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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생활

화제의 책 <시베리아의 위대한 영혼>




첫 장부터 시선을 붙들어 마지막 장까지 단숨에 넘기게 만드는 힘있는 수작 논픽션이다. 자연다큐 전문 PD출신의 콘텐츠 제작자 박수용씨가 1995년부터 최근까지 추적해 온 시베리아 호랑이 3대에 걸친 이야기다.

야생 호랑이를 ‘친견’하는 것은 지극정성에 더해 기다림과의 싸움이다. 나무 위나 땅속에 은신처를 만들어 렌즈만 밖으로 내놓고 주먹밥 3백개와 배터리, 장비를 쌓아 놓고 밤에도 눈 감고 찾을 수 있을 정도로 준비하고도 몇 달을 기다려야 한다. 호랑이와의 만남은 도둑처럼 찾아온다.

<“훅, 후-우욱 ….” 렌즈의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고개를 돌리며 블러디 메리가 냄새를 맡는다. 예민한 포커스를 만지느라 장갑을 벗은 왼쪽 손등 위로 뜨뜻한 콧김이 훅 끼쳐 왔다. 등골이 깨질 듯 경직되며 소름이 돋아 올랐다. 콧김과 함께 그녀의 뻣뻣한 수염이 왼쪽 손등을 스쳤다. (…) 바로 귓전에서 호랑이의 숨소리가 쏴악 쏴악 들려 왔다.>(253쪽)

또 산길을 걷다 잠시 쉬는 틈에 이마와 뒷덜미에 왕(王)자와 대(大)자 무늬가 선명한 숲의 지배자 수호랑이 ‘왕대’와 정면으로 딱 마주치기도 한다. 그러나 왕대는 저자를 도도하게 노려보다가 입술을 한번 씰룩이고는 뒤도 돌아보지 않고 유유히 갈 길을 간다.

“나는 갑자기 초라해졌다. 무시당한 기분이랄까, 허탈한 기분이랄까?”(324쪽)라며 “호랑이는 어떤 기분이었을까? 나는 늘 이것이 궁금했다”고 적었다.


호랑이가 다리를 시냇물에 담가 털을 보고 달려든 열목어를 잡아먹는 낚시꾼이라는 사실, 굶주린 호랑이 남매가 먹이를 두고 다투다 오빠가 여동생을 물어 죽이고 심지어 사체를 뜯어 먹는 현장, 호랑이는 사슴을 잡으면 항문 부근의 내장부터 먹기 시작해 2~3일에 걸쳐 나눠 먹는 식습관….

또한 땅에 찍힌 발자국 모양들만 보고 호랑이들의 짝짓기 다툼과 승자를 알아맞힌, 이런 문장을 구사한다. “12.9센티미터와 12.1센티미터가 싸우는 것을 9.5센티미터가 옆에서 지켜보았다. 싸움에서 이긴 왕대의 발자국은 9.5센티미터와 계속 붙어 다녔다. 12.1센티미터는 따로 떨어져서 움직이다가 가끔 9.5센티미터에게 접근했다.”(334쪽)

저자는 이런 꼼꼼함, 박진감 있으면서도 서정적인 문장으로 시베리아호랑이 3대의 생로병사를 담담히 그려 나간다. 현재 시베리아호랑이는 세계적으로 3백50여 마리밖에 남지 않았다고 한다.

글·김한수 (조선일보 문화부 기자)


한국음식문화 박물지
황교익 지음 | 따비 펴냄 | 1만4천원
한국인이 일상생활에서 먹고 나누는 음식문화를 기록한 책이다. 한국인이 무엇을 먹고 무엇을 먹지 않는지, 어떤 음식을 어디에서 먹고, 어떤 방식으로 먹는지 등을 집중적으로 분석했다. 떡, 막국수, 간장과 된장 등의 기원과 변화를 추적하고 식재료들이 한국 음식문화에 끼친 영향도 살펴본다. 한국음식에 담긴 한국인의 정서와 삶, 그리고 그 큰 흐름을 한눈에 익힐 수 있다.

독서 천재가 된 홍 대리
이지성, 정회일 지음 | 다산북스 펴냄 | 1만3천원
<꿈꾸는 다락방> <리딩으로 리드하라> 등을 낸 이지성이 ‘생존독서’란 무엇인가에 대해 들려준다. 저자의 독서 멘토링을 바탕으로 효과적인 독서 방법과 단계적 실천법을 제시한다. 이 책은 홍 대리가 인생을 바꾸기 위한 ‘1년 365권 자기계발독서’ 미션을 진행해 나가는 과정을 통해 삶을 변화시키는 독서를 체계적으로 다룬다. 독서가 주는 변화란 무엇인지를 깨닫게 한다.

한국학의 즐거움
주영하 지음 | 휴머니스트 펴냄 | 1만9천원
22명의 한국 대표지식인이 역사, 문화, 심리, 경제 등 다양한 관점에서 가장 한국적인 것을 논한다. ‘한국학이 과연 무엇인가?’라는 질문에서 출발해 한국학 개념을 새로운 방식으로 정리하고 있다. 해방, 한국전쟁, IMF 등 격정의 시대를 거치면서 심리적인 면에서 물질적인 부분까지 상당한 변화를 거친 한국학에 대한 총체적인 접근을 시도했다. 한국인의 마음이 무엇인지에서부터 사랑, 음식, 책 등 스물두 가지의 주제를 다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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