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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생활




현재 연애 중이거나 결혼한 상태인 커플이 보면 좋다. 아니, 아직 제짝을 찾지 못한 외로운 싱글이 봐도 즐겁다. 로맨틱 뮤지컬 <아이 러브 유>(원제 I Love You, You’re Perfect, Now Change)는 누가 봐도 연거푸 웃음보를 터뜨리게 하는, 마력이 있는 작품이다.

그럼에도 결코 가볍지만은 않다. 웃다 보면 어느새 가슴 한편 묵직하게 자신의 삶을 되돌아보게 하니까.

2004년 한국 초연 이래 흥행하며 롱런하는 이유다. 오프 브로드웨이의 히트 제조기인 극작가 조 디피에트로와 작곡가 지미 로버츠의 작품이다. 2001년 9·11테러 당시 대다수 오프 브로드웨이 뮤지컬이 막을 내리고 브로드웨이에서조차 관객 감소를 견디지 못해 간판을 내리는 속에서도 이례적으로 연일 관객을 불러모은 작품으로도 유명하다.

무대가 열리면 몹시 바쁜 직장인 남녀가 첫 만남을 갖는 장면이 나온다. 여자는 이렇게 말한다. “제가 정말 너무너무 바쁜 사람이라 낭비할 시간도 인내심도 없어요. 그래서 말인데, 오늘 정말 즐거웠어요. 이렇게 인사를 하고 두번째 데이트로 넘어가죠?” 그러자 남자는 “두번째도 생략하고 세번째 데이트는 어떠냐”고 묻는다. 이는 다시 첫번째 섹스로, 두달째의 만남으로, 다툼과 화해, 헤어짐과 재회장면으로 이어진다.




이처럼 뮤지컬 <아이 러브 유>는 남녀가 처음 만나 사랑하고 결혼하고 함께 살아가면서 겪는 일들을 19개의 짤막한 에피소드에 담아 옴니버스 형태로 보여준다. 소개팅 자리에서 동상이몽에 빠진 남녀, 갓 결혼한 신혼부부, 육아 등 일상에 지친 30대 부부, 배우자와 사별한 후 새로운 사랑에 빠지는 노년 커플 등 다양한 등장인물들의 이야기가 속도감 있게 전개된다.

스테디셀러 <화성에서 온 남자, 금성에서 온 여자> 뮤지컬 버전이라고 할 만큼 남자가 모르는 여자의 심리, 여자가 모르는 남자의 심리도 잘 묘사돼 있다. 가령 ‘여자는 내숭, 남자는 뻥’ 편에서는 여자들이 세상에서 제일 싫어한다는 군대 이야기를 즐기는 남자와 이런 남자가 못마땅해도 머슴 하나 필요한 여자의 심리가 묘사되고, ‘패밀리 드라이브’ 편에선 집에서 전혀 기를 못 펴던 남편이 유일하게 운전할 때만은 숨겨져 있던 야성을 드러내는 모습이 재현된다.

총 60개가 넘는 캐릭터가 등장하는데 이를 연기하는 배우는 모두 4명. 초연부터 출연해 단일공연 단일배역 최다 출연기록을 세운 남경주를 비롯해 한애리, 이민아가 2시간의 공연 동안 쉴 틈 없이 분장과 옷을 바꿔 가며 수많은 캐릭터를 쉴 새 없이 넘나든다.

5초 만에 다른 캐릭터로 무대에 나타나는 배우들의 변신, 그리고 이들이 노골적인 대사와 노래, 보디랭귀지를 곁들여 보여주는 사랑의 여러 형태가 관객을 무장해제시킨다. 그런 가운데 ‘바로 내 이야기구나’ 하는 공감을 불러일으키게 한다. 시대와 공간을 뛰어넘는 보편성을 띠고 있기 때문이다. 꼭 한번 관람하기를 강추한다.

글·박주연 (경향신문 문화부 기자)


‘한국 사실주의 연극의 최고봉’으로 일컬어지는 차범석의 <산불>이 원로 연출가 임영웅의 연출로 다시 상연된다. <산불>은 6·25 당시 공비가 출몰하는 외딴 두메산골을 무대로 늙은 시어머니와 청상인 며느리와 딸, 그리고 그 집에 숨어든 빨치산이 펼치는 애욕과 갈등의 드라마. 강부자·조민기 등 연기파 배우들이 정통 연극의 깊이를 보여준다. 전쟁 후 피폐해진 소백산맥의 부락과 대나무 숲, 불타는 산 등 희곡 <산불>이 가진 대표적인 이미지들을 사실적인 무대 메커니즘을 통해 만나볼 수 있다.

일시 6월 5~26일
장소 국립극장 해오름극장
관람료 VIP석 7만원 R석 5만원 S석 3만원 A석 1만원
문의 02-577-1987


66년 전통의 독일 슈투트가르트 체임버 오케스트라가 한국에 온다. 바흐의 음악에 대한 독특한 해석으로 ‘최고의 바흐 연주’라는 극찬을 듣는 슈트르가르트 체임버 오케스트라는 이번 내한 공연에서 바흐의 ‘이탈리아 협주곡’을 비롯해 모차르트의 ‘아이네 클라이네 나흐트무지크’, 차이콥스키의 ‘현을 위한 세레나데’ 등을 연주한다. 2004년 독일 ARD콩쿠르에서 최우수상을 받은 프랑스 출신의 플루티스트 마갈리 모시니어가 협연한다.

일시 6월 20일
장소 제주아트센터 대극장
관람료 R석 8만8천원 S석 7만7천원 A석 5만5천원
문의 070-4130-0877


조영남은 화가다. 그리고 가수다. 그래서 그는 화수(畵手)다. 독학으로 대학 2학년 세시봉 시절부터 그림을 그리기 시작한 조영남은 그동안 요강, 소쿠리, 바둑, 화투 등 어린 시절부터 흔히 접하던 서민적 소재들을 가지고 그림을 그려 왔다. 6월 17일 오후 3시 개막행사에서는 조영남의 즉흥 피아노연주 및 사인회가 함께 열린다.

일시 6월 14일~7월 31일
장소 광주시립미술관 상록전시관
문의 062-613-7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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