은 부임 후 팀과 한국 축구 전반에 안정을 꾀하기 위해 노력했다. 최 감독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 것은 해외가 아닌 국내에서 활약하고 있는 선수 위주로 A대표팀을 구성하는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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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 감독은 그간 유럽 등 해외에서 활약하고 있는 선수들에 밀려 이렇다 할 기회를 잡지 못했던 이동국(전북)·김두현(경찰청)·김치우(상주 상무) 등 K리그에서 뛰고 있는 국내선수들 위주의 명단을 발표했다. 과거 구자철(아우크스부르크)·지동원(선덜랜드)·손흥민(함부르크) 등이 자리를 차지하고 있을 때와 비교하면 많은 부분에서 달라진 것이다. 물론 한창 물이 오른 기성용(셀틱)과 소속팀 아스널에서 출전 기회를 잡지 못하곤 있지만 ‘결정적 한 방’이 있는 박주영은 대표팀으로 불러들였다. 경험이 풍부한 선수들로 하여금 쿠웨이트전에서 이변 없이 승리하겠다는 의지의 표출이었다.
최 감독의 그런 승부수는 통했다. A대표팀은 지난 2월 29일 서울 월드컵경기장에서 치러진 쿠웨이트와의 경기에서 이동국·이근호(울산 현대)의 연속골에 힘입어 2대0 승리를 거두며 최종 예선 진출권을 따냈다.
한국이 난적 쿠웨이트를 요리하며 최종 예선에 진출할 수 있었던 데에는 최 감독이 선보인 ‘믿음과 신뢰의 리더십’이 큰 역할을 했다. 최 감독은 쿠웨이트전을 준비하는 기간 내내 K리거들에 대한 굳은 믿음과 신뢰를 나타냈다.
최 감독의 그런 신뢰와 믿음은 선수들에게 보이지 않는 긍정적효과로 작용했는데, 실제로 대표팀에만 오면 부진한 모습을 보이던 이동국이나 한동안 제 기량을 찾지 못해 방황한 김두현 같은 선수들이 재기에 성공하며 멋진 모습을 보여줬다. 앞으로도 최 감독의 그런 믿음과 신뢰가 잘 투영된다면 지금보다 더 강한 한국 축구를 만들어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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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월 22일,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한국 올림픽대표팀은 2012년 런던 올림픽 출전권을 두고 오만 올림픽대표팀과 일전을 치렀다.
올림픽대표팀은 남태희(레퀴야)·김현성(FC 서울)·백성동(주빌로 이와타)이 릴레이 골을 성공시킨 것에 힘입어 오만을 3대0으로 완파했다.
이 경기로 올림픽대표팀은 남은 카타르와의 최종전 결과에 상관없이 런던 올림픽 본선 진출을 확정지었고, 이는 1988년 서울 올림픽에서 개최국 자격으로 본선에 자동 진출한 이래 7회 연속 본선 진출의 금자탑을 쌓은 것이다.
홍명보호의 런던 올림픽 본선 진출이 더 대견스러운 이유는 비단 ‘7회 연속’이라는 숫자에 있지 않다. 선수들과 끊임없이 대화하고 의견을 나누는 ‘소통 리더십’을 앞세워 만만찮은 난관을 극복했다는 것에 있다.![]()
홍 감독은 지난해 올림픽대표팀 출범 이후 가장 큰 위기를 맞았다.
대표팀 간 ‘선수 중복 차출 불가’. 그렇지 않아도 유럽에서 활약하고 있는 23세 이하의 선수들(올림픽 최종 예선은 FIFA가 규정한 A매치가 아니기 때문에 유럽 구단들은 선수 차출에 대해 응할 의무규정이 없다)을 기용할 수 없는 상황이었는데, 홍정호(제주 유나이티드)·윤빛가람(경남 FC) 등 K리그에서 뛰고 있는 A대표팀 선수들도 마음대로 부를 수 없었던 것이다.
비록 최상의 멤버로 구성할 수는 없었지만 홍 감독은 선수들과 끊임없이 소통하며 흔들리지 않는 올림픽대표팀을 만들었고, 그 결과 7회 연속 올림픽 진출을 일구어냈다.
이제 올림픽대표팀은 오는 3월 14일 카타르와의 최종 예선 최종전을 치르면 곧바로 올림픽 본선 체제로 전환하게 된다.
20명이 넘는 기존 선수단에서 최종 엔트리에 합류할 18명을 다시 선발해야 하고 와일드카드(23세 이하 선수들이 참여하는 올림픽에서의 축구 종목에서 팀당 세 명까지 23세 이상의 선수를 선발할 수 있는 규정)도 결정해야 하는 등 아직 처리해야 할 일이 많다.
그러나 지금까지 예선이란 험난한 과정을 잘 통과한 홍 감독과 그의 선수들에 대한 믿음이 크기에, 그리고 소통의 힘을 믿기에 사상 첫 올림픽 본선 메달의 기대도 커지고 있다.
글·손병하 (베스트일레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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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K-공감누리집(gonggam.korea.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