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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생활




제주 올레길을 시작으로 걷기 열풍이 불었다. 지리산 둘레길, 북한산 둘레길이 생긴 지도 오래다. 걷기는 이제 여행의 한 패턴으로 자리 잡았다. 호반의 도시 춘천에는 걷기 길과는 또 다른 길이 있다. 의암호 일대를 카누로 여행하는 ‘물길’이다. 이 길은 ‘물레길’이라는 멋진 이름이 붙어 있다.

카누는 우리에게 익숙한 레저는 아니다. 주변에서 카누를 체험했다는 이를 만나기도 쉽지 않다. 혹시 배우기가 어렵지 않을까 하는 걱정은 접어두어도 된다. 30분이면 누구나 물살을 가르며 호반을 미끄러지듯 멋지게 달릴 수 있다.

카누는 북미 인디언들이 즐겨 타던 배다. 강이나 바다에서 교통수단, 수렵도구로 사용했다. 흔히 카약과 혼동하는데, 카누는 한쪽에만 날이 달린 노를 사용하는 반면 카약은 양쪽에 날이 달린 노를 사용한다.

또한 카약은 배의 덮개가 있지만 카누는 덮개가 없다. 카약이 민첩하고 다이내믹한 반면, 카누는 느리고 여유롭다. 카약은 에스키모인들이 주로 탔다고 전해진다.




카누를 만드는 재료는 자작나무, 바다표범 가죽 등 다양한데, 춘천 물레길에는 적삼나무로 만든 클래식 우든 카누가 사용된다. 일일이 손으로 나무를 붙여 만들며 무게가 20킬로그램 안팎으로 가볍고 탄성이 좋다.

성인 남성이 들고 어디든 이동할 수 있는데다 최대 4백킬로그램까지 짐도 실을 수 있어 캠핑과 낚시 등 다양한 아웃도어 레저를 즐길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다. 열흘 정도의 시간을 내면 자신만의 카누를 직접 제작할 수도 있다고 한다.



물레길에는 다양한 코스가 있다. 가장 쉬우면서도 대중적인 코스는 ‘붕어섬 길’ 코스다. 송암스포츠센터에 자리한 물레길 운영사무국에서 출발해 붕어섬을 한바퀴 돌아본다.

붕어섬을 왼쪽으로 돌면서 삼악산과 의암댐을 바라보는 풍경이 탄성을 자아내게 할 정도로 아름답다. 카누잉 중 잠시 붕어섬에 들러 휴식을 취하는 것도 이 코스의 장점이다. 약 4킬로미터, 1시간 정도가 소요된다.

‘중도 길-1’ 코스는 선착장과 중도, 하중도 샛길을 돌아보는 약 6킬로미터의 코스로 2시간 정도가 걸린다. ‘중도 길-2’ 코스는 선착장에서 출발해 하중도샛길을 지나 애니메이션 박물관을 돌아보고 나오는 8킬로미터 코스. 약 4시간 정도가 소요된다.

카누의 묘미는 느리고 여유롭다는 것이다. 패들링(노젓기)을 하면 배는 고요히 물살을 가르며 앞으로 나아간다. 카약이나 수상스키, 요트와는 또 다른 느낌이다. 부드럽게 수면을 미끄러지는 카누는 타는 이의 마음을 가라앉혀 준다.



주위 풍경도 새롭게 다가온다. 구름이 흘러가는 것도 보이고 노에 물살이 떨어지는 소리까지 들린다. 이게 모두 카누가 느리기 때문이다. 한결 여유롭게 주위 풍경을 즐길 수 있다는 것 그리고 마음내키는 곳에 배를 세우고 자연을 느낄 수 있다는 것, 이것이 카누만의 매력이다.

물안개가 피는 요즘 같은 가을철이면 카누는 더 매력 있는 레저가 된다. 우윳빛 물안개를 헤치며 유유히 앞으로 나아가는 기분은 마치 구름 속을 떠다니는 듯한 느낌이라고나 할까. 안갯속에 아련히 떠 있는 섬이며 날개를 퍼덕이며 날아가는 물새의 풍경은 이곳이 천국이 아닐까 하는 착각에 빠지게 할 만큼 아름답다.

카누에 익숙해졌다면 본격적으로 의암댐 주변 여행에 나서보자.

가장 먼저 만나는 곳은 붕어섬. 1967년 의암댐이 만들어지면서 생겨났다. 인근에 위치한 삼악산에서 내려다보면 꼬리 잘린 붕어가 떠있는 것 같다고 해서 이름 붙었다. 현재 태양광발전단지를 조성 중이다.

카누를 타고 가다 보면 멀리 중도유원지가 아스라이 보인다. 넓은 잔디밭이 펼쳐지고 울창한 나무숲이 자리하고 있는데다 자전거 대여소, 전동자전거 등의 시설을 갖추고 있어 가족여행장소로 좋은 곳이다. 최근에는 오토캠핑명소로 주목받고 있다.




아이들과 함께 갔다면 애니메이션 박물관에 꼭 들러보기를 권한다.
국내 유일의 애니메이션 박물관으로 애니메이션에 관련된 모든 것을 한자리에서 살펴볼 수 있다.

애니메이션의 역사와 원리, 제작 과정 등을 살펴볼 수 있으며 아트갤러리, 입체극장, 음향제작 체험실 등 다양한 체험도 즐길 수 있다. 세계 각국의 애니메이션이 어떻게 다른지를 살펴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황금박쥐>, <로보트 태권 V> 등 추억의 만화영화 소품도 볼 수 있다.



춘천 여행에서 닭갈비와 막국수를 빼놓으면 허전하다. 춘천 명동에는 닭갈비 골목이 있는데 30여 개가 넘는 닭갈비집이 영업 중이다. 춘천 지역을 통틀어서는 약 4백~5백여 개 업소가 성업 중이라고 한다.

막국수 역시 춘천의 대표음식. 1970년대부터 춘천 도심지 곳곳에 생겨나기 시작한 막국수 전문점은 현재 1백30개 업소에 달하고 있다. 각종 야채와 소스를 곁들인 쟁반막국수, 뜨거운 육수에 말아먹는 온면막국수를 비롯해 산채막국수, 꿩막국수 등 막국수의 종류 또한 다양해지고 있다. 막국수 체험박물관도 있는데, 춘천의 대표 요리인 막국수에 대해 알아보고 직접 만들어볼 수도 있다.

거대한 맷돌 모형이 있는 박물관 1층에서는 메밀의 생태와 효능, 유래와 분포 등을 알려준다. 또 전통적인 메밀 재배 방법과 현재의 제분, 반죽, 제면 방식도 보여준다. ‘막국수 만들기’ 체험도 해볼 수 있는데, 메밀가루를 반죽해 면을 뽑고 삶아 식당에서 곧바로 시식해 볼 수 있다. 체험 비용은 3천원이다.




명동 닭갈비골목에서 중앙시장이 가깝다. 2백여 개가 넘는 점포가 이어지는데 시장의 뒷골목에 10여 점의 벽화와 설치미술 작품이 있는 ‘골목갤러리’, 옛 물건들을 통해 지역의 역사를 돌아보는 시간을 가질 수 있는 ‘시장박물관’ 등이 눈길을 끈다.

국밥집과 떡볶이집, 메밀부침개집 등 맛볼 음식도 많다. 가장 인기 있는 집은 ‘명동·명물떡볶이’. 드라마 <겨울연가> 촬영지로 배용준이 라면을 먹었던 분식집이다. 일본인, 중국인이 반드시 찾는 명소이기도 하다. 모듬접시를 시키면 떡볶이, 순대, 만두, 튀김, 도넛, 김밥, 어묵 등을 한 접시에 푸짐하게 담아준다.

이 시기 즈음, 남이섬도 찾아보자. 아기자기한 건물들과 나무가 가득한 산책길로 유명하다. 특히 메타세쿼이아와 잣나무, 자작나무 등이 들어선 숲길이 남이섬에서도 가장 운치 있는 곳이다. 섬 안에 기념품을 파는 가게와 식당, 리조트 등이 들어서 있어 하루쯤 돌아보기에 좋다.

글과 사진·최갑수 (시인ㆍ여행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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