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생활

지난 6월 국내 최대 연예기획사인 SM엔터테인먼트의 파리 콘서트를 고국에서 지켜본 한국인들은 벅찬 감상에 빠져들 수밖에 없었다. 프랑스는 물론이고 유럽 각지에서 몰려든, 언어도 피부색도 제각각인 서양인들이 우리 젊은 가수들의 춤과 노래에 눈물까지 뿌려가며 열광했기 때문이다.
한국 대중음악이 세계를 제패할 날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상징적 장면이었다. 전문가들은 산업화에 힘썼던 국내 대중음악계의 치밀한 전략과 한국 팬들의 특별한 열정이 만난 결과라고 분석한다.
SM엔터테인먼트는 2009년 보아를 미국에 진출시키면서 각 지역라디오 방송사를 집중적인 홍보 대상으로 삼았다. 하지만 결과는 미미했다. 그런 SM 소속 아이돌 가수들이 이번에 새롭게 세계 각지 젊은이들의 눈길을 사로잡은 건, 전통적 매체에 대한 집착을 버리고 인터넷과 SNS를 통해 춤과 노래를 알리는 데 전념한 회사의 전략에 기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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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M 이수만 대표 프로듀서는 최근 가진 인터뷰에서 “작년 LA에서 소속 아이돌 가수를 이끌고 콘서트를 하면서 인터넷과 SNS를 통한 입소문의 힘을 절실하게 깨달았다”며 “우리 가수들을 TV나 라디오보다는 유튜브, 트위터, 페이스북 등을 통해 널리 알리고 있다”고 했다. SM은 아예 10여명의 직원으로 구성된 뉴미디어팀을 통해 인터넷과 SNS 관리를 전문적으로 하고 있다.
이는 JYP, YG 등 다른 대형 기획사도 마찬가지. JYP 한수정홍보팀장은 “유튜브에 ‘리얼 2PM’, ‘리얼 원더걸스’ 등의 채널을 만들어 멤버들의 무대 뒤 혹은 일상 속 모습을 구체적으로 보여주는 데 전념하고 있다”며 “이를 통해 국제적 인지도를 높이고 있다”고
말했다.
파리 공연을 앞두고 SM이 공식 오픈한 ‘페이스북 SM타운’은 열흘 만에 페이스북 셀러브리티에 선정되는 인기를 얻기도 했다. 지명도, 콘텐츠의 흥미도 등을 기준으로 선정되는 페이스북 셀러브리티는 마룬5, 샤키라 등 세계적 팝스타들의 주무대였다.
대형기획사들의 체계적인 아이돌 가수 트레이닝 시스템 또한 다시 주목 받고 있다. 우리나라 아이돌 산업은 이미 큰 성공을 거두고 있던 일본의 아이돌 산업을 벤치마킹했지만 좀 더 강력한 훈련 시스템을 도입했다.
일본의 경우 길거리 캐스팅을 바탕으로 6개월 안팎의 훈련 과정을 거쳐 아이돌 가수로 데뷔시키는 경우가 대부분. 하지만 한국에서는 4~5년의 연습생 생활은 기본으로 통한다. 춤과 노래는 물론 연기에 대해서까지 전문가들의 구체적인 교육이 진행된다는 얘기다.
일본의 한 연예기획사 관계자는 “일본의 아이돌 그룹은 일단 데뷔한 뒤 팬들과의 상호작용을 통해 성장하곤 한다”며 “하지만 한국의 아이돌 그룹은 데뷔 전 상당히 완벽한 수준으로 다듬어진 상태에서 팬들을 만나는 것 같다”고 했다.
SM, JYP, YG 등 대형 기획사들이 일찌감치 세계 시장을 목표로 준비해 왔다는 점도 지나칠 수 없는 부분이다. 국내 무대는 이들에게 좁기만 했던 것이다.
SM엔터테인먼트의 창업자 이수만 회장은 초등학생이던 보아를 월드스타로 키우기 위해 어린 시절부터 훈련을 시켰고 결국 일본의 톱가수로 안착시켰다. H.O.T. 또한 90년대 후반 중국에서 일찌감치 열풍을 일으키며 한류의 원조로 큰 사랑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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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YP엔터테인먼트의 창업자 박진영은 원더걸스를 데뷔시켜 국내에 걸그룹 바람을 일으킨 뒤, 과감하게 미국 진출을 시켰다. 미국의 인기 보이 밴드 조나스 브라더스의 오프닝 공연 기회를 원더걸스에게 마련해 줌으로써 세계 대중음악의 본산에서 인정받을 수 있는 길을 열였던 것이다. 그 결과 원더걸스는 빌보드 싱글 차트 76위에 오르는 쾌거를 이루기도 했다.
박진영은 이미 2000년대 중반부터 단신으로 미국 시장에 들어가 흑인음악계의 유명 프로듀서들과 교분을 쌓아 왔다.
YG엔터테인먼트는 빅뱅과 2NE1을 앞세워 일본을 비롯한 아시아에서 큰 사랑을 받고 있는 것은 물론, 유럽과 미국 시장 진출도 준비하고 있다. 이 회사의 창업자 양현석 또한 해외 인맥을 넓히는 데 공을 들이고 있다.
글ㆍ최승현 (조선일보 대중문화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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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K-공감누리집(gonggam.korea.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