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으로 바로가기

문화/생활

책향기 물씬 풍기는 ‘지역주민의 사랑방’




교하도서관에 들어서자마자 눈길을 사로잡은 건 1층 문헌정보실에 자리 잡은 보라색 대형 소파였다. 이곳에서는 도서관 하면 떠오르는 딱딱한 의자 대신 보라색 소파가 도서관을 찾는 이들을 반갑게 맞이한다.

여럿이 함께 편히 쉬면서 책을 읽을 수 있는 소파, 그것도 심리적 휴식과 안정을 상징하는 보라색이라…. 도서관 전체로 보면 비록 작은 요소이지만 그것부터 여느 도서관과 사뭇 다르다. 마치 “어서와 편히 앉아 책을 읽으세요”라고 권유하는 듯하다.

총 5층으로 지어진 교하도서관은 그 규모가 남다르다. 크기로 따진다면 최근 지어진 도서관 중에서 손꼽힐 정도다.



2개의 문헌정보실 외에도 10일마다 새로운 기획이 펼쳐지는 교하아트센터, 매주 토요일마다 가족영화 극장으로 변신하는 소극장, 도서의 원화나 신간정보 등이 전시공간처럼 펼쳐진 브라우징룸, 강연회가 열리는 문화강연실, 각종 소모임이 열리는 나눔실 등 그 내용 또한 알차다.

하지만 교하도서관의 진가는 그 크기만으로 압축할 수 없다. 도서관 곳곳에 책의 향기보다는 사람의 향기가 진하게 배어 있다. 책을 읽다가 언제고 차 한잔 마시거나 그림을 보고, 이야기를 나누며 쉴 공간이 곳곳에 마련돼 있다.

행여 책에 얼룩이라도 질까 화장실 옆 구석에 커피자판기 한두개 놓아둔 여느 도서관 풍경과 달라도 한참 다르다. 바로 이것이 교하도서관만의 힘, 대면 서비스다.




교하도서관의 가장 큰 특징은 아르바이트를 제외한 전 직원이 모두 사서라는 점이다. 하지만 이곳의 사서는 단지 정보를 분류, 관리하는 역할에만 머물지 않는다.

교하도서관 어린이청소년서비스팀의 전은지 사서는 “어린이독서클럽도 직접 진행하고 있다”며 “시민들 사이에 도서관이 스며들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도서관 안내 부스도 사서들이 번갈아가며 근무할 정도다. 어린이독서클럽뿐만이 아니다. 이곳의 사서들이 만들어낸 기획은 여느 기획집단 뺨칠 만큼 스펙터클한데 그간 진행해온 기획만 해도 입이 떡 벌어진다.

근교 파주출판단지 내 출판사들을 졸라 저자 강연회와 원화 전시 등을 진행하는가 하면 DMZ(국제다큐멘터리 영화제)와 함께 ‘도서관으로 간 다큐’를 진행하기도 했다.



파주출판단지 내 영화관은 ‘대한독립영화만세’라는 프로그램을 함께 해오며 독립영화에 힘을 실어주기도 했다. 그런가 하면 학교로 찾아가 청소년 교양강좌를 펼치고 어르신 정보화 교육을 하기도 한다.

전 직원인 15명의 사서가 ‘가장 도서관적인 게 무엇일까?’라는 적극적인 고민을 실천에 옮기면서 이루어낸 성과다. 이곳에서 사서로 살아가기는 책만 좋아해서는 불가능한 일인 듯싶다. 하지만 바로 자기계발에 투철한 사서들이야말로 교하도서관을 경기도 대표 도서관으로 우뚝 서게 한 힘이기도 하다.



현재 교하도서관은 지역 도서관이자 경기도 대표 도서관의 업무를 동시에 진행하고 있다. 한시적이지만 대표 도서관으로 지정되면서 프로그램 운영비를 지원받아 프로그램이 이전보다 다양해졌다.

작가 김훈, 유홍준 교수, 정재승 카이스트 교수 등도 교하도서관을 다녀갔다. 2008년 9월 개관 이후 벌써 도서관 회원이 3만명을 넘었다. 이 또한 우연이 아닌 듯싶다. 친근한 도서관, 참여하는 도서관, 진화하는 도서관. 모두 교하도서관이 꼽은 비전이다. 그 사이에 사람(지역주민)과 책(정보)이 있다.

글·문영애 객원기자 / 사진·정정현 기자
문의 교하도서관 www.gyohalib.or.kr ☎031-940-5153


교하도서관이 애당초 직원 1백퍼센트가 사서로 구성된 데에는 장지숙 관장의 역할이 컸다. 장 관장은 사서의 역할을 “도서관을 이용하는 이용자, 즉 지역주민에게 정보와 자료를 중계해주는 역할로 정보ㆍ자료 가이드”라고 설명한다.

교하도서관이 경기도 대표 도서관으로 지정된 가장 큰 이유는 무엇이라 생각하는지요?
경기도 대표도서관 설립이 시급하다는 지적에 따라 기존에 운영 중이던 교하도서관을 한시적으로 경기도 대표도서관으로 지정, 개관하게 된 것입니다. 교하도서관이 경기도 대표 도서관으로 지정된 데에는 파주출판단지와 가깝다는 입지적 요인도 있고, 최근 지어진 도서관 중 규모가 크다는 요인도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도서관 직원을 모두 사서로 뽑은 이유가 따로 있나요?
공공 도서관을 제외한 지자체 공공 도서관 중 정사서가 15명으로 구성된 곳이 없습니다. 사서를 뽑을 때도 총 월 2일의 휴일 중 1일은 전체 교육으로 할애한다는 약속을 받습니다. 그저 사서의 역할에만 멈추어 있으면 평범한 사서로 남을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획기적인 기획들이 눈을 모으는데, 어떻게 기획하게 됐나요?
개관 초부터 문화교실 같은 프로그램은 하지 않으려 했습니다. 다만 도서관에서 할 수 있는 일에만 집중했지요. 정보와 자료를 중심으로 사람들과 함께할 수 있는 것을 고민했습니다. 이를테면 클래식음악 감상회를 열어 도서관 내에 연관된 자료나 CD를 소개하는 형식입니다. 이러한 노력들로 지역주민 한분 한분이 도서관을 통해 예술적 향유의 첫발을 내딛기를 바랍니다.

경기도 대표 도서관 지정 후 달라진 점이 있는지요?
아무래도 프로그램 내용이 좀더 다양해졌습니다. 정재승, 김훈, 유홍준 등 대표적인 명사와의 만남이 진행됐고, 최근엔 외국어대학교 노벨문학상연구소와 연계해 대표적인 노벨문학상 작가 전시를 기획하기도 했습니다. 지역 주민에게 도움이 되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지금 정책주간지 'K-공감' 뉴스레터를 구독하시고,
이메일로 다양한 소식을 받아보세요.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