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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생활

한국 온 지 3년 만에 첫 서울 구경이에요




“한국에 온 지 3년이나 됐지만 여행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일 하느라 바빠 여행은 꿈도 못 꾸었지요. 서울을 지키기 위해 옛날 사람이 쌓았다는 성, 왕이 살았던 궁 등 오늘 본 곳을 스리랑카에 있는 가족들에게 다 얘기할 거예요. 한국 가수들 노래에 관심 많은 식구들에게 서울 여행한 이야기를 들려주면 무척 좋아할 거예요.”

경기도 포천의 가구공장에서 일한다는 스리랑카인 라샤드(28)씨가 창덕궁 내 수많은 전각을 신기한 듯 살펴보며 이같이 말했다.

이날 행사에는 태국, 동티모르, 스리랑카 등 아시아 여러 나라에서 온 외국인 90여 명이 참가했다. 이들은 의정부, 부천, 포천 등 경기도에 있는 소규모 제조공장에서 근무하고 있으며, 지역의 다문화센터나 종교단체를 통해 행사 소식을 전해 듣고 참가했다.




현장에 함께한 해외문화홍보원 문화교류과 김학미 주무관은 “지난 6월 외국인 근로자들을 대상으로 전주 나들이 행사를 처음 개최했는데 반응이 좋아 한 번 더 마련한 자리”라며 “외국인 근로자들의 한국 생활 적응을 돕고 한국 문화에 대한 이해를 높여 귀국 후에도 한국에 대한 좋은 이미지를 간직하고 확산시키도록 하는 계기를 마련하고자 행사를 준비했다”고 말했다.

단풍이 지고 있는 창덕궁은 늦가을 햇살을 받아 더욱 빛나 보였다. 조선시대 임금님이 살았다는 창덕궁, 앞으로 보게 될 한국의 전통 문화유산을 상상하는 이들의 얼굴에는 호기심이 가득했다.



이날 서울 나들이에 나선 한 외국인 근로자는 “청와대 사랑채에서 북악산으로 오는 길에 버스 창밖으로 본 청와대가 인상적이었다”며 “1년 내내 더운 나라인 동티모르는 기후변화가 뚜렷하지 않아 낙엽이 지는 산길을 걸은 것도 이번이 처음이었다. 시간이 되면 1박2일 여행에도 참여해 지방의 풍경과 문화도 보고 싶다”며 즐거운 표정을 지었다.

휴대폰으로 궁궐 담장, 굴뚝, 나무 등 여기저기 사진을 찍던 친구 마크스(21) 씨는 “한국의 대통령이 거주하는 청와대와 조선시대왕이 살았다는 창덕궁 등 한국의 현재와 과거를 한꺼번에 보았다”며 “멋진 궁을 보니 한국에 관심이 많은 가족들에게도 보여주고 싶다”고 말했다.

인솔자의 말을 꼼꼼히 메모해 가며 창덕궁 정전인 인정전 내부를 유심히 살펴보던 중국인 서애춘(45) 씨는 “중국의 젊은 세대는 한국 가수들의 노래나 화장법, 성형에 관심이 많고 전통문화에 대해선 잘 모른다. 한국은 전통문화를 소중히 여기고 가꾸는 나라라는 생각이 들었다”며 감탄했다.




이날 포천 섬유공장에서 일하는 방글라데시인 8명과 함께 온 공장관리팀 장효현(45)씨는 “한국으로 일하러 온 외국인들은 자국에서는 교육을 많이 받은 엘리트층”이라며 “타국에서 온 근로자들에게 관심을 갖고 이런 자리를 제공해 준 한국에 대해 이들이 좋은 이미지를 갖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장씨는 이어 “이런 행사가 있는지 외국인들이 모르는 경우가 많은데 지역 다문화센터나 자치단체 등 홍보 경로를 다양화해 많은 근로자가 참가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이에 김학미 주무관은 “올해 행사의 추진 성과와 참여자 만족도 등을 반영해 내년에는 좀 더 알찬 프로그램을 마련, 나들이 행사를 확대하여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나들이가 진행된 이날, 날씨는 더없이 좋았고 참가한 외국인들의 표정은 밝았다. 하루라는 짧은 시간이었지만 외국인 근로자들에게 이번 여행은 한국이 오랜 전통과 매력적인 현대 문화가 잘 어우러진 나라로 인식되는 계기가 된 뜻깊은 자리였다.

글과 사진·박경숙 (공감코리아 정책기자)


해외문화홍보원은 당일 프로그램으로 구성된 서울 나들이와 1박2일 안동·영주 나들이 등 총 4회에 걸쳐 한국문화 나들이에 나선다. 외국인 근로자를 대상으로 관광과 문화 체험을 할 수 있는 코스 위주로 진행되며 오는 26~27일 두 차례 더 나들이가 진행될 예정이다.

11월 27일의 서울 나들이 길은 청와대 앞 사랑채를 둘러보고, 북악산 서울 성곽길을 걷는다. 이어 창덕궁 관람과 ‘난타’ 공연 등 한국의 전통과 현대 문화를 고루 체험해 본다.

26~27일의 1박2일 일정은 첫째 날 안동에서 하회마을과 탈박물관을 둘러보고, 이튿날은 영주 소수서원, 부석사, 선비촌 등을 둘러보며 한국의 멋을 외국인들에게 전한다.

참가 문의 센타투어 www.centertour.co.kr ☎02-730-7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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