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생활

최경주 선수는 지난 5월 16일(현지시각) 미국 PGA투어 플레이어스 챔피언십 우승이 확정된 뒤 캐디 앤디 프로저(60)의 품에 얼굴을 묻고 한동안 흐느꼈다. 올해 환갑을 맞았고 백발이 성성한 프로저는 최경주의 어깨를 두드려주며 흐뭇해했다.
최경주 선수는 우승 인터뷰를 통해 “캐디 앤디 프로저는 내 아내이자 큰형 같은 사람”이라면서 “내가 위기 상황에 처했을 때 언제나 농담과 긍정적인 격려로 즐겁게 해준다”고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프로저도 자신의 ‘보스’인 최경주 선수를 높이 평가했다. 프로저는 “KJ(최경주 선수의 영문 이니셜)는 신앙심이 깊고 어려운 상황에서도 좀처럼 동요하지 않는다”면서 “한국 문화 때문인지 나이 많은 사람을 존경하는 마음을 갖고 있고 내 의견도 적극적으로 들어주려고 한다”고 밝혔다. 치아가 좋지 않은 프로저가 큰돈이 드는 치료를 받을 때, 최경주는 별도로 개인적인 도움을 주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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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경주와 프로저가 서로 인연을 맺은 것은 2003년 9월 유럽투어 독일 마스터스로 거슬러 올라간다. 그전까지 캐디를 여러 번 교체했던 최경주였는데, 프로저와는 ‘필드의 동반자’로 9년째 동고동락 하고 있다.
스코틀랜드 출신인 프로저는 경력 31년의 베테랑 캐디다. 닉 팔도(잉글랜드)와 함께 1987년 브리티시오픈, 1989년 마스터스를 제패했고 콜린 몽고메리(스코틀랜드) 등 유명 선수들과 함께 유럽과 미국 투어에서 통산 29승을 기록했다. 그 가운데 최경주 선수와는 7승을 함께했다.
프로저는 13세 때 골프를 시작했고, 21세 때까지 런던 부근 골프 클럽의 소속 프로 선수로 활동했다. 이후 플라스틱 공장에서 일하던 프로저는 1980년 캐디가 되기로 결심했고, 2주 휴가를 얻어 유럽골프투어가 열리던 이탈리아 로마로 갔다. 그곳에서 닉 팔도가 캐디를
해고했다는 소식을 듣고 닉 팔도를 찾아가 “당신의 캐디가 되고 싶다”고 했다. 팔도의 임시 캐디로 채용된 프로저는 2주 후 팔도가 유럽 PGA챔피언십에서 우승하자 정식 캐디가 됐고, 2년간 그와 함께 경기를 치렀다.
제주 핀크스 골프장에서 열린 SK텔레콤오픈에서 그는 최경주에 버금가는 스타 대접을 받았다. 스코어카드 접수처에 그가 들어서자 인터뷰하려는 취재진이 대거 몰려든 것은 물론, 일부 갤러리도 사진을 함께 찍자며 달려들었다. 프로저는 “굉장히 피곤하다”면서도 한국 팬들의 사진 촬영 요청에 친절히 응했다. 그는 “정확한 기억은 아니지만 이번이 한국에 18번째 온 것 같다. 물론 최경주와 함께 일하기 전에는 한국에 와본 적이 없었다”고 말했다.
글·서일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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