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생활

최근 천안함 폭침, 연평도 포격 도발 등 북한 관련 사건들이 국가 안보나 국제사회 정세에 위협을 가하고 있다. 이러한 북한의 행동에는 한 가지 주목할 점이 있다. 김정일(68) 국방위원장에 이어 3대 세습을 이어갈 후계자 김정은(26) 부위원장이 있다는 사실이다. 그동안 김정일의 후계자에 대한 추측은 많았지만 3남인 김정은이 그 자리를 차지할 것이라는 예견은 드물었다.
하지만 지난 13년간 평양에서 김정일의 요리사로 지냈던 일본인 후지모토 겐지(63)는 달랐다. 그는 일관되게 김정일의 후계자로 김정은을 지목했다. 후지모토는 원래 일본의 평범한 스시 요리사였다. 1982년 우연한 기회로 북한에 들어가 평양 일식당에서 일했던 그는 1987년 재방북해 2001년까지 김정일의 전속 요리사로 일했다. 그러나 1988년에 일본 경시청과 통화한 내용이 북한에 포착돼 1년 6개월 가택연금을 당했고 이후 출장을 핑계로 북한을 탈출했다.
후지모토는 그간의 경험을 바탕으로 최근 북한 후계자로 등장한 김정은의 성장 과정과 성격에 대해 쓴 <북한의 후계자 왜 김정은인가?>를 펴냈다.
김정일의 지시에 따라 김정철·정은 형제의 놀이 상대가 된 그는 1990년 1월 처음 김정은을 만났던 기억을 떠올렸다. 김정은은 당시 일곱 살에 불과했다. 하지만 마흔 살인 그를 날카롭게 쏘아보며 마치 ‘이 녀석이 증오스러운 일본제국의 족속인가’하는 표정으로 바라봤다고 회상했다.
후지모토에 따르면 김정일은 장남 정남, 차남 정철보다 막내 정은을 마음에 들어 했다. 정철·정은 형제의 이복형인 장남 정남의 경우 북한 고위 간부들의 파티에 한 번도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을 정도로 애초부터 후계자로 생각하지 않았고, 정철에 대해선 ‘계집애 같다’고 얘기했다는 것. 하지만 김정은은 ‘자신을 닮았다’며 만족스러워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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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지모토가 봤을 때도 정철·정은 형제의 성격은 판이했다. 정철은 얌전하고 공손했지만 정은은 공격적이고 날카로웠다. 어렸을 적 정철과 정은이 구슬놀이를 하다 그만 정철이 실수로 구슬을 놓치자 정은은 형의 얼굴에 구슬을 던져버렸다.
농구광인 김정은은 형 정철과 농구게임 코치로 경기를 할 때가 많았다. 그때마다 정은은 선수들에게 승패 원인을 따져 칭찬하고 야단쳤다. 그에 비해 정철은 경기가 끝나면 “수고, 해산!”하고 바로 돌아갔다.
후지모토는 김정은이 10대 중반 스위스 유학을 떠난 것을 계기로 북한사회에 대한 관심을 갖게 된 것 같다고 보고 있다. 2000년 8월 원산에서 평양으로 향하는 전용열차 안에서 김정은과 5시간 동안 깊은 대화를 나눴는데 김정은이 북한의 물자부족을 염려하며 중국의 개혁·개방 정책의 성공 소식에 대해 무척 관심을 가졌다는 것이다. 김정은의 이야기를 들으며 후지모토는 김정은이 장차 북한의 중추 역할을 맡게 될 것을 확신했다.
책에선 북한의 ‘로열 패밀리’ 김정일 일가의 삶도 공개됐다. 김정일이 안전상 이유로 영화관, 공연 무대 등 호화시설이 갖춰진 전국 10여 곳의 초대소를 돌아다니며 생활하고 술을 좋아해 사람들에게 술내기를 부쳐 미화를 상금으로 건다는 등 북한 인민들의 실상과 전혀 다른 그들만의 일상이 자세히 기록돼 있다.
글·김민지 기자
후지모토 겐지 지음·한유희 옮김 맥스미디어펴냄·1만5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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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K-공감누리집(gonggam.korea.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