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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생활

박태환 “런던올림픽선 200m서도 일낸다”




수영 중장거리 전문 박태환의 변신이 눈부시다. 자유형 200미터는 남은 1년 조금만 더 노력하면 사상 첫 올림픽 금메달도 노릴 만한 종목으로 떠올랐다.

세계선수권대회에서는 처음 출전한 자유형 100미터에서도 준결승(16강)까지 오르며 스프린터로서의 가능성까지 비쳤다. 박태환으로서는 이번 세계선수권이 런던올림픽 쾌거를 위해 자신의 단점을 재점검하고 새롭게 각오를 다지는 ‘전초전’이 됐다.

“내년 올림픽에서는 수영 인생의 꿈인 세계기록을 깨고 싶습니다.” 지난 7월 27일 남자자유형 100미터 결선 진출 실패로 400미터·200미터 등 3종목 대회 일정을 모두 마친 박태환이 밝힌 각오다. 사실 그는 400미터의 경우 “연습 때 구간별로 세계기록이 나와 이번에 세계기록을 깰 것으로 기대했다”고 아쉬워했다.




그러면서 세계기록으로 내년 이 종목 올림픽 2연패를 달성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1년 남았지만 짧을 수도 있고 길 수도 있는 시간이다. 하루하루 성실히 훈련하다 보면 자유형 400미터에서 이번 대회에서보다 더 나은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 것이다. 베이징올림픽이 열린 것이 엊그제 같은데 벌써 3년이 지났다. 남은 1년도 빨리 지나갈 것이다.”

박태환은 이번 400미터에서 위기를 맞기도 했지만 탁월한 천재성으로 이를 극복하며 2007 멜버른 세계선수권대회 이후 4년 만에 다시 정상의 자리에 올랐다. 물론 2008 베이징올림픽에서도 금메달을 따냈다. 남자자유형 400미터에서만큼은 독보적인 존재로 자리매김한 셈이다.

우승기록은 3분42초04. 올 시즌 세계랭킹 1위 기록(3분41초48) 보유자 쑨양(20·중국)과 세계기록(3분40초07) 보유자인 파울 비더만(25·독일)을 각각 1초20, 2초10으로 따돌렸기에 더욱 값진 금메달이었다. 2009 로마 세계선수권대회 예선 12위(3분46초04)의 부진도 말끔히 씻어 냈다. 이 종목 세계선수권대회 2회 이상 우승은, 옛 소련의 블라디미르 살니코프(1978·1982년), 호주의 이언 소프(1998·2001·2003년)에 이어 역대 세번째다.




400미터에서 좋은 성적을 올릴 수 있었던 것은, 단점이던 잠영(돌핀킥)과 턴 동작을 개선한 덕분이다. 올 2월부터 마이클 볼 전담코치 지도 아래 호주 브리즈번에서 특별훈련을 하면서 돌핀킥을 개선해 잠영 거리가 12미터 안팎까지 나오게 했다.  

26일 자유형 200미터 결선에서는 6번 레인에 나선 ‘수영 황제’ 마이클 펠프스(26·미국), 세계기록(1분42초00) 보유자 파울 비더만, 라이언 록티(27·미국) 등과 어깨를 겨뤘으나 아쉽게 4위로 경기를 마쳤다. 1분44초92. 지난해 광저우아시아경기대회 때 금메달을 따내며 작성한 자신의 최고기록(1분44초80·아시아기록)에 약간 못 미쳤다.

동메달을 기록한 비더만(1분44초88)에 불과 0.04초 뒤져 아쉬움이 더했다. 록티가 1분44초44로 금메달, 펠프스(1분44초79)가 그에 0.35초 뒤져 은메달을 차지했다.

박태환은 메달을 놓친 뒤 아쉬움에 잠을 못 이뤘다고 했다.
“100미터 턴 때 광저우아시아경기대회 랩타임만 나왔어도 되는데….” 자신의 약점을 잘 알고 있었다. “레이스 운영도 있지만, 40퍼센트는 턴, 60퍼센트가 스타트인 것 같아요.”

그는 400미터와는 달리, 200미터에서는 출발 신호와 함께 물속에 들어간 뒤 다시 올라올 때, 차로 치면 2단에서 3단으로 기어 가속이 오르지 않는다고 털어놨다. 물 밖으로 나왔을 때는 록티나 펠프스 등 자신보다 신장이 10센티미터 이상 큰 서양 선수들은 이미 앞서 나가 있다는 것이다. “물 밖에서 고개를 들면 록티나 펠프스 허리 부근에 제 머리가 있는 거예요. 그들 어깨까지만 제가 나와도 정말 좋은 성적 나올 것 같아요.”

박태환은 내년 런던올림픽에서 자유형 400미터에서는 ‘중국의 우상’ 쑨양, 200미터에서는 펠프스와 금메달을 다툴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쑨양은 아직 어리니까, 펠프스는 이번에 부진했지만 여전히 1인자니까”라며 이유를 밝혔다. 그러면서 “그들보다 더 열심히 하겠다”고 강조했다. 200미터에서 우승한 록티에 대해서는 “인터넷에서 동영상을 구해 볼 정도”라며 롤모델이자 넘어야 할 벽으로 꼽았다.

박태환은 이번 대회 결산 인터뷰에서 “뭐가 부족한지 깨달음을 준 대회였다. 훈련을 통해 준비해 나가야 할 것”이라고 했다. 특히 단거리(100·200미터)에서는, 서양 선수들에 비해 10센티미터나 작은 신체적 약점(1미터83)으로 빚어지는 초반 스타트의 불리, 그리고 턴 동작의 미흡함을 과제로 꼽았다. 출발 반응속도는 0.66초 안팎으로 경쟁 상대들보다 앞선다. 그는 그것 때문에 그나마 잘할 수 있는 것이라고 했다.

글·김경무 (한겨레신문 스포츠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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