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생활

이제 막 1집을 발매한 신인밴드 버스커 버스커 열풍이 심상치않다. 지난 3월 29일 첫 앨범이 발매되자마자 수록곡 대부분이 온라인 음원사이트 차트의 10위권 내에 진입하고 3주가 지난 후에도 총 6곡의 노래가 차트 10위권 안에 위치하고 있다.
앨범 수록곡 대부분이 이렇게 한꺼번에 그것도 장기간 사랑을 받은 예는 빅뱅 정도밖에는 없다. 그러나 빅뱅은 이미 5년차를 넘겨버린 베테랑 아이돌인데다 대부분의 음악을 작곡하는 G드래곤(지용)과 테디는 이미 그 실력을 입증받은 베테랑 작곡가라는 점에 비추어
볼 때 버스커 버스커의 돌풍은 예외적이다.
물론 신인가수 중의 일부는 좋은 노래를 만나 바로 차트 1위를 하기도 한다. 그런데 버스커 버스커는 하나의 노래가 아닌 앨범에 수록된 거의 전 곡이 큰 사랑을 받고 있기 때문에 노래 하나만을 성공시킨 사례와는 구별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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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인이며, 아이돌이 아닌, 그리고 방송 출연이 제한되어 있는 오디션 출신의 핸디캡을 지닌 버스커 버스커가 이런 업적을 이뤄냈으니 많은 이가 관심을 갖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이런 그들의 성과에는 다양한 이유가 있다. 우선 장범준(23)의 보컬을 빼놓을 수 없다. 사실 <슈퍼스타K3> 당시만 해도 장범준의 보컬은 밴드를 이끌고 나가기에는 부족하다는 평을 지속적으로 받아 왔다. 특히 음역대가 좁기 때문에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있었다.
그러나 신기하게도 대중은 그의 보컬에 환호를 보냈다. ‘동경소녀’나 ‘정류장’, ‘막걸리나’, ‘서울사람들’ 등 오디션에서 선보였던 경연 곡들은 방송이 끝난 후 음원서비스를 통해 큰 인기를 끌었다.
그리고 그 인기의 중심에는 장범준의 보컬에 대한 찬사가 있었다.
대중은 그의 보컬이 지닌 감성을 좋아했고, 그를 “21세기의 송창식이나 김광석과 같은 보컬”이라고 평하기도 했다.
비록 우리나라 사람들이 선호하는 폭발적인 고음은 없지만, 듣는 이들은 그의 보컬을 통해 편안함과 아련함을 느끼며 곡에 취해버린다. 이런 보컬의 매력은 곡의 인기에 상당히 큰 역할을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또한 오디션이 끝나고 난 뒤 바로 활동을 시작하기보다는 활동을 줄이고 차분히 좋은 앨범을 만들어낸 전략도 그들의 성공에 한 몫을 한 것으로 보인다. 사실 이는 어쩔 수 없는 선택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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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은 밴드를 결성한 지 6개월 정도밖에 되지 않은 초보 밴드였고, 그렇기 때문에 활동을 제대로 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준비가 필요한 상황이었다. 오디션 프로그램 출신의 가수들은 오디션이 끝날 때쯤이면 상당히 이미지가 많이 노출된 상태가 된다. 그러므로 오디션이 끝나고 난 뒤 바로 방송을 이어 하는 것은 사실 큰 의미가 없다.
일반적으로 가요계의 보편적인 성공 공식은 ‘이미지 노출 후 차트 점령’이다. 예를 들어 2AM은 조권이 예능을 통해서 이미지 노출을 하고 난 후 좋은 노래를 발표했고, 이 노래가 성공을 거둠으로써 마침내 스타가 되었다. 따라서 이미 ‘이미지 노출’이 된 오디션 출신들은 방송활동보다는 ‘음악’에 집중하여 좋은 노래를 들고 나오는 것이 더욱 성공가능성이 높다.
<슈퍼스타K2>의 우승자인 허각이 다른 방송활동은 많이 하지않고 한동안 음악에만 집중해서 큰 성공을 거둔 것에 비해 비슷한 오디션 프로그램인 <위대한 탄생> 출신인 데이비드 오와 권리세가 예능 프로그램인 <우리 결혼했어요>에 출연했다가 성공하지 못한
것을 보면 이런 전략의 차이는 극명하게 드러난다. 버스커 버스커는 바로 이 공식에 충실했다. 이미지 소비를 줄이고 좋은 음악으로 승부한 것이다. 그리고 이 전략은 제대로 맞아떨어졌다. 이 모든 것과 더불어서 그들의 성공에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한 것이 있다면 그것은 ‘좋은 음악’ 그 자체일 것이다.
이 좋은 음악을 조금 더 깊게 파고들자면 바로 ‘가사’의 힘을 얘기하지 않을 수 없다. 과거의 향수가 그득 담겨 있는 버스커 버스커의 아날로그적인 가사는 장범준의 감성보컬과 결합하여 듣는 이들의 가슴을 울린다.
“여수 밤바다 / 이 조명에 담긴 / 아름다운 얘기가 있어 / 네게 들려주고파” -‘여수 밤바다’ 중-
“사랑이란 / 한 소녀가 향수를 바르고 / 또 한 소년이 애프터 쉐이브를 바르고 만나서 / 서로의 향기를 맡는 거예요” -‘향수’ 중-![]()
듣는 이들은 이런 아날로그적인 가사에 공감하면서 마음으로 노래를 느낀다. 그래서 노래를 듣고 있으면 정말로 여수 밤바다를 걷고 싶고, 내 여자의 향수냄새, 내 남자의 애프터 셰이브 냄새를 맡았던, 사랑했던 그 시절이 떠오른다. 이런 가사는 가슴에 오랜 여운을 남기고 이 여운이 노래를 오랫동안 차트에 남아 있게 하고 있다.
이런 이유들로 그들은 첫 앨범에서 큰 성공을 거뒀지만 결론적으로 방송에서 자주 볼 수 없는 팀이 되어버렸다. 그러나 가수의 본질이 결국 음악이라는 점을 생각해 보면, 이들의 활동 방식은 오히려 팬들에게는 감사해야 하는 일이다.
아이돌 일색의 음악계에 새로 데뷔한 이 초보 밴드가 아날로그적 감성의 아련함을 더해주고 있는 것만 봐도 이들의 가치가 얼마나 소중한지 알 수 있다. 그래서 이들은 대한민국 가요계에 상당히 중요한 밴드로 존재할 가능성이 높다.
글·박지종 (문화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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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K-공감누리집(gonggam.korea.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