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생활

이 책 속에는 다양한 인간군상이 등장한다. 고려말의 권신(權臣) 이인임·염흥방·지윤 등은 종을 풀어 아무 죄도 없는 사람들을 물푸레나무(수정목)로 곤장질한 뒤 그 들의 땅을 강탈하곤 했다. 이를 두고 당시 사람들은 ‘수정목 공문(水精木 公文)’이라며 치를 떨었다.
권력실세들의 부정부패는 조선시대로도 이어졌다. 세종 시절 병조판서 조말생은 노비소송사건을 처리하면서 뇌물을 받아 물의를 일으켰다. 그는 태종의 지신사(비서실장)를 지냈고, 왕실과 인척지간이었다. 사헌부의 잇따른 탄핵에도 불구하고 세종은 그를 끝내 감쌌다.
연산군을 몰아내고 중종을 세운 박원종·성희안·유순정도 사치와 탐욕을 일삼았다.
사관(史官)은 이들을 두고 “뇌물이 사방에서 모여들고 남에게 주는 것도 마땅함을 지나쳤다”(박원종), “뇌물을 좋아하여… 첨사나 만호 자리를 구하는 사람이 있으면, 뇌물이 많고 적음을 보아 제수했고”(유순정), “사치만 믿고 의리를 멸시하여 사는 집은 그 사치를 극도로 하고”(성희안)라고 비판했다. 그런가 하면 조선 숙종 때 역관 장형은 중국을 드나들며 부(富)를 쌓았고, 이를 남인에게 정치자금으로 제공해 딸을 왕비로 만드는 데 성공했다. 이 딸이 바로 장희빈이다. 조선시대판 정경유착이라고나 할까.![]()
그런가 하면 직접 축재(蓄財)에 나선 임금도 있었다. 고려의 충혜왕은 궁내에 비단직조소를 짓고 비단을 짜게 하여, 이를 시장에 내다 팔았다. 백성들로부터는 노비와 땅, 말을 빼앗아 원성을 사기도 했다. 그에 대해 사관은 “음란하고 방종하여 무도하면서도 재리(財利)를 계산하는 데는 세밀한 것까지도 다 따졌다”고 기록했다.
이렇게 모은 돈은 원나라의 간섭 속에서 왕위를 지키기 위한 통치자금으로 쓰였다.
하지만 그는 원나라 승상으로부터 ‘양아치’라는 소리까지 듣던 끝에 왕위에서 쫓겨나 귀양길에 죽고 말았다.
구한말 고종 황제는 매관매직을 일삼았는데, 갑오개혁 이후 관찰사 자리는 10만~20만 냥이었다. 전남 해안의 군수 자리도 5만 냥은 주어야 했다. 황제가 이 모양이었으니 다른 사람은 두말할 나위도 없었다. 고종의 조카로 외부대신 등을 지낸 이지용은 1904년 러일전쟁의 와중에 일제가 요구한 한일의정서를 받아들이면서 1만원을 받았다. 시대에 따라 부패의 모습이 다르고 등장하는 사람도 다르지만, 결론은 하나다. 부정부패는 자신을 망치고 나라를 망치는 병(病)이라는 것이 바로 그것이다.
글ㆍ배진영 기자![]()
로마제국과 유럽의 탄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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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무드에서 마크 저커버그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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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르크스, 프로이트, 샤갈, 에디슨, 앨빈 토플러, 워런 버핏, 페이스북을 만든 마크 저커버그…. 이들은 모두 유대인이다. 세계 인구의 0.2퍼센트에 불과한 유대인이 이렇듯 역사에 큰 족적을 남기고 오늘날 세계를 움직이는 인물들을 양산해 낸 비결은 무엇인가? 탈무드에 바탕을 둔 재산형성과 관리, 자녀교육, 인생경영에 관한 유대인의 78가지 비결을 알기 쉽게 정리했다.
아름다운 우리 저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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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인 한복디자이너인 저자가 저고리를 통해 한국의 복식사를 정리했다. 호방한 고려 여인의 긴 저고리, 구중심처 여인들의 격조 있는 삼화장저고리, 서민들의 애환이 서린 무명저고리, 기녀들의 열망이 숨겨진 초미니 저고리 등 당시 여인들의 삶과 사랑이 오롯이 담긴 저고리를 통해 잊힌 복식사를 되살렸다. 저고리의 유래와 종류, 구성, 변천사, 도식화를 비롯하여 저고리 600년사를 완벽하게 복원한 100여 컷의 컬러 도판이 이해를 돕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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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K-공감누리집(gonggam.korea.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