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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생활

‘해탈’의 다리 건너 相生의 지혜 얻다




 

“진정 생명의 소중함, 자연과 조화로운 삶, 생명을 살리는 삶을 배우고 갑니다.”

“살면서 처음으로 해본 것들이 많은 시간이었습니다. 아마도 단 한 번… 스님이 운전해주신 차를 타본 것 같습니다. 이제는… 미련하게 알고 있던 것들이 하나둘씩 꽃을 피웁니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또한 서로 준비되지 않은 부족한 만남이었지만, 그 만남 안에서의 감동은 지금 이 순간, 이 자리에서도 저희들의 마음을 훈훈하게 합니다.”







 

인터넷으로도 불심(佛心)이 흐르는 요즘, 전북 남원시 산내면 입석리의 천년고찰 실상사 홈페이지에 오른 템플스테이 참여 후기 중 유난히 눈길을 끄는 것이 한신대 신학대학원생들이 보낸 편지다.

지난해 10월 고즈넉한 가을 정취에 심상(心想)이 깊어지는 실상사 템플스테이에 참여했던 한신대의 ‘예비 목회자들’이 실상사 스님들에게 보낸 편지들은 서로 다른 종교적 이념을 뛰어넘은 따뜻한 교감이 대립과 반목으로 점철된 우리네 일상을 부끄럽게 만든다.

신라 흥덕왕(828년) 때 개창(開創)한 최초의 선종(禪宗) 가람인 실상사는 대한불교조계종 소속의 전통 사찰. 1990년 창립돼 불교 개혁운동에 앞장서온 승가 결사단체인 ‘선우도량’의 중심 사찰인 이곳은 사찰을 중심으로 주변 마을과 공동체를 이뤘던 과거의 아름다운 전통을 부활시켜 ‘불교적 대안’을 찾는 것은 물론 공동체의식이 희미해진 현대 사회가 지향할 ‘사회적 대안’을 찾는 곳으로 유명하다.
 

귀농학교 설립(1998년), 친환경 농법의 실상사 농장 운영(1999년 시작), 불교계 유일의 대안학교인 실상사 작은학교 설립(2003년) 등은 불교적 대안, 사회적 대안을 모색하기 위해 실상사가 시도해온 일들이다.

이곳에서 진행하는 템플스테이 역시 예불과 발우공양 등 경내 활동 중심의 여타 사찰 템플스테이와 달리 대안학교, 귀농학교와 지역주민을 위한 마을교육 등을 프로그램에 넣어 사찰과 주변 마을의 공동체의식을 느낄 수 있도록 운영되고 있다.

이러한 실상사의 신선한 시도는 조용한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 실상사 이병희 종무실장은 “실상사 템플스테이는 여름과 겨울 수련회, 1박2일 또는 3박4일, 5박6일 프로그램 등 다양한 형태로 연중 진행되고 있다”며 “지난해 실상사 템플스테이에 참가한 인원은 4천여 명에 이른다”고 말했다.

실상사는 ‘새로운 시도’만으로 유명한 것은 아니다. 실상사 천왕문을 지나 경내에 들어서면 한가운데에 자리한 연못의 가을 정취가 마치 한적한 고궁 정원 같다.







 

경내 마당 가운데에는 똑같은 모양의 삼층석탑(보물 제37호) 두 개가 나란히 서 있다. 높이 5.4미터의 전형적인 통일신라시대 석탑으로, 실상사 창건 당시 함께 세운 것으로 전해진다.

쌍둥이 삼층석탑 가운데 보광전 바로 앞에는 보물 제35호인 석등이 있다. 이 석등 역시 통일신라시대에 만든 것이다. 이 밖에도 수철화상능가보월탑(보물 제33호), 수철화상능가보월탑비(보물 제34호), 부도(보물 제36호), 철제여래좌상(보물 제41호) 등 보물이 즐비하고 실상사 부속 암자인 백장암에는 삼층석탑(국보 제10호), 석등(보물 제40호), 청동입사향로(보물 제420호) 등이 볼 만하다.

뜻밖에 유명한 곳이 실상사 해우소다. 실상사 내 승가대학인 화엄학림 앞에 오래된 전통적인 해우소가 있지만 그곳은 현재 창고로 쓰이고 약 10년 전 나무로 지은 ‘생태화장실’이 실상사가 추구하는 ‘생태계 선순환’의 상징이 되고 있다.


글·박경아 기자 


실상사 ☎ 063-636-3031 www.silsang.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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