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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생활

이 한권의 책 <민주사강(民主四講)>




왕샤오광은 이 책에서 아주 도발적인 주장을 편다.
오늘날 세계가 당연한 것처럼 여기고 있는 민주주의(좀 더 정확히 말하면 서구식 민주주의)는 ‘진짜 민주주의’가 아니라는 것이다.

그는 “오늘날 우리가 보고 있는 이른바 ‘민주주의’는 변질된 민주주의, 거세된 민주주의, 소독된 민주주의, 기능을 제거한 민주주의”라고 혹평한다.

지난 2천 년 동안 서구 민주주의, 특히 미국 민주주의는 ‘백성이 주인’이라는 원래의 취지에서 벗어나 유산자(有産者)들에 의해 거세당했으며, 그 결과 선주(選主:상전뽑기), 전주(錢主:금권정치)로 전락했다는 것이다.

왕샤오광은 이렇게 변질된 현대 민주주의에 대한 대안으로 고대 그리스에서 실시했던 ‘공직자 추첨제’의 부활과 전문가·시민의 참여를 장려하는 ‘협의제 민주주의’를 제안한다. “일반 시민들 가운데서 추첨으로 선출된 공직자가 현대 사회의 복잡한 문제들을 잘 처리할 수 있을까”라는 의문에 대해 저자는 “지금 정치인들이 하는 것을 보면 일반 시민들보다 나을 것도 없지 않으냐”고 반문한다.


기기묘묘한 게리맨더링 선거구와 갈수록 천문학적인 돈이 들어가는 선거전으로 상징되는 미국식 민주주의에 대한 저자의 비판은 무척이나 신랄하다. 더 이상 유권자의 뜻을 제대로 대변하지 못하는 각국의 정당정치의 위기 상황에 대한 진단도 귀담아들을 만하다.

왕샤오광은 또 민주주의와 경제발전의 상관관계 등에 대한 여러 학자의 연구결과를 널리 소개하고 있는데, 이런 문제에 관심을 가진 사람에게는 좋은 공부가 된다.

하지만 저자는 ‘자유’에 대해서는 얘기하지 않는다. 물론 정부가 ‘재스민’이니, ‘류샤오보’니 ‘티베트’니 하는 민감한(?) 단어를 통제하는 중국의 현실에 대해서도 입을 다문다.

대신 그는 곳곳에서 서방 학자들이 자신들의 잣대로 중국 민주주의 수준을 재단(裁斷)하는 데 대한 불만을 토로한다.

이러한 주장을 통해 왕샤오광은 은연중에 서구식(미국식) 민주주의는 중국인들이 따라 배우려고 애쓸 만한 가치가 없는 것이며, 중국은 ‘중국 특색의 사회주의’에 이은 ‘중국 특색의 민주주의’를 창출해야 한다는 생각을 설파한다.

현실 민주주의는 각 나라가 처한 환경에 따라 차이가 있을 수 있다는 주장은 틀린 얘기가 아니다. 하지만 왕샤오광의 주장이 고도로 국가자본주의적이고 권위주의적인 현재의 중국체제에 복무하는 논리로 들리는 것은 왜일까?

글·배진영 기자


펠로폰네소스전쟁사
투퀴디데스 지음 | 도서출판 숲 펴냄ㆍ3만8천원
고대 그리스세계의 패권을 놓고 아테네와 스파르타가 벌였던 펠로폰네소스 전쟁의 전말을 다룬 이 책은 역사와 정치의 본질을 생각하게 하는 고전이다. 저자는 종교·도덕의 잣대를 배제하고 전쟁을 인간관계의 상호작용으로 설명한다. 역자(譯者)인 천병희 단국대 명예교수는 그동안 <일리아스> <오뒷세이아> 등 고대 그리스·로마의 고전 원전(原典)을 우리말로 번역해 왔다.

도시의 승리
에드워드 글레이저 지음 | 해냄 펴냄ㆍ1만8천원
흔히 도시는 범죄·교통난·빈민가 등 온갖 사회적 모순의 집합체인 것으로 매도된다. 하지만 도시 경제학 분야의 세계적 권위자인 저자는 “인류 최고의 발명품은 도시”라고 역설한다. 뉴욕에서 인도 뭄바이까지 전 세계 주요 도시의 생생한 사례를 중심으로 성공하는 도시의 비결, 위생·교통·주택·환경 등 도시문제에 대한 해법 등을 제시한다.

사진으로 기록된 20세기 전쟁사
던컨 힐 엮음 | 시그마북스 펴냄ㆍ6만원
1914년 발발한 제1차 세계대전에서부터 2008년 러시아의 그루지야 침공에 이르는 지난 1세기 동안의 전쟁의 역사를 사진으로 엮었다. 1·2차 세계대전, 6·25전쟁, 중동전쟁, 베트남전쟁 등 20세기의 큰 전쟁들은 물론, 유고 내전, 다르푸르내전, 르완다학살 등 크고 작은 내전과 지역분쟁들도 다뤘다. 해당 전쟁을 다룬 영국 신문 <데일리메일>의 기사를 함께 실어 생생한 현장의 목소리를 전하면서, 전쟁의 경과에 대한 이해를 돕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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