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생활

미국의 경제 칼럼니스트인 로저 로웬스타인의 <복지전쟁>(원제·While America Aged)은 3개의 사례를 다룬다. 세계적인 자동차 메이커 GM, 뉴욕시, 그리고 캘리포니아의 샌디에이고시가 그것이다.
구체적인 내용은 다르지만, 이들은 모두 과도한 퇴직연금에 대한 부담 때문에 파산지경에 이르렀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저자는 이렇게 말한다.
“현재의 연금시스템은 당장의 불편함을 뒤로 미루고자 하는 기본적인 인간본성의 희생양이 되었다. (중략) 연금의 지급은 먼훗날의 일이라는 바로 그 이유 때문에 고용주들은 과도한 약속의 유혹에 넘어갔다. 마침내 연금을 지급해야 할 시기가 다가오면, 그것은 다른 사람이 떠안아야 하는 문제가 되었다. 이러한 경향은 특히 공공부문에서 두드러졌다.”
여기서 ‘다른 사람’은 나 이외의 다른 납세자일 수도 있고, 우리의 후손들일 수도 있다. 물론 GM이나 뉴욕, 샌디에이고의 퇴직연금제도가 파탄 나게 된 책임이 ‘사용자’에게만 있는 것은 아니다. 거기에는 ‘사용자’의 상대자였던 전미자동차노동조합, 전미운수노동조합 등 공공노조, 공무원노조의 책임도 컸다. 저자의 말처럼, 미국 퇴직연금의 역사는 서서히 힘을 키워온 노동조합의 이야기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기 때문이다.![]()
2000년대 중반 GM의 퇴직연금기금은 매년 70억 달러를 먹어치우는 괴물이 되어 있었다.
2005년 GM이 건강보험에 지출한 돈은 53억 달러에 달했다. GM은 1백10만명에게 치료비를 제공하고 있었지만, 그중 현역 근로자는 14만명에 불과했다. 나머지는 모두 퇴직자와 그 가족이었다. GM이 생산하는 자동차 한 대당 들어가는 건강보험 비용은 1천5백25달러에 이르렀다. 이는 도요타가 자동차 한 대에서 얻는 이윤에 맞먹는 액수였다. 월스트리트에서는 GM을 ‘바퀴 달린 연금회사’라고 조롱했다.
미국 최고의 기업이라는 GM이 이 정도였으니, 뉴욕이나 샌디에이고의 경우는 더 말할 것도 없었다. 더욱이 뉴욕과 샌디에이고시 당국이 상대해야 하는 공공노조나 공무원노조가 실권을 장악하고 있는 은퇴자위원회는 단순한 노조가 아니었다. 그들은 해당 지자체의 명운을 좌우하는 유권자집단이자, 거대한 압력단체이기도 했기 때문이다.
저자는 서문에서 “선거인단에 잘 보이기 위해 부채를 미래로 미루는 악습은 어디에나 만연해 있다”면서 “‘미래를 저당 잡힌 사람은 후회하기 마련’이라는 기본적인 교훈을 가슴에 새긴다면, 재앙을 피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한다.
글ㆍ배진영 기자
로저 로웬스타인 지음·손성동 옮김 | 한국경제신문사 펴냄·1만9천8백원![]()
승사록, 조선 선비의 중국 강남 표류기
최두찬 지음 | 휴머니스트 펴냄·2만원
조선 후기의 학자 최두찬이 일행 50명과 함께한 16일간의 표류 체험과 중국 강남에 닿은 뒤 귀환에 이르는 6개월간의 중국 견문 기록을 담았다.
최두찬이 제주도에 있을때 지은 시편을 비롯해 일행 50명과 16일간 바다를 표류하는 어려운 상황, 중국을 비롯한 여러 나라의 풍속과 산천 명승, 강남에 대한 풍부한 물산과 화려한 의복, 건축물까지 흥미롭고 다채로운이야기를 실었다. 지식인들 간에 필담으로 오간 시구들도 흥미롭다.
코끼리의 후퇴
마크 엘빈 지음 | 사계절 펴냄·4만8천원
중국 고대 상(商)왕조부터 20세기 초 청(淸)왕조에 이르는 3천 년 중국사를 ‘환경사’라는 틀로 분석한 역작이다. 자연을 대하는 중국인의 태도가 시대에 따라 어떻게 변해 왔고 이것이 어떤 자연 변화로 이어졌는지를 구체적인 사례를 통해 재구성했다. 황실의 공식 사료부터 두보의 시편까지 다양한 자료를 오가며 다차원적으로 중국 환경사를 그려낸 점이 돋보인다.
내 마음의 야생화 여행
송기엽·이유미 지음 | 진선Books 펴냄·1만3천8백원
봄, 여름, 가을, 겨울, 그리고 새봄이 시작할 때까지이 땅에 살아가는 야생화의 생태와 이야기를 열두달로 나누어 한데 묶었다.
사진작가인 송기엽씨가 생생한 꽃 사진을 찍었고 국립수목원에서 일하는 이유미씨는 꽃마다 수필 같은 설명을 달았다. 꽃말과 함께 저자의 추억도 글에 녹아 있다. 7월에 볼 수 있는 야생화로는 울릉도의 섬초롱꽃이 소개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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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K-공감누리집(gonggam.korea.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